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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gamemong.info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아 기록을 새로 썼다. 개관 이래 최다 관람객인 600만 명이 올해 이곳을 찾은 것이다. 그중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전통 모티프가 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박물관을 방문한 젊은 관람객도 있었고, ‘사유의 방’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도 있었으며, 이제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뮤지엄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기획전장을 찾은 사람들도 있었다. 전통, 트렌드, 휴식, 소비…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수많은 시민의 발걸음이 국중박 안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했다.
스틸컷 / 사진출 사이다릴게임 처. IMDb, [우]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까치 호랑이 배지' / 사진출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뮤지엄숍"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22/ked/20251222164104367klzg.jpg" data-org-width="1000" dmcf-mid=" 릴게임골드몽 b7ZpLUFYv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2/ked/20251222164104367klzg.jpg" width="658">
게임몰릴게임 [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 사진출처. IMDb, [우]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까치 호랑이 배지' / 사진출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뮤지엄숍
대표 소장품인 국보 반가사유 바다이야기슬롯 상 두 점을 함께 전시하고 있는 상설전시관 2층 '사유의 방' / 사진. 뉴스1
이런 풍경이 가능해진 데에는 국중박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상설전 무료 정책이 있었다. 관람료가 장벽이 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이 공간을 드나든다. 처음에는 우연히 들렀다가, 다음에는 보고 싶은 전시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가 생겨 다시 찾고, 시간이 지나면 박물관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된다. 무료라는 제도적 기반 위에서 시민들은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예술과 역사를 경험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이 쌓이며 국중박은 자연스럽게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는 신뢰를 얻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국중박이 처음부터 무료였던 것은 아니다. 개관 초기에는 성인 기준 2,000원의 입장료를 받았고, 2008년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해 상설전 무료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전환이 지금의 관람 생태계를 만들었다면, 반대로 지금의 관람 규모와 운영 부담은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운영 재원 확보라는 현실적 필요성이 제기되는 반면, “국가가 운영하는 대표 박물관의 접근권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국중박의 정책 변화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예술과 공공성, 그리고 접근권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방향을 택할 것인지를 드러내는 법·정책적 결정이 된다. 동시에 이런 공공성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 국중박 유료화 논의는 우리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다.
국중박의 인기있는 뮷즈 가운데 하나인 반가사유상이 파스텔 톤으로 재창조되었다. / 사진출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뮤지엄숍
프랑스 - 미래 세대를 위해 열린 구조
프랑스 국립미술관의 요금 체계는 법적 근거가 분명하다. 문화유산법과 대통령령에 의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전면 무료이고, EU 거주하는 18세 이상 26세 청년들도 무료이다. 이는 단순한 입장료 가격 정책이 아니라 프랑스의 문화 철학을 반영한다. 실제로 루브르나 오르세에 가보면 평일 오후에도 학생들이 삼삼오오 스케치북을 들고 작품 앞에 앉아 스케치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은 미술관에서 숙제하듯 그림을 그리고, 친구와 조용히 의견을 나누고, 명화를 마주하는 시간을 마치 독서처럼 자연스럽게 향유한다. 이것은 예술이 ‘어린 시절부터 접근 가능한 일상적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아이들이 자신들이 루브르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11. / 사진출처. 위키미디어
몇 해 전 부모님을 모시고 루브르를 찾았을 때 노인 할인이 없다는 사실을 접하고 잠시 낯설었지만, 천천히 전시실을 돌아보니 그 상황이 이해되었다. 잘 차려입은 노년층이 혼자 혹은 배우자와 함께 여유 있게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조용히 벤치에 앉아 오랫동안 한 작품을 바라보는 모습은 어릴 때부터 쌓인 문화적 경험의 자연스러운 귀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문화의 향유를 위한 접근권은 결국 미래 세대를 길러내고, 그들은 다시 문화의 품위를 지켜내는 구성원이 된다.
루브르는 2026년 1월 14일부터 비EU 국적자의 입장료를 기존 22유로(37000원)에서 32유로(55,000원)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박물관의 재정 개선 및 국가 유산 보호 및 복원 기금을 마련할 목적에서 프랑스인만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라치다 다티(Rachida Dati) 프랑스 문화부 장관 주도하에 추진되었다. 이는 보안의 강화, 보존비의 증가, 시설의 현대화라는 재정적 필요가 배경이지만 인상의 대상은 ‘외국 성인’으로 제한된다. 다시 말해, 18세 미만 미성년자 및 EU 18–26세 청년은 여전히 무료입장으로, 미래세대 중심의 문화 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프랑스는 박물관의 문턱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누구에게 항상 문을 열어둘 것인가”라는 기준을 잃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루브르의 가격표가 단순한 숫자 이상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루브르 박물관 가격 / 사진=필자 제공
세계 각국의 입장료 정책
영국 브리티쉬 뮤지엄, 상설전 무료 정책을 고수한다. / 사진출처. © 브리티쉬 뮤지엄
영국은 보편적 접근권의 전통을 유지한다. 브리티시 뮤지엄,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등의 미술관이 상설전을 전면 무료로 운영하며, 어린이와 청년뿐 아니라 성인도 장벽 없이 세계 유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미국은 공공성과 운영 현실을 조율하는 구조를 취한다. 가령,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성인 요금은 30달러 (43,000원), 노인 및 장애인은 22달러 (32000원), 학생은 17달러 (24000원), 12세 이하는 무료인데 비해, 뉴욕 주민은 원하는 만큼 자율적으로 지불하라는 정책(Pay-what-you-wish)이 적용된다. 이는 미술관 이사회가 결정한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 사진출처.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한편, 중동·아시아 지역은 국적 중심의 요금 구조를 갖는다. 이집트 GEM은 내국인 200EGP(약 6,000원), 외국인 1,700EGP(약 52,000원)으로 8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싱가포르·카타르도 시민·영주권자는 무료인 반면, 외국인은 유료다. 인도는 차등 구조가 더욱 극명하여, (미술관은 아니지만) 타지마할의 경우 내국인의 입장료는 50루피(약 800원)인데 반해 외국인의 입장료는 1,100루피(약 17,000원)에 이른다. 일본은 가령 신국립미술관의 경우 성인은 2,300 yen(23000원), 대학생은 1,000 yen(10000원), 고등학생은 500 yen(5000원), 중학생 이하 무료이다. 나이가 아닌 학제가 기준인 점이 흥미롭다.
인도의 타지마할 / 사진출처. 위키백과
북유럽은 가령 국립 오슬로 미술관의 경우 성인 20유로(약 29,000원)를 부과하지만 17세 이하는 무료이고. 스웨덴 국립 미술관의 경우도 성인은 160 크로나(25000원)인데 20세 미만은 무료이다. 노인이나 장애인에 대한 할인정책은 없다. 결국 각국의 미술관의 입장료는 그 사회가 “예술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열어둘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지도라 할 수 있다.
한국 - ‘어린이 유료, 노인 우대’라는 독특한 구조
한국의 요금 구조는 세계 어느 모델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가령, 예술의전당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인상주의 전시는 성인 22,000원, 청소년 18,000원, 어린이 15,000원, 미취학 12,000원, 65세 이상 12,000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학생. 초등학생을 둔 가족이 관람하면 77000원으로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대표적인 사립미술관인 리움미술관 역시 이불 특별전을 포함한 전체 관람 티켓의 가격이 성인 20,000원, 청년·대학생, 청소년, 장애인, 시니어 10,000원이고 미취학 아동만 무료다. 그런데 미취학 아동이 과연 전시에 몰입하거나 작품을 충분히 이해할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문화적 감수성이 가장 예민하게 열리는 청소년·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부담하는 구조가 과연 타당한지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질문이 생긴다. 한국은 유럽처럼 미래세대를 우대하지도, 중동처럼 국적 중심 구조를 취하지도 않으며, 사실상 노년 우대 중심의 요금체계를 운영하는 셈이다. 이 구조는 접근권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다시 묻게 만드는 지점이다.
리움 가격표 / 사진=필자 제공
다시 국중박으로 - 누구에게 문을 열 것인가
국중박의 유료화 논의는 단순한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예술을 누구에게 가장 넓게 건네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으로 돌아온다. 박물관의 문이 넓게 열려 있을 때 새로운 관람객이 태어나고,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예술의 기억이 이어진다. 한 장의 티켓은 작지만 그 티켓이 열어주는 세계는 결코 작지 않으며, 공공문화기관이 문턱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문화의 미래는 달라진다. 지금은 국중박을 다시 바라보고, 앞으로 열어야 할 문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논의는 흔히 오해되듯 “공공성을 축소하는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무료 운영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진 전시·보존·시설·인력 구조를 현실적으로 보완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국립중앙박물관 야경 / 사진출처. © National Museum of Korea.
그런데 문제는 법적 구조다. 현재 국중박의 입장료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수수료·사용료 규정’이라는 행정규칙에서 규율하고 있어, 입장료 수입을 박물관 운영에 직접 재투자하기 어렵다. 그래서 논의의 중심에는 「박물관및미술관진흥법」 개정, 그리고 특별회계 설치가 자리한다. 입장료가 다시 도입된다면, 그 수익을 박물관 운영·전시 개선·보존 인력 확충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료화 논의와 함께 감면 제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도 반드시 검토되어야 한다. 이는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문화가 지향해야 할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감면 제도의 중심축이 과거의 정책 환경을 그대로 반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여러 국가가 미래 세대를 최우선으로 두는 이유를 참고할 만하다. 유럽 대부분의 미술관이 18세 미만 무료, 더 나아가 EU 거주 26세 이하 무료 정책을 펼치는 것은 단지 ‘혜택’이 아니라, 문화 소비의 습관이 만들어지는 시기를 공공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비롯된다. 한국에서도 만 24세 이하까지의 무료 정책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박물관의 공공적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미래 세대가 자연스럽게 전시와 문화를 ‘자기 것으로 축적해 가는’ 경험을 보장하는 제도적 토대가 될 수 있다.
국적에 따른 차등 요금제도 역시 보다 넓은 맥락에서 검토할 수 있다. 이집트·인도·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가 내국인과 외국인의 관람료를 구분하는 것은, 단지 관광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국민의 문화 접근권을 보호하기 위한 운영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루브르가 최근 비EU 요금을 인상하면서도 유럽 청년 무료 정책을 유지한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국립중앙박물관이 장기적으로 국제 규모의 전시를 꾸준히 운영하는 기관으로 성장한다면, 내·외국인의 역할과 이용 패턴을 구분하여 요금을 설계하는 방안도 공론화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유료화 논의는 입장료를 ‘얼마나’ 받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박물관이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열릴 것인가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의 핵심에는 반드시 법적 근거가 놓여야 한다. 현재의 재정 구조에서는 입장료 수입을 박물관 운영에 직접 투입하기 어려우므로, 「박물관및미술관진흥법」 개정과 특별회계 설치를 통해, 수입을 연구·전시·보존·교육 등 핵심 기능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무료의 상징이었던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이한 지금,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관람료는 문화의 가치를 조정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앞으로 어떤 세대와 어떤 시민을 주요 이용자로 상정할 것인지에 관한 정책적 선언이다. 이제는 그 선언을 조금 더 정교하게, 그리고 한국 사회의 현실에 맞게 다시 작성할 때다. 문화기관의 문턱은 낮아야 한다. 그러나 그 문턱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고민은 결코 가벼워서는 안 된다. 그 숙고의 과정 자체가, 공공문화의 품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김현진 법학자•인하대 로스쿨 교수
스틸컷 / 사진출 사이다릴게임 처. IMDb, [우]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까치 호랑이 배지' / 사진출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뮤지엄숍"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22/ked/20251222164104367klzg.jpg" data-org-width="1000" dmcf-mid=" 릴게임골드몽 b7ZpLUFYv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2/ked/20251222164104367klzg.jpg" width="658">
게임몰릴게임 [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 사진출처. IMDb, [우]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까치 호랑이 배지' / 사진출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뮤지엄숍
대표 소장품인 국보 반가사유 바다이야기슬롯 상 두 점을 함께 전시하고 있는 상설전시관 2층 '사유의 방' / 사진. 뉴스1
이런 풍경이 가능해진 데에는 국중박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상설전 무료 정책이 있었다. 관람료가 장벽이 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이 공간을 드나든다. 처음에는 우연히 들렀다가, 다음에는 보고 싶은 전시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가 생겨 다시 찾고, 시간이 지나면 박물관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된다. 무료라는 제도적 기반 위에서 시민들은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예술과 역사를 경험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이 쌓이며 국중박은 자연스럽게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는 신뢰를 얻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국중박이 처음부터 무료였던 것은 아니다. 개관 초기에는 성인 기준 2,000원의 입장료를 받았고, 2008년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해 상설전 무료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전환이 지금의 관람 생태계를 만들었다면, 반대로 지금의 관람 규모와 운영 부담은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운영 재원 확보라는 현실적 필요성이 제기되는 반면, “국가가 운영하는 대표 박물관의 접근권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국중박의 정책 변화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예술과 공공성, 그리고 접근권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방향을 택할 것인지를 드러내는 법·정책적 결정이 된다. 동시에 이런 공공성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 국중박 유료화 논의는 우리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다.
국중박의 인기있는 뮷즈 가운데 하나인 반가사유상이 파스텔 톤으로 재창조되었다. / 사진출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뮤지엄숍
프랑스 - 미래 세대를 위해 열린 구조
프랑스 국립미술관의 요금 체계는 법적 근거가 분명하다. 문화유산법과 대통령령에 의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전면 무료이고, EU 거주하는 18세 이상 26세 청년들도 무료이다. 이는 단순한 입장료 가격 정책이 아니라 프랑스의 문화 철학을 반영한다. 실제로 루브르나 오르세에 가보면 평일 오후에도 학생들이 삼삼오오 스케치북을 들고 작품 앞에 앉아 스케치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은 미술관에서 숙제하듯 그림을 그리고, 친구와 조용히 의견을 나누고, 명화를 마주하는 시간을 마치 독서처럼 자연스럽게 향유한다. 이것은 예술이 ‘어린 시절부터 접근 가능한 일상적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아이들이 자신들이 루브르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11. / 사진출처. 위키미디어
몇 해 전 부모님을 모시고 루브르를 찾았을 때 노인 할인이 없다는 사실을 접하고 잠시 낯설었지만, 천천히 전시실을 돌아보니 그 상황이 이해되었다. 잘 차려입은 노년층이 혼자 혹은 배우자와 함께 여유 있게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조용히 벤치에 앉아 오랫동안 한 작품을 바라보는 모습은 어릴 때부터 쌓인 문화적 경험의 자연스러운 귀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문화의 향유를 위한 접근권은 결국 미래 세대를 길러내고, 그들은 다시 문화의 품위를 지켜내는 구성원이 된다.
루브르는 2026년 1월 14일부터 비EU 국적자의 입장료를 기존 22유로(37000원)에서 32유로(55,000원)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박물관의 재정 개선 및 국가 유산 보호 및 복원 기금을 마련할 목적에서 프랑스인만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라치다 다티(Rachida Dati) 프랑스 문화부 장관 주도하에 추진되었다. 이는 보안의 강화, 보존비의 증가, 시설의 현대화라는 재정적 필요가 배경이지만 인상의 대상은 ‘외국 성인’으로 제한된다. 다시 말해, 18세 미만 미성년자 및 EU 18–26세 청년은 여전히 무료입장으로, 미래세대 중심의 문화 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프랑스는 박물관의 문턱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누구에게 항상 문을 열어둘 것인가”라는 기준을 잃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루브르의 가격표가 단순한 숫자 이상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루브르 박물관 가격 / 사진=필자 제공
세계 각국의 입장료 정책
영국 브리티쉬 뮤지엄, 상설전 무료 정책을 고수한다. / 사진출처. © 브리티쉬 뮤지엄
영국은 보편적 접근권의 전통을 유지한다. 브리티시 뮤지엄,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등의 미술관이 상설전을 전면 무료로 운영하며, 어린이와 청년뿐 아니라 성인도 장벽 없이 세계 유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미국은 공공성과 운영 현실을 조율하는 구조를 취한다. 가령,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성인 요금은 30달러 (43,000원), 노인 및 장애인은 22달러 (32000원), 학생은 17달러 (24000원), 12세 이하는 무료인데 비해, 뉴욕 주민은 원하는 만큼 자율적으로 지불하라는 정책(Pay-what-you-wish)이 적용된다. 이는 미술관 이사회가 결정한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 사진출처.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한편, 중동·아시아 지역은 국적 중심의 요금 구조를 갖는다. 이집트 GEM은 내국인 200EGP(약 6,000원), 외국인 1,700EGP(약 52,000원)으로 8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싱가포르·카타르도 시민·영주권자는 무료인 반면, 외국인은 유료다. 인도는 차등 구조가 더욱 극명하여, (미술관은 아니지만) 타지마할의 경우 내국인의 입장료는 50루피(약 800원)인데 반해 외국인의 입장료는 1,100루피(약 17,000원)에 이른다. 일본은 가령 신국립미술관의 경우 성인은 2,300 yen(23000원), 대학생은 1,000 yen(10000원), 고등학생은 500 yen(5000원), 중학생 이하 무료이다. 나이가 아닌 학제가 기준인 점이 흥미롭다.
인도의 타지마할 / 사진출처. 위키백과
북유럽은 가령 국립 오슬로 미술관의 경우 성인 20유로(약 29,000원)를 부과하지만 17세 이하는 무료이고. 스웨덴 국립 미술관의 경우도 성인은 160 크로나(25000원)인데 20세 미만은 무료이다. 노인이나 장애인에 대한 할인정책은 없다. 결국 각국의 미술관의 입장료는 그 사회가 “예술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열어둘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지도라 할 수 있다.
한국 - ‘어린이 유료, 노인 우대’라는 독특한 구조
한국의 요금 구조는 세계 어느 모델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가령, 예술의전당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인상주의 전시는 성인 22,000원, 청소년 18,000원, 어린이 15,000원, 미취학 12,000원, 65세 이상 12,000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학생. 초등학생을 둔 가족이 관람하면 77000원으로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대표적인 사립미술관인 리움미술관 역시 이불 특별전을 포함한 전체 관람 티켓의 가격이 성인 20,000원, 청년·대학생, 청소년, 장애인, 시니어 10,000원이고 미취학 아동만 무료다. 그런데 미취학 아동이 과연 전시에 몰입하거나 작품을 충분히 이해할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문화적 감수성이 가장 예민하게 열리는 청소년·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부담하는 구조가 과연 타당한지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질문이 생긴다. 한국은 유럽처럼 미래세대를 우대하지도, 중동처럼 국적 중심 구조를 취하지도 않으며, 사실상 노년 우대 중심의 요금체계를 운영하는 셈이다. 이 구조는 접근권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다시 묻게 만드는 지점이다.
리움 가격표 / 사진=필자 제공
다시 국중박으로 - 누구에게 문을 열 것인가
국중박의 유료화 논의는 단순한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예술을 누구에게 가장 넓게 건네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으로 돌아온다. 박물관의 문이 넓게 열려 있을 때 새로운 관람객이 태어나고,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예술의 기억이 이어진다. 한 장의 티켓은 작지만 그 티켓이 열어주는 세계는 결코 작지 않으며, 공공문화기관이 문턱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문화의 미래는 달라진다. 지금은 국중박을 다시 바라보고, 앞으로 열어야 할 문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논의는 흔히 오해되듯 “공공성을 축소하는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무료 운영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진 전시·보존·시설·인력 구조를 현실적으로 보완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국립중앙박물관 야경 / 사진출처. © National Museum of Korea.
그런데 문제는 법적 구조다. 현재 국중박의 입장료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수수료·사용료 규정’이라는 행정규칙에서 규율하고 있어, 입장료 수입을 박물관 운영에 직접 재투자하기 어렵다. 그래서 논의의 중심에는 「박물관및미술관진흥법」 개정, 그리고 특별회계 설치가 자리한다. 입장료가 다시 도입된다면, 그 수익을 박물관 운영·전시 개선·보존 인력 확충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료화 논의와 함께 감면 제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도 반드시 검토되어야 한다. 이는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문화가 지향해야 할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감면 제도의 중심축이 과거의 정책 환경을 그대로 반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여러 국가가 미래 세대를 최우선으로 두는 이유를 참고할 만하다. 유럽 대부분의 미술관이 18세 미만 무료, 더 나아가 EU 거주 26세 이하 무료 정책을 펼치는 것은 단지 ‘혜택’이 아니라, 문화 소비의 습관이 만들어지는 시기를 공공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비롯된다. 한국에서도 만 24세 이하까지의 무료 정책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박물관의 공공적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미래 세대가 자연스럽게 전시와 문화를 ‘자기 것으로 축적해 가는’ 경험을 보장하는 제도적 토대가 될 수 있다.
국적에 따른 차등 요금제도 역시 보다 넓은 맥락에서 검토할 수 있다. 이집트·인도·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가 내국인과 외국인의 관람료를 구분하는 것은, 단지 관광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국민의 문화 접근권을 보호하기 위한 운영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루브르가 최근 비EU 요금을 인상하면서도 유럽 청년 무료 정책을 유지한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국립중앙박물관이 장기적으로 국제 규모의 전시를 꾸준히 운영하는 기관으로 성장한다면, 내·외국인의 역할과 이용 패턴을 구분하여 요금을 설계하는 방안도 공론화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유료화 논의는 입장료를 ‘얼마나’ 받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박물관이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열릴 것인가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의 핵심에는 반드시 법적 근거가 놓여야 한다. 현재의 재정 구조에서는 입장료 수입을 박물관 운영에 직접 투입하기 어려우므로, 「박물관및미술관진흥법」 개정과 특별회계 설치를 통해, 수입을 연구·전시·보존·교육 등 핵심 기능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무료의 상징이었던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이한 지금,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관람료는 문화의 가치를 조정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앞으로 어떤 세대와 어떤 시민을 주요 이용자로 상정할 것인지에 관한 정책적 선언이다. 이제는 그 선언을 조금 더 정교하게, 그리고 한국 사회의 현실에 맞게 다시 작성할 때다. 문화기관의 문턱은 낮아야 한다. 그러나 그 문턱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고민은 결코 가벼워서는 안 된다. 그 숙고의 과정 자체가, 공공문화의 품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김현진 법학자•인하대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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