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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문을 가만히 이 느껴졌다. 가 것이[편집자주] 다채널의 뉴미디어 시대라지만, 책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존재입니다. 책은 전문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부터 각 분야 유명인사와 스타들 및 이웃들의 흥미로운 경험들을 기반으로 탄생합니다. [책과 사람]을 통해 각양각색의 도서들을 만들어낸 여러 저자 및 관계자를 직접 만나, 책은 물론 그들의 삶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수포자 엄마를 찾습니다' 저자 김미현 작가/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서점에서는 '수포자'(수학 포기자) 어머니들의 모임이F&F 주식
열린다. 2022년 11월 8일 첫 만남을 가진 이후 올해로 꼭 3주년을 맞았다. "뼛속까지 문과라 수학은 자신 없다"고 말하던 어머니들은 그동안 '함수', '소인수분해', '파스칼의 삼각형' 같은 개념을 하나씩 정복해 왔다.
이 모임의 이름은 '수큐브.' 그 중심에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작가로도 활동한 김미현 씨(45)가 있다. 그는 테마관련주
최근 생애 첫 책 '#수포자 엄마를 찾습니다'를 펴냈다. 부제는 '수학이 어려운 엄마를 위한 최소한의 초등 수학 공부법.' 그는 이 책 1부에는 '수큐브의 좌충우돌 성장기', 2부엔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수학의 원리'를 담았다.
신간 출간을 계기로 만난 김미현 작가에게 어떻게 '수포자'에서 '수학 전도사'로 거듭나게 됐는지, 수큐브를황금성포커성
이끌며 겪은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또 마흔 넘어 발견한 수학의 매력은 무엇인지 등에 관해 물었다.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수학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그날의 내용을 정리해 브런치(글쓰기 플랫폼)에 올렸다. 그리고 글 링크를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 그러다 보니 멤버들이 "핸드폰으로는 글이 잘 안 읽힌다, 우리산업 주식
책으로 내달라"고 요청하곤 했다.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기에 웃어넘겼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로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이 들어온 거다.
-수학 모임은 흔치 않다. '수큐브'를 만든 이유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무렵 오프라인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 당시 육아서나 자기계발서만 읽던 내가 문학과 인문학 서적을 읽게 됐다한국종합캐피탈 주식
. 멤버들과 함께했기에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함께하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수학도 동지가 생기면 꾸준히 공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수학으로 수다를 떨면서 수업하는 모임"



김미현 씨의 초등학생 아들이 만든 수큐브 로고.(블루무스 제공)


-'수큐브'는 무슨 뜻인가.
▶수학으로 수다를 떨면서 수업하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수학, 수다, 수업 세 단어의 공통 음절인 '수'를 곱했다. 세 번 곱했기에 세제곱을 뜻하는 영어 단어 큐브(cube)를 조합해 수큐브라고 지었다.
-모임 진행은 어떻게 이뤄지나.
▶발표자는 도형, 분수 등 그날의 개념을 10~15분 정도 설명한다. 발표가 끝나면, 발표자가 멤버들에게 잘 이해했는지 질문하기도 하고, 반대로 이해가 안 된 분들이 발표자에게 묻기도 한다. 그리고 발표자가 준비해 온 문제를 푼다. 수학은 개념을 이해한 것만으론 안 되고 적용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수큐브를 이끌며 힘들었던 점은.
▶딱히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독감이나 장염이 유행하면 출석률이 뚝 떨어질 때가 있었다. 아이들이 아프면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엄마 차례다. 그래서 어떤 날은 전체 멤버(6명) 중 2명만 모인 적도 있었다.
-모임이 취소된 적은 없나.
▶없다. 한 번은 내가 아파서 "오늘은 못 나갈 것 같다"고 하니 "그러면 우리끼리 해보겠다"고 하서 모임이 진행됐다. 또 한 번은 아이가 아파서 못 갈 뻔했는데 남편이 "당신한테 그 모임이 소중하니 다녀오라"고 하더라. 남편이 출근을 늦추고 아이를 봐줬다.
-수큐브 수장으로서 뿌듯했던 순간은.
▶멤버들이 몰랐던 개념을 이해하고 "와, 신기하네요!"라고 감탄할 때다. 나도 그렇고 모두 '수학 머리가 없어서 수학을 못 했다'고 생각했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이해가 되고 문제도 풀리더라. 요즘 "우리 수능 다시 한번 봐볼까요?"라는 얘기도 나온다.(웃음)



김미현 작가 ⓒ News1 박지혜 기자


"수학은 삶의 태도까지 바꿔 줬다"
-학창 시절 '수포자'였다고.
▶그렇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내가 수학을 잘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고1부터 고3까지 성적은 내리막이었다. 돌아보면, 중학생 땐 이해가 안 되면 그냥 풀이 방법을 외웠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가니 공부량도 많아지고 내용도 깊어지는데, 개념에 대한 이해도 없는 데다, 생각하는 습관이 안 돼 있으니 문제를 못 풀겠더라.
김미현 작가는 "수학을 결정적으로 포기한 건 대학교 때였다"고 했다. 이과생이던 그는 화학을 잘해 '화학공학과'에 진학했지만, "공대는 수학이 모국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공대생의 길'은 내 길이 아니라는 걸 일찍 깨닫고 대학 4학년 때부터 방송 작가 일에 뛰어들었다. 수학을 등진 채 출산 전까지 12년간 '비타민' '스펀지' '위기탈출넘버원'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작가로 활동했다.
-마흔 넘어 수학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학교 졸업 후 수학에서 해방됐다. 그런데 엄마가 되니 더 이상 수학을 모른 척할 수가 없더라. 어설픈 내 수학 실력으로 아이에게 섣불리 수학을 알려 줬다가 '수포자 2세'를 만들면 어쩌나 싶었다. 수학을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수학을 다시 공부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이해 못 할 것은 없다는 거다. 예전엔 조금만 막히면 '난 이건 모르겠어'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붙들고 늘어지면 결국은 이해하게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아이 마음도 이해하게 됐다. '최대공약수' 등 어려운 개념은 나도 이렇게 헷갈리는데 아이는 오죽할까 싶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보니 아이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더라.
-책에 "수학은 삶의 태도까지 바꿔 줬다"고 썼다.
▶그렇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이제는 조금 어려워도, 해본 적 없는 일이더라도 '이건 내 선입견일 수 있다'며 시도해 보게 됐다. 하면 안 될 것도 없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수학이 두려운 학부모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너무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막상 해보면, '아는 재미'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된다. 엄마들이 꼭 한번 수학 공부를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함께 하는 것도 좋다. 다만 지인들과 하는 건 권하지 않는다. 아이를 서로 비교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론은, 엄마도 할 수 있다! (웃음)



#수포자 엄마를 찾습니다(블루무스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