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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운 일은 꿈에서나 그리던 4대보험득실확인서 남북경제공동체가 열린 점이었다. 2004년 12월 설립되어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 후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권의 대북제재 이행으로 전면 중단하기까지 입주기업은 18개에서 125개로 늘었고, 생산액은 약 38배 증가했다. 개성공단 북측근로자 역시 거의 9.1배 늘었다.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 협력의 표상이 되었다. 독일 통일 설계자로 유명하고 대학생신용불량 1970년 동·서독 정상회담 당시 서독의 정무장관이었던 에곤 바르(Egon Karl-Heinz Bahr) 박사와 같은 사람이 개성공단을 보며 '한국형 통일모델'로 그 가치를 높이 샀던 점을 떠올려 보자. 개성공단이 남북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산업기지를 넘어 왜 통일의 모델로 평가를 받았는가? 한마디로 말해 6.15선언이 실천되던 10년의 세월, 한반도 전세자금대출 연장서류 에는 그간 꿈만 꾸었던 전쟁을 넘어 평화와 통일의 공동체를 만들 상상력을 실천해 나갔다.
▲2000년 6월 13일 북한 순안공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왼쪽)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세금대출문의 6.15선언은 무한한 평화의 상상력을 가져왔다
전쟁은 정치의 실패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전략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반도는 종전협정과 평화협정을 통해 전쟁을 종식하지 못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 의해서 종전협정 논의가 구체화되기 전에는 평화협정 논의는 정치학자나 통일운동가들이 주로 주장해왔다. 노태우 정부로부터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공식적으로 종전/평화협정에 대해 논의하지 못한 채, 남북상호불가침 문제를 논의하고 협정 문서로 남기게 되었다. 사실 종전/평화협정 문제는 서명 당사자 문제로 여겨 조선은 남북상호불가침 문제의 경우는 한국 정부와, 평화협정은 미국 정부라는 이원론적 태도를 보였다. 김대중 정부에서도 표면적으로 종전/평화협정을 제기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대중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뿌리내리도록 하는 길에 대한 평생의 신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대중은 신뢰로써 평화를 만들 수 있다는 통념을 뛰어넘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형성 및 구축하고 평화를 만들어가자는 방법론을 시사했다. 그 과정에 EU 모델을 견주기로 한 것이었다. 심지어 김대중은 일본 문제에 관해서도 대화와 교류 과정에 그 해법을 찾았다. 즉 평화주의자 김대중은 '전환을 통한 평화'의 수립을 실천해갔다.
그러한 사상과 정책의 결정체 중 하나가 6.15선언이고, 개성공단이다. 동에서 서로 이어지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과 같은 민족경제 공동체는 많은 함의를 낳았지만, 그중 하나는 경제와 평화의 상생적 선순환 구조의 가능성을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기적같이 만들어낸 6.15선언과 경제공동체의 낭보는 1997년 IMF로 완전히 휘청거린 한국의 경제를 살리며, 한국이 IMF 조기 졸업을 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즉 6.15선언과 그 이행은 전쟁 없는 한반도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약속이자 청사진이었다.
불가침조약이나 군비축소 등의 문제는 직접 전쟁 없는 한반도에 대한 분명한 전략이자 정책이며,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미동맹 문제나 주변국들 문제, 남북의 정치적 문제 등과 같이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 반면에 개성공단과 같은 상호이익을 경험하는 교류협력 정책은 정치·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국민, 특히 일자리 문제에 시달리는 청년들이나 자본과 지대, 설비 문제, 인력 수급 문제 등으로 항상 골치를 앓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엄청난 기회와 이익, 미래를 제공하게 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개성을 통하여 이익과 평화를 경험하게끔 했다. 이들은 자연스레 평화통일의 신봉자가 될 수 있었다. 2016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북강경책으로 폐지하게 된 개성공단의 기업주나 노동자들의 항의는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다. 생존 터전을 잃게 됨으로써 분노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표출이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한반도 분단과 전쟁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가 비무장지대(DMZ)이다. 1948년 두 개의 정부 수립을 반대하며 북행을 했던 김구 선생과 이산가족들이나 민족 이산의 비극적 상징인 38선과 함께 DMZ, NLL 등은 전쟁의 구체적 상징이다. 그런데 6.15선언으로 금강산이 열리고 개성공단 가는 길이 열리면서 DMZ는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2018년 남북정부는 DMZ에 매몰된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DMZ를 더럽히고 위험 공간으로 만들어온 지뢰를 철거하도록 합의하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DMZ 남쪽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해 유네스코에 신청했고, 비록 실패가 내다보였지만, 앞으로도 계속되는 상상력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한반도 평화 실현이라는 목표를 김대중과 6.15선언은 협의의 수단, 즉 정치·군사적 접근만이 아닌 광의의 다양한 접근법으로 이룰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중에 하나가 평화교육의 가치를 깨달은 점이었다.
한 가지만 옛날얘기를 해보자. 김대중이 1978년 8월 29일, 수감생활 중에 박정희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운동 지침을 담은 옥중서신에서는 평화주의적 운동 방식을 명확히 하고 있다.
⑤결론의 (가) 상대의 약점을 찔러야 함ⓐ무슨 사건에서 상대가 선별적으로 구속하지 못하도록 참가자 전원이 자진해서 실어가는 버스에 타거나 경찰서로 몰려가는 시위와 투쟁이 필요하다. 간디와 킹 목사에게서 배워야 한다.ⓑ지금의 구속이 저들만의 장점이 아니라 우리의 장점이 되어가고 있다.ⓒ구속당하는 자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원하면 그 효과가 역으로 됨은 전기 간디와 킹 목사의 경우는 물론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도 입증된다.ⓓ항시 말하지만 전국의 감옥을 정치범으로 채울 각오를 하면 우리는 승리한다.ⓔ한국의 여건에서 폭력투쟁은 나라를 위해 불리하고 상대가 또 이를 악용한다.ⓕ비폭력으로 집요하게 투쟁해야 할 것임.(김대중의 2019년 <옥중서신> 중에서)
김대중은 강고한 독재에 저항하여 승리하는 것은 '강 대 강'이 아니라 '집요함,' 다시 말해 '비폭력으로 질기게 투쟁'하는 것이라고 했다.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과 평화의 실현 방법이 정치가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운동가들이나 시민들이 이해하게 하고, 채택되게 하는 것이 평화교육이다. 1999년 '통일교육지원법'이 제정되면서 학교 및 사회 통일 교육이 정비되었다. 과거 반공주의에 기초했던 통일 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는 평화 교육이 수행되도록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활발하게 나왔고, 이 목소리가 서서히 학교 교육을 바꿔 가며 민주시민교육, 인성 및 인권교육, 다문화교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등장하면서 통일 교육은 과거로 회귀하여 자유주의에 기초한 흡수 통일적 관점의 교육적 지향을 담아내며, 평화교육은 사라졌다. 그 이후로도 진보교육감에 따라 평화교육의 취지가 살려지기도 했으나, 현재 통일 교육은 거의 형식적으로 남아 있다. 초등학교로부터 고등학교까지 2만여 교육시간 중 평균 통일 교육은 5시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수능시험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략되는 학교가 적지 않다.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통일 교육은 사실상 SNS나 TV가 담당하다 보니 청(소)년들의 통일무관심과 통일혐오증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것이다.
21대 대통령 출범이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까
주지하듯 희망의 상징이었던 6.15선언이 구조적 분단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의 구조가 부재한 상황에서 그 공동선언은 언제든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1953년 7월 23일 한국전쟁 정전을 낳은 협정과 정전체제는 남북 정권만이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을 포함한 제3국의 요인에 의해서도 동요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가 아니던가. 이때 김대중의 교류·협력을 통한 평화의 접근 모델이 갖는 근본적인 한계가 공동선언과 개성공단 자체에 노정되어 있었다.
또한 대한민국 정치 체제의 한계이자 1987년 제6공화국 체제의 한계에 공동선언은 갇혀 있었다. 6공 헌법은 주지하듯, 5년제 단임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에게 재임 기간에는 소위 '제왕적' 권한을 가지지만, 차기 정권하에서 전임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계승할 수 있는 권한은 취약한 구조이다. 전임 대통령의 기조를 계승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정권 재창출만이 답이다.
한반도 평화는 한반도에 사는 구성원들만의 소망일까? 2024년 불법적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발표한 담화문에도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한다는 상투적이지만 시민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각인되어 있는 말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조선에 의한 외환을 획책하기 위하여 2024년 10월 드론작전사령부가 평양 상공에 무인정찰기를 띄웠다는 국회의원들의 주장마저 나왔다. 진상은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지만, 대립적 남북 관계는 여전히 위태롭게 한반도 구성원 모두에게 불신과 공포를 만들어내고 있다. 나아가 해외 동포들이나 한국을 방문하며 공부와 사업, 여행을 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전쟁의 불안과 위기감을 준다. 언제까지나 이러한 불편과 긴장, 대립을 유지한 채 수많은 분단유지비를 지출하며 존재할지, 아니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해소하여 평화의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냐는 남북의 최고지도자들이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한반도 분단은 실체적으로 한 민족 두 국가를 만들어냈다. 남북은 1991년 유엔에도 두 개의 다른 국가로 동시 가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족으로서 특수한 지위를 누리기도 했으나, 객관적으로 두 개의 국가임은 분명한 현실이다. 현재의 대립적이고 불편한 외교 관계를 바꾸는 길은 상대방이 총과 검을 내려놓으면 시작되는 게 아니다. 대화와 교류를 통해 총과 검을 내려놓도록 하자는 게 김대중의 햇볕정책의 정신이자, 6.15선언이 보여준 실천이다. 21대 이재명 대통령과 현 정부에 보내는 희망의 바람이자, 우리 국민들의 명령이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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