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가 MMA 2025 무대에서 입은 15m 길이의 베일. 베일엔 한글로 기록된 최초의 노래 가사집 '청구영언' 구절이 빼곡히 적혀 있다. /멜론


블랙핑크 제니가 7년 만에 선 멜론뮤직어워드(MMA) 무대에서 입은 의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글로 기록된 최초의 노래 가사집 ‘청구영언’ 구절이 빼곡히 적힌 15m 길이의 베일을 입고 등장하는가 하면, 한글로 ‘제니’ 이름이 새겨진 스팽글 2000개가 달린 재킷을 걸친 채 무대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오랜만의 국내 시상식인 만큼 의도적으로 한국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녹여낸 것 같다는 호평 오징어릴게임 이 잇달았다.
제니는 지난 20일 열린 MMA 2025에서 첫 솔로 정규 앨범 ‘루비’(Ruby)로 대상 부문인 ‘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해 ‘톱 10’, ‘밀리언스 톱 10’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수상만큼이나 이목을 끈 건 무대 의상이었다.
우선 제니는 수록곡 ‘서울 시티’(Seoul City)로 시작 바다이야기온라인 한 무대에서 한글이 가득 적힌 거대 베일을 쓴 채 등장했다. 높은 무대 장치에서 바닥 아래까지 길게 늘어지는 15m 길이의 베일에는 한글로 기록된 최초의 노래 가사집 ‘청구영언’ 구절이 담겼다. “오늘이 오늘이소서 / 매일이 오늘이소서 / 저물지도 새지도 말으시고 / 새려면 늘 언제나 오늘이소서” 등의 내용이다.


바다신릴게임
제니가 무대 시작 당시 걸친 15m 길이의 베일. 한글로 기록된 최초의 노래 가사집 '청구영언' 구절이 적혀 있다. /르쥬


이 의상을 제작한 브랜드 ‘르쥬’는 “이번 무대 의상의 가장 큰 영감은 제니가 오랜 시간 간직해 온 한국과 한글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다”며 “이 베일은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원과 정체성을 마주하는 순간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제니는 ‘라이크 제니’(like JENNIE) 무대에서 스팽글 장식이 가득 달린 점퍼를 입고 무대에 올랐는데, 자세히 보면 스팽글 하나마다 ‘제니’ 이름이 은박으로 빼곡히 새겨졌다. 이 의상을 제작하는 데는 약 200시간 이 릴게임골드몽 상이 소요됐다고 한다. 르쥬는 “이 옷은 장식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반복해 부르며 스스로를 증명해 온 시간의 기록”이라며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언어로 자신을 정의하는 현대적인 여성상을 완성한다”고 했다.



제니가 '라이크 제니'(like JENNIE) 무대를 펼칠 당시 걸친 자켓엔 자신의 이름 '제니'가 한글로 적힌 스팽글 2000개가 달려 있다. /르쥬





/르쥬


이날 공연에선 50명의 댄서가 제니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댄서들은 허리에 주름이 없고 발목 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형태의 흰색 사폭 바지를 입었는데, 이 역시 전통적 요소를 활용한 것이다. 르쥬는 “제니를 호위하는 인왕처럼 전통 사폭 바지와 저고리, 행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날 제니는 시상식 때도 한국적 요소가 담긴 드레스를 착용했다. ‘올해의 레코드’ 수상 당시 입은 드레스를 보면, 상체 가운데 부분이 경주 불국사 석가탑 모양으로 주름이 들어갔다. 화려한 장식으로 시선을 끌기보다 비례와 균형을 강조하는 한국 미학을 현대적인 드레스 형태로 풀어냈다는 게 르쥬 측 설명이다.



제니가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제니가 MMA 2025 '올해의 레코드' 수상 당시 입은 드레스. 자세히 보면, 상체 가운데 부분에 경주 불국사 석가탑 모양으로 주름이 들어갔다. /르쥬


멜론이 당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제니 무대 영상은 22일 기준 조회수가 610만 회가 넘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댓글도 2만4000개 이상 달렸다. 네티즌들은 “어느 경지에 도달한 것 같다” “무대 보면서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시상식에서 내한 공연급 무대를 본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올해 제니는 ‘루비’로 국내외 주요 차트를 석권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 음악 전문 매거진 롤링스톤이 발표한 ‘2025년 최고의 앨범 100장’(The 100 Best Albums of 2025) 29위에 올랐다. K팝 아티스트 중 최고 순위다. 롤링스톤은 해당 앨범에 대해 “2000년대와 2010년대 R&B풍 팝을 지배했던 아이디어에 깊이 의존하면서도 때로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이를 현대화한다”며 “달콤한 팝 R&B의 중심을 장악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블랙핑크 제니가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MA2025'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하고 있다. /뉴스1





제니. /OA 엔터테인먼트


제니는 포브스코리아 선정 ‘2025년 올해의 한국 아이돌’(KOREAN IDOLS OF THE YEAR 2025) 1위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스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