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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지난해 12월 5일 오전 행안위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상민 장관.



비상계엄 당일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이므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취지로 소방청장에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는 “지시를 인정한 것과 다름없는 진술”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대한주택금융공사 나온 한국일보, 한겨레 보도 등을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올 1월 이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해 12월3일 밤 11시37분쯤 허석곤 소방청장과 이 전 장관이 한 통화 내용을 조사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사에서 이 전 장관은 “24시가 됐다고 무작정 단전·단수하면 안 된다. 특정 언론사에 대 원리금균등상환이란 해서만 단전·단수하는 것이므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취지로 허 소방청장에 말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집무실 탁자 위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관련 문건을 발견했다며 이 내용을 그대로 실행할 경우 정무적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해 허 청장에게 전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행복기금 소액대출 이 전 장관은 국회 청문회 등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거나 자신이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이 직접 “특정 언론사에 대한 것이니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진술한 것 자체가 사실상 의혹을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일보는 “단전·단수는 애초 소방청 권한이 아니다”라며 “안 예금금리계산 전을 우려하면서도 사실상 지시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지난 1월 국회 청문회에서 “옆자리 앉아 있어서 같이 이야기했다”며 이상민 전 장관이 특정 언론사를 대상으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도 “(비상계엄 당시) 24시쯤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김어준 ibk기업은행 햇살론 관련 언론사에 경찰이 투입돼 봉쇄하고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줘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