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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은 폐지됐지만 실질적으로 문을 닫는 데까지 남은 기간은 앞으로 1년이다. 유예기간 동안 후속 입법이 설계되는데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등 신설 기관의 조직·인력 구성부터 각 기관 사이의 업무 권한 조정 등 형사사법체계 전반의 '대공사'가 불가피하다. 특히 검찰에 쌓여있는 사건들의 처리 문제는 최대 과제이자 난제로 꼽힌다. 장기 미제사건들의 적체 문제가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제도 변혁 과도기에 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들만 속 타는 상황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검 24시간대출 찰의 3개월 초과 장기 미제사건은 전국적으로 2만2,564건에 달한다. 이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검찰이 자체적으로 접수한 사건을 모두 합친 숫자다.
처리 기간이 3개월을 넘어선 미제사건은 2020년 1만1,008건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2021년 잠시 4,426건으로 급감했지만, 이후 계속 급증하고 있다. 2022년 9,268건 현대캐피탈대출신청 , 2023년 1만4,421건, 2024년 1만8,198건으로 폭증했다. 4년 새 5배가 늘어난 것이다.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책임 수사 의지가 사라지고, 검경 사이 '사건 핑퐁' 등 부작용이 심각해진 것도 미제사건 급증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6개월 이상 들고 있는 미제사건도 △2021년 2,5 자동차 카드할부 03건 △2022년 3,932건 △2023년 6,594건 △2024년 9,123건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7월까지 벌써 9,988건이 쌓여 지난해 연간 숫자를 이미 넘어섰다.
통상 연말이 다가올수록 처분이 빨라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같은 적체 규모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외부 요인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유례없 학자금대출거절사유 는 3대 특별검사에 110명의 검사가 차출된 상태라 연말까지 공백이 불가피하다. 검찰청 소속 검사 가운데 부장급 이상 간부를 제외한 검사가 1,100~1,2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국에서 수사를 맡을 일선 검사 10명 중 1명은 특검에 파견된 셈이다.
여기에 검찰청 폐지로 검사들의 사직 행렬이 현실화할 경우 미제사건 적체 현상은 걷 대학원생 장학금 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검찰청 문이 닫히기 직전까지도 전국 검찰청에 사건은 계속 밀려들어올 텐데, 이를 수사하거나 처분할 검사들이 절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검찰 간부는 "검사가 부족한 것은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구성원들의 사기"라며 "이미 해체가 확정된 조직에서 검사들이 '내 사건'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일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변호사들도 형사사법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과도기에 예기치 못한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약 없이 사건 처분을 기다리면서 검경 사이를 떠도는 이른바 '유령 피해자'들이 유예기간 동안 대규모로 양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예기간이 끝나고 내년 9월 검찰청이 완전히 간판을 내리게 되면, 그때까지 남아있는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나 일선 경찰서,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을 대체하는 공소청은 직접 수사 기능이 없기 때문에, 검찰이 직접 수사 중인 사건은 다른 기관으로 넘겨져 다시 사건번호를 받는 '새 사건'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 기관으로 어떤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 넘어가게 될지, 구체적 이송 방안은 무엇일지에 대해선 후속 입법 과정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질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건 적체에는 외부적으로는 3개 특검 파견에 의한 인력 부족에 더해 검찰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 등으로 일선 검사들이 위축된 영향이 적잖아 보인다"며 "향후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