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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망유린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8-14 18:16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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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리푸드뱅크 직원들이 11일 경기도 의정부 한 주택가를 방문해 주민에게 식품이 담긴 상자를 전하고 있다. 나누리푸드뱅크 제공
“김재덕(가명)씨, 안에 계세요?”
11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주택가. 아침 정적을 깨고 철문 두드리는 소리가 골목에 울렸다. 잠시 뒤 문을 연 김씨가 빼꼼 얼굴을 비쳤다. “나누리푸드뱅크에서 왔습니다. 잘 지내셨죠” 인사를 받은 김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나누리푸드뱅크 직원들이 내민 식품 꾸러미와 상자를 받아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상자에는 라면 된장 고추장 같은 식자재부터 가지 등 신선식품 등이 담겼다.
절기상 입추는 지났지만 이날 오전부터 체감온도는 30도를 넘었다. 문을 두드려야 하는 이유는 더위 속에서 더 분명해진다. 서병금(73)씨는 “노인 혼자 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다”며 “특히 올여름같이 폭염이 이어지면 더욱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도움을 주는 분들이 계셔서 많은 위로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푸드뱅크 직원들과 이성모 은평교회갑시다교회 목사는 이날 경기도 의정부 가능로 일대를 돌며 주민을 만났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각각 세 시간씩 배달이 이어졌다. 음식을 실은 탑차와 경차 두 대가 한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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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좁아 탑차가 진입하지 못하면 경차가 대신 간다.
2015년 이 목사가 설립한 나누리푸드뱅크는 한 달에 500여 가정에 음식을 나눈다. 음식과 식품 등은 경기도 광역푸드뱅크와 의정부 인근 빵집 떡집 등에서 기부받는다. 보내는 품목은 가정마다 다르다. 당뇨를 앓는 이들에게는 사탕 젤리 등 단 음식이 빠진다. 청소년이 있는 집이나 고령자 가정에는 영양가 높은 음식을 담는다.
주민들이 최근 의정부 나누리푸드뱅크의 사랑방카페 앞에서 쌀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나누리푸드뱅크 제공
신우성(가명·69) 집사는 2년 전부터 나누리푸드뱅크와 만나고 있다. 16년 전 추락 사고로 척추를 크게 다친 신 집사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손주를 홀로 키우고 있다. 그런 그에게 푸드뱅크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신 집사는 “생필품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 등을 풍성하게 챙겨주셔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신 집사 같은 가정은 의정부에만 2만 가구가 넘는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기초생활수급 가구는 2만1907가구다. 전체 가구의 10.2%에 해당한다.
이 사역의 출발。은 교회 잔치였다. 이 목사는 의정부에 교회를 개척한 2010년, 행사에 참석한 어르신 상당수가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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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교회는 주민에게 쌀을 전하기 시작했고 이 사역이 확장돼 지금의 푸드뱅크로 이어졌다. 이 목사는 현재 푸드뱅크 사역과 목회를 병행하고 있다.
이날 나눔에 참여한 퇴역군인 최재영(55)씨는 푸드뱅크의 전담인력이다. 최씨는 “여러 가정에 방문하다 보니 같은 가정을 방문하는 주기가 한 달에 한 번꼴”이라며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이 많아 이분들께 별일은 없는지 안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배달은 곧 안부 확인이다. 방문 약속은 미리 잡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가정이 있으면 본부 직원이 따로 그 집 사정을 확인한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집에서는 근황을 묻고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병원과 연결해주기도 한다. 봉사자와 공익요원이 동네 구석구석을 도는 터라 배달을 갔다 길에 쓰러진 노인을 발견해 119를 부른 적도 있다. 매주 찾아가던 어르신의 장례를 대신 치러주는 일도 드물지 않게 있다. 이들이 주기적으로 문을 두드려 인기척을 확인하는 이 짧은 순간이 고령 1인 가구의 고독사를 막는 안전망이 되는 셈이다.
이 목사는 “전도가 아닌 주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시작한 사역”이라며 “몸이 불편하고 홀로 외롭게 된 분들에게 말동무가 돼주고 든든한 한 끼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교단과 개교회를 넘어 한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길 소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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