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는 인터넷과 인공지능(AI)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연구소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뿌리라고 불리는 SRI인터내셔널(이하 SRI)이다. SRI가 실리콘밸리를 넘어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자본 전쟁'으로 비화된 AI 경쟁에서 빅테크들에게 맞서려면 연구 성과를 수익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미 국방부와 밀월 SRI "한국 제조기술에 반해"
지난 20일 SRI 본사에서 만난 토드 스태비시 SRI벤처스 부사장은 "SRI와 파트너 벤처펀드인 글로벌이노베이션랩즈(GLI)가 한국을 포함한 시장에 딥테크 솔루션을 상용화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 바다이야기#릴게임 다"라고 밝혔다. 정부 지원을 받는 비영리 연구기관 SLI 대신 GLI가 SLI의 지적재산권(IP)를 한국 등 스타트업·중소기업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주식이나 로열티 등을 받는 구조다.
SRI는 1946년 스탠퍼드대 부설연구소로 출범해 현재 빅테크들의 뿌리가 되는 기술을 다수 배출했다. 미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 의뢰로 개발한 릴게임온라인 인터넷의 전신인 알파넷, 윈도우즈나 맥OS 등 컴퓨터 운영체제(OS)의 기틀을 닦은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 그리고 원조 AI 비서인 시리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최초의 상용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도 SRI에서 분사한 인튜이티브서지컬이 개발했다. 
SRI는 1970년 스탠퍼드대에서 독립했다. 1960년대 말 베트남전 장기화로 반전(反戰 릴짱 ) 운동이 확산하고, 학생들의 학비가 SRI의 미군 무기 연구에 쓰여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다. 그만큼 SRI는 미 군사 군사 연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기관으로 꼽힌다. 데이비드 박 GIL 제네럴파트너는 "이 나라에서 가장 전쟁부와 밀접한 기관은 메사추세츠공대(MIT)도, 하버드대도 아닌 SRI"라고 강조했다. SRI는 미국 내 14개 부설 황금성게임랜드 연구소를 운영하는데, 이 중 두 곳은 위치와 목적을 내부 직원조차 알지 못한다.



SRI 시설 내부에서는 군·민 양용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전신을 감싸는 검은색 슈트와 신체를 보조하는 모터로 이뤄진 신체증강 슈트 '슈퍼플렉스' 연구는 군용 엑소슈트를 개발을 위한 릴게임야마토 DARPA의 의뢰로 시작됐다. 거미처럼 생겨 두 팔의 집게를 미세하게 조정해 폭발물을 해체할 수 있는 토러스 로봇, 멀리 떨어진 로봇 팔로 부상자를 수술할 수 있는 원격 의료 로봇 등도 이중 용도 기술로 평가된다.
 "일본과는 60년 파트너, 한국은 이제 시작"
SRI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학술 논문만 써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스태비시 부사장은 "우리는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IP를 갖고 있다"라며 "선반 위에서 먼지만 쌓이게 둘 순 없어, 이 IP로 생명을 구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게 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SRI가 갖고 있는 특허권은 1만3000개가 넘고 매년 400~500개를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미래 기술의 핵심인 AI 경쟁이 자본 논리로 전환된 점도 이들이 수익화 모델을 찾는 배경 중 하나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칩 투입량에 비례해 AI 모델 성능이 개선되는 현 상황에서, 빅테크들과의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판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있는 SRI인터내셔널 본사에 SRI의 발명품들이 전시돼있다. 오른쪽부터 토드 스태비시 SRI벤처스 부사장, 데이비드 박 글로벌이노베이션즈랩(GIL) 제네럴파트너, 김한길 GIL 파트너. /사진=김인엽 특파원


SRI가 그리는 사업 모델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백지 상태에서 한국의 연구원이나 창업자를 발굴해 SRI의 IP를 결합, 회사를 세우는 형태다. 또 하나는 이미 사업 아이디어가 있지만 AI 기술이 부족한 경우 SRI가 엔지니어와 IP를 투입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이다. 스태비시 부사장은 내달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 R&D 산업대전'에서 자세한 구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SRI는 방대한 자사 IP에 한국의 제조 역량이 더해지면 강력한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 제네럴파트너는 "한국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제조 능력이 탁월하다"라며 "여기에 실리콘밸리의 IP를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SRI는 미국 규제가 허락하는 내에서 한국 기업이 미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는 데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SRI는 이미 일본과 60년 넘게 협력하고 있다. SRI 내부에는 노무라홀딩스의 이름을 딴 '노무라이노베이션센터'나 '캘리포니아-재팬 룸' 등이 있다. 야마하는 무인오토바이 운전 기술을, 코마츠는 원격 중장비 조종 기술을 SRI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박 제네럴파트너는 "일본이 SRI와 처음 일하기 시작했을 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훌륭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도 많아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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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