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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도착뒤 전용기 갈아타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에서 신형 대통령 전용기로 갈아타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해 자신과 소수 측근들만 비밀리에 항공기를 갈아탔다. 이를 두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백악관 출입기자단 등이 타고 있던 구형 전용기를 ‘미끼’로 이용하며 자신의 안전만 챙겼다는 비판이 거세다. 밀든홀=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7,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뒤 귀국 과정에서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하기 위해 비행기를 비밀리에 갈아탄 것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 내털리 하프 보좌관, 월트 노타 백악관 집무실 운영국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일부 측근만 데리고 미 공군 C-32 수송기에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백악관 취재진 등은 대통령이 원래 탑승할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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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등에 따르면 두 장관은 대통령이 동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둘을 제외한 대부분의 탑승자는 자신이 일종의 ‘미끼’ 비행기에 탔음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공직자들이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기만 행위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닮아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야당 민주당 또한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 최측근 3인방이 대통령과 동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나토 정상회의 폐막 직후 앙카라에서 영국 런던으로 이동했다. 당초 에어포스원을 탈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스라엘이 이란의 암살 위협 정보를 제공하자 극소수 참모만 데리고 공군 수송기로 갈아탔다.
대통령과 동행한 스커비노 부비서실장, 하프 보좌관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 두 차례의 하원 탄핵소추안 가결, 퇴임 후 여러 수사를 겪었을 때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를 지키며 생사고락을 같이한 ‘이너서클’로 꼽힌다.
하프 보좌관은 대통령 옆에서 각종 뉴스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출력해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 ‘인간 프린터’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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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비노 부비서실장 또한 2004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일하며 오랜 연을 맺었다. 노타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과정에서 기밀 문서를 은폐하는 것을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대통령에게 불리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당시 에어포스원에 탔던 로이터통신의 백악관 출입기자 그램 슬래터리는 “처음부터 앞뒤가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탑승하자마자 백악관 직원들이 돌연 에어포스원의 창문 가리개를 내리라고 지시했고 이유를 묻자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요청”이라는 답만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도 에어포스원을 타 봤지만 이런 요구는 매우 이례적이었으며 영국에 도착한 후에야 대통령이 다른 비행기를 탔음을 알았다고 공개했다.
● CIA “이스라엘의 암살 정보, 신뢰도 낮아”
이번 사태를 야기한 이스라엘의 정보 신뢰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 측에 ‘이란이 에어포스원을 겨냥해 지대공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전달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 첩보의 ‘신뢰도가 낮다(low confidence)’는 평가를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 순수한 정보 공유 목적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 이란 전쟁 등 미국의 중동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포석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WP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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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2024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부터 수차례 암살 시도를 겪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위협도 닥쳐서는 안 된다며 비행기 환승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 NYT “트럼프 기만술은 푸틴에 비하면 장난”
NYT는 러시아 언론인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비행기 환승이 푸틴 대통령에 비하면 “애들 장난” “평범한 화요일(일상) 같다”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대통령 집무실(크렘린궁) 외에도 모스크바 외곽, 흑해 휴양지 소치 등 최소 3곳에 똑같은 집무실을 두고 있다. 자신과 닮은 여러 명의 대역을 종종 공식 석상에 내세우고 특수 통신 장비를 갖춘 비밀 열차도 애용한다.
러시아 기자들은 푸틴 대통령의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집무실의 화분이 얼마나 시들었는지도 관찰한다. 회의 영상에 등장하는 식물 잎의 시든 정도와 발표된 일정의 순서가 맞지 않으면 해당 회의가 크렘린궁이 발표한 날짜와 다른 날에 열렸다는 식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러시아 언론인들은 푸틴 정권이 제공하는 가짜 영상을 ‘콘세르비(konservy·통조림)’로 부른다.
안전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집착은 2020년 코로나19 발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더 심해졌다고 NYT는 평가했다. 또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를 닮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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