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지역거점 공공병원 운영평가' 결과, 전국 41개 병원 전체 평균이 77.9점으로 나왔다. 전년보다 4.3점 높았다.
그중 대구의료원, 경기 이천의료원, 강원 삼척의료원, 충남 서산의료원, 전남 남원의료원 등 80점 이상을 받은 A등급이 15곳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공익적 보건의료 서비스, 합리적 운영, 양질의 의료, 책임 운영 등 4개 평가 영역 모두에서 지역거점 공공병원들 운영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했다.
하지만 부산의료원과 통영적십자병원은 C등급(60~69점)으로 전국 최하위 검증완료릴게임 였다. D등급(60점 이하) 받은 곳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받은 처참한 성적표다. 마산의료원과 거창적십자병원도 마찬가지. B등급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코로나 핑계 대며 3년째 추락…혁신은 어디에?
이들 공공병원의 병상 규모나 진료과목 수는 전국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인구 구조나 환자 접근성 등은 다른 릴짱 지방보다 여건이 훨씬 더 낫다. 그럼에도 전국 평균, 심지어 다른 지역보다도 형편 없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사진=부산의료원(왼쪽), 경남 마산의료원(오른쪽)


먼저, 부산의료원의 병상 가동률은 골드몽게임 2019년 80%대에서 2025년 60%대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이후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비슷한 어려움을 겪던 대구의료원이나 포항의료원은 오히려 A등급을 받았다.
대구의료원은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를 도입하고 우수 직원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했다. 포항의료원은 '찾아가는 행복병원' 이동 검진 버스로 농촌 오지까지 서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비스를 확장했다. 남원의료원은 모바일 헬스케어로 고령층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해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유지했다.
반면 부산의료원은 2024년 경영혁신 지원사업에서 제시된 개선 과제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마케팅 전략도, 디지털 전환 계획도 없이 "의사가 없어서", "환자가 안 와서"만 되풀이했다.
통영적십자병원은 오션릴게임 한 해 10명 이상의 의사가 떠나가는데도 인재 유치 프로그램 하나 마련하지 못했다. 전문 컨설팅업체가 제시한 벤치마크 분석 자료는 서랍 속에 방치됐고, 연간 적자는 50억 원을 넘어섰다.
마산의료원은 장비 도입이 지연되고 인력이 빠져나가는데도 지역 필수의료 수익성 저하만 탓했다. 거창적십자병원은 농촌 고령화라는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 클리닉 확대가 절실했지만 실행력은 제로에 가까웠다.
울산의료원은 4년째 착공도 못해… 김두겸 시장 공약은 휴지조각
김두겸 울산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의료원 건립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민 22만 명이 서명한 숙원사업이었다. 하지만 임기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탈락한 뒤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병상 수를 줄여 재추진하거나, 예타 면제를 요구하거나, 산재전문병원 기능을 일반 종합병원으로 확대 전환하는 등의 방안이 있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결국 울산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공공종합병원이 없는 도시로 남았다. 별도로 건립 중인 산재전문 공공병원(300병상)은 2026년 개원 예정이지만, 일반 필수의료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서부산의료원 착공을 밀어붙이지만, 부산의료원의 재정난과 C등급 성적표는 외면한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역시 진주의료원 재건립을 홍보하면서도 마산·거창·통영 병원의 적자 누적과 신축 사업 지연은 방치했다. 기존 병원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새 병원 착공식 사진만 찍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사 없다" 핑계…다른 지역은 극복했다
지자체장들은 "지방은 의사 구하기가 어렵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홍성의료원은 모바일 헬스케어 QR코드 도입으로 디지털 접근성을 높였고, 대구의료원은 해외 연수와 성과급으로 직원 사기를 끌어올렸다.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하고 혁신 프로그램을 뒷받침하면 길이 열린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들이다.
부울경 지자체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병원이 무너지는데도 감독은 소홀했고, 적자가 쌓이는데도 지원은 미뤘다. 2024년 정부 경영혁신 지원사업에서 948억 원이 투입됐지만, 부울경 병원들의 자구 노력 부족과 지자체 관리 부실이 맞물리며 개선 효과는 미미했다.
한 의료정책 전문가는 "다른 지역은 지자체와 병원이 협업해 디지털 헬스케어나 지역 맞춤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과를 냈다"며 "부울경은 그런 시스템 자체가 없어 '부실의 고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속 가능한 공공의료, 지자체 의지가 관건
부울경 공공병원의 위기는 경영 미숙과 지자체 방관이 합작한 결과다. 보건복지부는 우수 병원 멘토링과 맞춤 컨설팅을 약속했지만, 근본 해결은 결국 지자체의 의지에 달렸다.
기존 병원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신규 건립만 밀어붙이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격이다. 새 병원을 지어도 의사가 없으면 빈 병상만 늘어날 뿐이다. 먼저, 현재 운영 중인 병원들부터 경영 정상화와 인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전국 최하위'라는 성적표는 부울경 지자체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생색 내는 의료원 신설에 매달리기에 앞서 이미 있는 병원들부터라도 정상화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것. 특히 공공의료기관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더 절실한 기반시설이다. 이들의 경영이 부실하다는 것은 어려운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이 이번 평가 결과를 계기로 공공의료에 대한 근본적 인식 전환과 실질적 개선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년 6월이면 제대로 된 관리 능력을 갖춘 시민 일꾼을 다시 뽑을 기회가 온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