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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야구경기장 ‘오라클파크’. 이날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보스턴 레드삭스 간 경기 시작까지는 두 시간이 넘게 남아 있었지만 입장 줄은 이미 길게 늘어 서있었다. 구장 앞에선 웃돈을 붙여 암표를 사겠다는 피켓을 든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오라클파크를 찾은 관중 수는 4만350명. 올해 미국프로야구(MLB) 정규 시즌이 시작된 이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씨티캐피탈 경기 중 모든 티켓이 매진된 건 개막 경기(4월4일)를 제외하고는 처음이었다. 경기를 매진으로 이끈 건 이날 관객들에게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 51번이 새겨진 후드 저지를 나눠준다는 소식이었다. 선착순 2만명을 대상으로 제공된 후드 저지를 받지 못한 한 관객은 “작은 사이즈라도 남는 게 하나도 없냐”며 구장 관계자들에게 읍 농협마이너스통장만드는법 소하기도 했다.   
 4만명 관객 대상 'K컬처' 전파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에 앞서 시구에 나선 김태균 해설위원과 이정후 선수가 인사하고 있다../ 한화 LTV완화 생명 제공


이날 경기는 ‘한국 문화의 날’을 방불케 했다. 먼저 시구는 한화이글스의 전설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과 이정후 통역사인 저스틴 한(한동희) 씨가 진행했다.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 연주는 퓨전 가야금 연주자 이루나가 맡았다. 이닝 교대 시간엔 ‘이정후에 대해 몰랐던 사실’에 관한 영상, 중국어학원강사  ‘이정후가 좋아하는 한국음식’ 등의 영상이 나왔다. 영상 중간 중간에는 블랙핑크의 ‘셧 다운’,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등 K팝 음악이 끊임없이 나왔다. 구장 내 매점은 평소엔 볼 수 없었던 ‘한국식 핫도그’, ‘김치 스팸 감자튀김’ 한식 메뉴가 점령했다. 



22 한국자산관리공사 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 중 이정후 응원가 가사가 영어로 송출되며 관객들이 함께 응원가를 따라부르는 '싱어롱' 시간을 갖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홈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역전으로 달아오른 분위기는 한국어로 된 이정후 응원가가 공개되며 절정에 이르렀다. 가수 크라잉넛의 ‘취생몽가’를 개사한 응원가도 공개됐다. 취생몽가는 이정후 선수가 과거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응원가로 쓰인 노래다. 노래 가사 중 키움 히어로즈는 자이언츠로, 이정후는 ‘정후 리’로 개사됐지만, ‘안타’와 ‘날려버려라’ 등의 한국어 가사는 유지됐다.
이닝 교대 시간엔 자이언츠 팬들이 다함께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팬덤(후리건스)가 이정후의 등번호 51번과 ‘라이프플러스’ 로고를 만드는 카드섹션 이벤트도 펼쳐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인 교민 이 모씨는 “오라클파크가 아니라 마치 잠실 구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MLB 경기에서 관중이 한국어 응원가를 따라부르는 게 가슴이 벅찬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美 브랜드 인지도 상승 겨냥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 중 한화금융 계열사 공동 브랜드 '라이프플러스' 광고가 송출되고 있다./ 송영찬 특파원


경기를 매진으로 이끈 이정후 후드 저지는 한국 응원 문화를 미국 현지에 알리겠다는 한화생명의 기획에서 시작됐다. 한화생명과 한화 6개 금융계열사(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한화생명금융서비스·캐롯손해보험)의 공동 브랜드 ‘라이프플러스’는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국식 응원은 선수 개인의 브랜딩이나 팬덤 확장에 도움이 된다”며 “기존 팬과 신규 팬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이 된다는 점에서 미국 현지 젊은 세대와 응원 문화에 관심있는 현지인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당 평균 수백만명이 생중계로 시청하는 MLB는 기업이 꾸준히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MLB 스폰서 기업의 투자 대비 브랜드 인지도 상승률은 최대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 역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이정후 선수에 대한 대대적인 후원이 미국 현지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국내 보험사 중 처음으로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했고, 지난해 12월엔 샌프란시스코에 한화 AI 센터를 개소했다. 한화자산운용은 2017년부터 미주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에서 관객들이 이정후 선수의 등번호 '51'을 활용한 카드섹션을 통해 응원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은 스포츠를 매개로 글로벌 인지도 재고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소비자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스포츠라는 판단에서다. 한화생명은 지난 18일엔 베트남 호치민에서 e스포츠 축제 ‘2025 HLE 글로벌 팬페스트 인 베트남’을 열기도 했다. 유상선 한화생명 문화마케팅팀장은 “이번 브랜드데이는 미국뿐 아니라 베트남 등  다양한 시장에서 문화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과 연결하는 능력을 보여준 계기“라며 “향후 국가와 문화를 초월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라이프플러스의 철학을 제고하고 브랜드 인지도도 함께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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