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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때 창녕WFC에 지명되면 우는 선수가 많아요. 지금 환경이 그래요. 얼마나 서글퍼요.”
한 여자축구 지도자의 말이다. 더블유케이(WK)리그는 프로가 아닌 실업리그지만, 국내 여자축구계에선 최상위 리그다. 전문선수 1500여 명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목표로 하는 8개팀 중 한 곳에 지명됐는데, 그 선수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이 장면은 WK리그가 지닌 문제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겨레21은 WK리그를 경험했거나 현재 뛰고 있는 선수 및 감독 18명을 만나 이야기 94년생 를 듣고, 한국여자축구연맹으로부터 WK리그 출범 이후 기록된 통계 자료를 받아 WK리그의 겉과 속을 들여다봤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국내 여자축구 최정상 리그의 속은 천천히 곪아가고 있었다.
①매년 ‘해체 위기’ WK리그의 현실
WK리그는 2009년 6개팀이 참여해 출범했다. 이후 2011년 8개팀으로 늘었다가 201 무료개인신용조회 3년 충남 일화 천마가 없어지면서 7개팀으로 줄었다. 지금처럼 8개팀을 유지한 것은 2017년부터다. 그해 말 이천 대교가 없어지면서 다시 7개팀으로 줄어들 위기에 처했지만, 창녕WFC가 만들어지면서 8개팀을 유지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창녕WFC는 2018년 창단했다. 해체된 이천 대교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예금은행 초대 감독이 현 여자국가대표팀을 맡고 있는 신상우 감독이다. 창녕WFC는 여자축구연맹이 운영한다.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남 창녕군의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현재 창녕군에서 5억8800만원, 문체부에서 11억원 등 매년 총 16억8800만원이 투입된다. 초기엔 경상남도체육회 등도 어느 정도 지원했지만 곧 끊겼다. WK리그에서 가장 예산이 많은 팀에 견줘 3 신체특이사항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예산으로는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기도 어렵고, 이적 시장에서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도 어렵다. 유일한 방법은 드래프트에서 좋은 신인을 뽑는 것이다.
2025년 7월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WK리그 서울시청(검은 개인파산면책자 색 유니폼)과 인천 현대제철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창녕WFC는 지난 7년 동안 8개팀 중 5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대부분 7위나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명당한 선수들이 눈물을 흘린 건 팀 성적이 나쁘기 때문은 아니다. 선수단은 창녕스포츠파크 인근의 모텔에서 장기 투숙하며 지내야 하고, 경기장 상황도 여의치 않다. 다른 팀과 달리 계약도 11개월 단위로 쪼개서 한다. 가장 큰 걱정은 해체에 대한 두려움이다.
창녕WFC의 위기는 2025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문체부는 2025년을 마지막으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애초 일시적으로 지원한 뒤 장기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도록 여자축구연맹과 논의했기 때문에 더는 지원할 수 없다는 논리다. 여자축구연맹에선 창녕군이 아닌 다른 지자체를 찾아 문체부 지원을 추가로 받고 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안태화 창녕WFC 감독은 팀이 유지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경험 없고 어린 선수가 팀에 많아요. 예산이나 지원 자체가 다른 팀이랑은 많이 다르잖아요. 어린 선수 위주로 기회를 주려고 해요. 그래서 다른 팀이 한두 명씩 뽑을 때 저희는 오히려 5명씩 많이 뽑아요. 여기서 육성해 더 좋은 팀에 보내는 게 목표예요.”
김성희 이결스포츠에이전시 대표가 2025년 7월24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종도=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팀이 해체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간다. 앞서 해체됐던 이천 대교와 일화 천마 때 그랬다. 이천 대교 해체 때는 바로 창녕WFC가 생기면서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했지만, 2012년 일화 천마는 그냥 공중분해됐다. 당시 일화 천마에 있던 곽미진(36)과 강가애(35·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부회장) 선수는 기사를 보고서야 해체 소식을 접했다. 두 선수는 운이 좋게 다른 팀으로 옮길 수 있었지만 “그때 운동을 그만둔 동료가 되게 많았다”고 곽미진은 회상했다.
학교 사정으로 하루아침에 팀이 없어지는 유소녀들의 문제처럼 최상위 리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 것이다.
②투자와 비전 없이 미뤄놓기만 한 15년
여자축구의 문제는 어디서 시작했을까. 2024년 12월 세상을 떠난 오규상 전 여자축구연맹 회장은 5선을 준비하던 2024년 11월 한겨레에 “(회장을) 할 사람이 없다. 나밖에 없다”고 했다. WK리그가 출범한 2009년부터 연맹 회장을 맡아 네 번을 연임한 그는 “(여자축구가) 여기까지 온 것도 감지덕지”라며 창녕WFC 창단을 업적으로 내세웠다. 이천 대교가 없어진 뒤 8개팀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업적이라는 얘기다.
8개팀 유지가 중요한 건 1개팀만 줄어도 잃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8개팀을 충족하지 못하면 여자축구는 전국체전에서 시범종목으로 등록된다. 시범종목으로 등록되면 지원금이 줄어든다. 서울시체육회 소속인 서울시청 아마조네스 같은 팀은 또다시 해체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연쇄적으로 팀이 해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창녕WFC 창단은 미봉책에 불과했다. 심지어 연맹은 2024년 말, 돌연 WK리그 운영을 포기하겠다고까지 밝혔다. 유소녀 선수들을 키워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15년 동안 WK리그를 운영해온 수장이 대안도 없이 운영 포기를 발표한 것은 무책임한 자세였다.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예산을 지원하기로 하자 연맹은 운영 포기 방침을 철회했다.
2025년 8월1~2일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 축구경기장의 실업팀 선수들. 창녕=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2025년 8월1~2일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 축구경기장의 실업팀 선수들. 창녕(경남)=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여자축구연맹의 예산은 꾸준히 줄었다. 국세청 홈택스에 공시된 공익법인 공시서류 내역에 따르면, 2017년 약 40억원이던 여자축구연맹 1년 예산은 2021년까지 30억원대 후반을 유지하다가 2022년 29억원을 기록하며 처음 20억원대로 떨어졌다. 2023년엔 27억원이다. 2024년 자료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케이(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예산이 2022년 370억원에서 2023년 434억원, 2024년 457억원으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③모든 게 축소되는 여자축구
그사이 관중은 급감했다. 2011년 3월21일, 충북 보은군 보은공설운동장에서 서울시청과 수원시설관리공단(현 수원FC 위민)의 경기가 열렸다. 바로 직전 해인 2010년 17살 이하(U17) 여자대표팀과 20살 이하(U20) 여자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각각 우승과 3위라는 성적을 낸데다 보은에서 처음으로 WK리그가 열리면서 74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보은공설운동장은 수용 규모가 6천 명 수준이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WK리그 경기는 텔레비전으로도 중계됐다.
그러나 이후 WK리그 관중은 꾸준히 줄었다. 여자축구연맹에서 받은 최근 3년간 평균 관중 수를 보면 2022년 150명, 2023년 252명, 2024년 245명, 2025년 231명(8월 기준)이었다. 동아시안컵 우승 직후인 2025년 7월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WK리그 서울시청과 인천 현대제철의 경기에는 563명이 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도 정확하진 않다. WK리그 8개 구단 가운데 티켓 판매로 관중을 세는 구단은 수원FC가 유일하다. 중계도 유튜브 중계가 전부다.
국가대표를 거쳐 2024년 은퇴한 강가애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부회장은 “물론 실력이 이전보다 더 떨어진 것도 있지만, 힘이 빠지는 건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도 그게 WK리그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2022년 아시안컵에서 사상 최초로 준우승을 했다. 이런 걸 이슈화도 하고 홍보도 해야 하는데 당시 기사만 몇 개 나오고 끝났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항상 선수들이 성적을 못 내서 발전이 없다고만 하는데, 선수들도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7월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만난 신아무개(31)씨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20년 만에 우승한 여자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처음 서울시청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이들은 보조경기장 바로 옆 풋살장에서 풋살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도 이곳에서 WK리그 경기가 열리는 줄 몰랐다. “남자축구는 엄청 홍보가 잘되는데, 여자축구는 뭔가 홍보나 정보 공유가 많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신씨가 말했다.
“이번 동아시안컵도 남자팀과 같이 하는 대회인데 여자축구는 티브이(TV) 중계를 하지 않더라고요. 솔직히 ‘현타’가 왔어요. 저는 당연히 해주는 줄 알았는데 가족이 어디서 중계하냐고 계속 물어보길래 찾아보니 안 하더라고요. 옛날에 저 어릴 때는 WK리그도 TV 중계를 해줬는데, 어느 순간부터 안 하잖아요. 이런 거 보면 홍보나 마케팅 측면에서 참 아쉬워요.” 수원FC 위민 선수 송재은의 말이다.
2024년까지만 해도 여자축구연맹 누리집에서 WK리그 일정조차 찾기 어려웠다. 2025년부터는 일정과 경기 결과를 올려놓지만,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검색되는 남자축구를 생각하면 접근성이 좋은 건 아니다. 그래서 팬들이나 선수가 직접 나서야 했다. 강가애 부회장은 “경기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2024년엔 에스엔에스(SNS)에 항상 중계 링크를 올리고 경기에 나갔다”며 “어쨌든 조금이라도 노출돼야 많은 분이 보고 관심 갖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다 끊겨 있다”고 말했다.
2025년 7월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WK리그 서울시청(검은색 유니폼)과 인천 현대제철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경기 진행 시간도 문제다. 주로 월요일이나 목요일 저녁 7시에 한다. 간혹 주말 경기도 있지만 1년 중 손에 꼽는다. 선수들도 “도대체 왜 주말에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말한다. 권예은 해설위원은 “몇 년 전, 오후 4시에 경기하는 팀 중 한 곳으로부터 (구단에서) 일하는 분들이 오후 6시에 퇴근해야 해서 오후 4시 경기를 한다고 들었다”며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④직장인 월급 두 배 오를 동안 선수들 연봉은 고정
WK리그에서는 드래프트 순위별로 연봉이 정해져 있다. 1순위 3천만원, 2순위 2700만원, 3순위 2400만원, 4순위 이하 2천만원이다. 2009년 WK리그 출범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나마 5순위 이하가 1500만원이었던 것이 2천만원으로 오른 게 전부다. 2009년 직장인 평균 연봉은 2530만원이었고, 2024년 12월 국세청이 발표한 2023년 직장인 평균 연봉은 4300만원이다. 직장인 평균 연봉이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동안 WK리그 선수들 연봉은 바뀌지 않은 것이다.
WK리그에선 4순위까지 3년 단위로, 5순위부터는 1년 단위로 계약한다. 2025 드래프트에서 5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 ㄱ씨의 월급은 식비까지 더해 약 16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기 수당이나 승리 수당이 더해지면 조금 금액이 올라간다. 그래도 월에 받는 금액이 200만원이 채 안 된다. 2025년 기준 하루 8시간, 주 5일 최저시급을 받는 노동자의 월급이 약 209만원이다.
WK리그를 거쳐 캐나다 오타와 래피드FC에서 뛰고 있는 이민아 선수는 “내가 어릴 때 받던 연봉은 그렇게 낮은 금액이 아니었다”며 “세월이 흐르면서 돈 가치가 변화한 만큼 연봉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은 선수도 “다른 사람들 월급은 다 오르는데 드래프트 순위에 따른 금액은 10년 넘게 같다. 너무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지어 드래프트 1순위 선수는 연봉 3천만원으로 시작한 뒤 아무리 잘해도 명목상 연봉 상한선인 5천만원 이상을 받을 수 없다. 여자 프로농구나 프로배구에서 수억원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견주면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일부 팀에서는 비밀 계약서를 쓰고 더 챙겨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선의가 있는 일부 구단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다. WK리그 출신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강나루 이사는 “나도 딸을 낳았지만, 현재 같은 상황이라면 축구를 시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⑤외형은 프로, 속은 실업
“프로가 아니라니요?”
2025년 8월1일 경남 창녕에서 만난 수원FC 위민 소속 니시카와 아야카와 오쿠쓰 레나가 되물었다. ‘한국의 WK리그는 프로가 아닌데, 프로리그가 있는 일본과 어떻게 다른지’를 물어본 것에 대한 역질문이었다. 이들은 WK리그가 당연히 프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그럴까? WK리그는 프로 같지만, 프로는 아닌 실업리그다. 그렇지만 축구를 하면서 다른 일을 병행하는 전통적인 실업팀과는 또 다르다. WK리그 선수들은 돈을 받고 축구에만 전념한다.
최유리 인천 현대제철 선수가 2025년 7월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한겨레2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일본은 2021년 한국보다 한발 먼저 여자축구 프로리그를 도입했지만, 그 안에서도 모든 선수와 프로계약을 하지 않는다. 일부 선수는 아마추어 계약을 하고 오전엔 훈련을, 오후엔 다른 일을 한다. 축구만이 아닌 사회인으로서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한편, 일과 훈련을 병행하는 기간 선수의 태도를 보려는 의도도 있다.
한국의 여자축구는 실업리그로 출발해 여전히 프로에 도달하지 못했다. 참여하는 팀들은 독립구단 형태도 아니고, 남자팀과 함께 운영되는 수원FC 위민 등을 빼면 구단 프런트 직원도 없고, 유스팀을 보유한 구단조차 아예 없다. 그러나 일단 리그에 입성하면 축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일본에서 건너온 선수들이 WK리그를 ‘프로’라고 오해하는 지점도 여기서 생겼다. 내부는 아직 프로로 가려면 한참 멀었는데 외부 조건만 프로처럼 운영되는 셈이다. 그리고 여기서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
김성희 이결스포츠에이전시 대표는 냉정하게 기업의 입장에서 투자 가치가 없는 구조라고 말한다. “일본만 해도 축구선수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건 1군만 가능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개념이 없어요.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무조건 직업 축구선수가 되죠. 먹여주고 재워주고 월급 주는데 홍보 효과는 없어요. 구단 운영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요. 투자 가치가 없죠.”
인천 현대제철 등 WK리그에서 9년간 선수생활을 한 뒤 2021년 은퇴한 김담비(34)는 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마인드부터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저조차 그랬으니까요. 일단 안주하는 게 커요. 실업팀까지는 열심히 해도 편한 거를 딱 찾는 순간 다 놔버리는 거예요. 어쨌거나 실업팀까지 저희가 문을 하나씩 넘어가면서 도착했잖아요. 사실 그때부터 시작인데 환경이 좋다보니 노는 친구가 많은 것 같아요.”
⑥폐쇄적 운영이 낳은 안일함
외부의 관심은 적고, 내적으로는 경쟁이 부족한 폐쇄적 구조는 안일함을 낳았다. WK리그는 승강제가 없는 단일 리그다. 꼴찌를 기록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리그 순위가 낮아도 감독이나 선수들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언론도 큰 관심이 없다. 리그 안에는 한동안 명확한 강팀과 약팀이 존재했다. 인천 현대제철은 무려 11년 연속 우승했다.
“K리그처럼 성적을 못 낸다고 감독이 잘리고 이런 게 없어요. 이런 압박이 없으니까 다 같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성적이 안 좋아도 1년 내내 체제가 유지되니까 급할 것도 없고, 그냥 적당히 하자는 느낌이었어요.” 김담비가 말했다.
성적을 고민하는 팀이라면 늘 팀 리빌딩과 세대교체를 고민한다. 그런데 WK리그에선 새로운 선수를 기용하기보다 익숙하고 경험이 많은 선수를 선호한다. 선수 출신인 김성희 대표는 “아직도 감독에게 살갑게 하는 선수가 뛴다”고 말했다. “20대 초반 팀에 있을 때 10살 차이 나는 언니들이랑 운동을 했어요. 축구를 그만두고 나가야 하는데 계속 뛰는 거예요. 감독하고 오래됐다는 이유로.”
실제 WK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009년 리그 출범 이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여자축구연맹에 따르면 2009년 23.3세였던 WK리그 등록선수 평균 연령은 꾸준히 늘어 2025년 26.5세로 집계됐다.
5년 동안 WK리그에서 뛰었던 오다혜(32)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감독이 나이 많은 언니들을 선호했어요. 제가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팀에 들어갔거든요. 1년차에는 잘 뛰었는데 2~3년차에는 경기를 못 뛰었어요.” 3년을 마치고 다른 팀에 보내달라고 했을 때,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다른 팀에 가서 우리한테 위협적인 선수가 되면 내 손해 아니냐.” 고민 끝에 팀에 남았지만, 오다혜는 결국 5년 계약이 끝나자마자 축구를 그만뒀다. “은퇴할 때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나는 다혜랑 너무 안 맞았어.’ 정말 안 맞아서 선수 발목을 묶었던 걸까요?”
WK리그의 한 감독은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소연 등 ‘황금세대’로 불리는 선수들이 몸 관리도 잘하고 해서 ‘그래도 (경험 있는 선수들이) 낫지 않겠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나이 든 선수들이 많이 뛰다보니 젊은 선수들한테 기회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경기력도 저조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⑦3년 내 유스팀 필요한데, 어떻게 마련?
지금껏 외관만 ‘프로’처럼 보이는 실업리그를 운영해왔지만 이젠 더는 그럴 수 없다. 2024년 시작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참가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AFC에서 인정하는 클럽 라이선스는 △유소녀팀 및 육성프로그램 운영 △구단 사무국 운영 △국제기준 충족 홈경기장 확보 등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게 유소녀팀 운영이다.
2024년 여자축구연맹은 WK리그 구단의 여자 유소년 클럽(U8이나 U10) 육성을 의무화했고, 운영 계획안을 제출하지 않는 구단은 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일부 팀은 계획을 제출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리그는 그냥 진행됐다. 애초 모든 구단의 유스팀 운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였음을 그대로 인정해버린 것이다.
2025년 8월1~2일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 축구경기장의 실업팀 선수들. 창녕(경남)=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단적으로 서울시청의 경우 축구 독립구단이 아니고 서울시체육회 소속으로 입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유스팀을 꾸리기가 어렵다. 또 유스팀은 결정한다고 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 투자도 이끌어내야 한다. 이런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막무가내로 규정만 도입했다가 실제 적용하지 않으면서 연맹의 권위만 떨어졌다.
유스팀 도입은 여자축구연맹의 힘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상급 기구인 대한축구협회의 노력도 필요하다. 협회는 지난 10년간 여자축구를 위해 연간 57억원 안팎을 지원했다고 하지만, 이 가운데는 각급 여자축구대표팀 예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정부 보조금을 여자축구연맹에 전달하는 성격이어서, 풀뿌리 강화를 위한 장기투자는 없다고 봐야 한다. 2019년부터 신세계 이마트가 5년간 지원한 여자축구 발전기금 100억원도 저변 확대를 위한 투자 대신 평가전 등 겉보기에 그럴듯한 행사 중심으로 지출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025년 4선에 성공하면서 여자대표팀의 세계 10위권 진입, 프로와 아마추어가 참여하는 여자 FA컵 개최, 체육중·고교에 축구부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축구협회에 여자축구 전담 부서(팀)도 처음 만들었다. 하지만 여자축구의 토대를 혁신할 수 있는 과감한 투자 결정은 하지 못하고 있다.
⑧문제는 말해야 한다
이렇게 문제가 곪아가는 동안 WK리그 당사자인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2023년부터 2년 동안 영국 2부리그인 버밍엄 시티에서 뛰고 온 인천 현대제철의 최유리 선수는 “저희가 존중받지 못한 일들에 대해서 잘못됐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WK리그의 관행에 최초로 균열을 냈던 선수다. 그때까지만 해도 상무(현 문경상무)도 드래프트에 참여해 선수를 지명했다. 상무는 다른 팀과 달리 입단이 곧 입대다. 계약도 7년 동안 묶여야 하고, 외모를 꾸미는 것도 제한된다. 물론 이런 조건을 원하는 선수도 있지만, 문제는 선수에게 선택권이 없었다는 점이다. 최유리는 WK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상무의 지명을 거부했다. 여파는 컸다. 이후 상무는 드래프트 지명을 하지 않고 선수가 직접 입단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때는 운이 나쁘다고만 생각했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나 애초에 잘못된 구조라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냥 너무 가고 싶지 않았어요. 어려서 그런지 뒤는 안 보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냥 안 간다고 했어요. 축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어요.” 최유리가 말했다.
최유리가 축구를 그만두지 않더라도 부조리를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건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영국에 갔을 때다. “영국에선 선수들이 불편함을 겪는 일에 대해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내더라고요. 축구 경기 외에도 존중받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걸 보면서 많이 영향받았어요. 이런 식으로도 소통이 가능하구나. 한국에선 ‘이런 걸 우리가 물어봐도 돼?’라는 생각이 늘 있었거든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문제 제기가 어렵다. 창녕에서 만난 안태화 감독은 창녕WFC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 뒤 이렇게 말했다. “기사를 너무 힘들다고 쓰진 말아주세요. 좋은 이야기만 써주세요. 선수들은 또 상처받아요. 불평불만을 얘기해서 흠집 내기보다 어떻게든 이 팀이 유지돼 아이들이 더 축구를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이야기만 써달라는 안 감독의 말을 굳이 옮긴 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를 이야기하면 큰일이 닥칠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한 소수의 사람이 문제다. 여자축구계는 오랫동안 문제를 덮고 쉬쉬해왔다. 위기가 찾아온 것을 모르는 것이 진짜 위기라고 한다. 그것보다 더 큰 위기는 알면서도 모른 척 덮는 것이다. 선수를, 팀을, 여자축구를 위해선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게 여자축구가 변화할 출발점이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김창금 한겨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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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때 창녕WFC에 지명되면 우는 선수가 많아요. 지금 환경이 그래요. 얼마나 서글퍼요.”
한 여자축구 지도자의 말이다. 더블유케이(WK)리그는 프로가 아닌 실업리그지만, 국내 여자축구계에선 최상위 리그다. 전문선수 1500여 명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목표로 하는 8개팀 중 한 곳에 지명됐는데, 그 선수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이 장면은 WK리그가 지닌 문제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겨레21은 WK리그를 경험했거나 현재 뛰고 있는 선수 및 감독 18명을 만나 이야기 94년생 를 듣고, 한국여자축구연맹으로부터 WK리그 출범 이후 기록된 통계 자료를 받아 WK리그의 겉과 속을 들여다봤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국내 여자축구 최정상 리그의 속은 천천히 곪아가고 있었다.
①매년 ‘해체 위기’ WK리그의 현실
WK리그는 2009년 6개팀이 참여해 출범했다. 이후 2011년 8개팀으로 늘었다가 201 무료개인신용조회 3년 충남 일화 천마가 없어지면서 7개팀으로 줄었다. 지금처럼 8개팀을 유지한 것은 2017년부터다. 그해 말 이천 대교가 없어지면서 다시 7개팀으로 줄어들 위기에 처했지만, 창녕WFC가 만들어지면서 8개팀을 유지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창녕WFC는 2018년 창단했다. 해체된 이천 대교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예금은행 초대 감독이 현 여자국가대표팀을 맡고 있는 신상우 감독이다. 창녕WFC는 여자축구연맹이 운영한다.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남 창녕군의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현재 창녕군에서 5억8800만원, 문체부에서 11억원 등 매년 총 16억8800만원이 투입된다. 초기엔 경상남도체육회 등도 어느 정도 지원했지만 곧 끊겼다. WK리그에서 가장 예산이 많은 팀에 견줘 3 신체특이사항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예산으로는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기도 어렵고, 이적 시장에서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도 어렵다. 유일한 방법은 드래프트에서 좋은 신인을 뽑는 것이다.
2025년 7월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WK리그 서울시청(검은 개인파산면책자 색 유니폼)과 인천 현대제철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창녕WFC는 지난 7년 동안 8개팀 중 5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대부분 7위나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명당한 선수들이 눈물을 흘린 건 팀 성적이 나쁘기 때문은 아니다. 선수단은 창녕스포츠파크 인근의 모텔에서 장기 투숙하며 지내야 하고, 경기장 상황도 여의치 않다. 다른 팀과 달리 계약도 11개월 단위로 쪼개서 한다. 가장 큰 걱정은 해체에 대한 두려움이다.
창녕WFC의 위기는 2025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문체부는 2025년을 마지막으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애초 일시적으로 지원한 뒤 장기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도록 여자축구연맹과 논의했기 때문에 더는 지원할 수 없다는 논리다. 여자축구연맹에선 창녕군이 아닌 다른 지자체를 찾아 문체부 지원을 추가로 받고 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안태화 창녕WFC 감독은 팀이 유지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경험 없고 어린 선수가 팀에 많아요. 예산이나 지원 자체가 다른 팀이랑은 많이 다르잖아요. 어린 선수 위주로 기회를 주려고 해요. 그래서 다른 팀이 한두 명씩 뽑을 때 저희는 오히려 5명씩 많이 뽑아요. 여기서 육성해 더 좋은 팀에 보내는 게 목표예요.”
김성희 이결스포츠에이전시 대표가 2025년 7월24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종도=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팀이 해체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간다. 앞서 해체됐던 이천 대교와 일화 천마 때 그랬다. 이천 대교 해체 때는 바로 창녕WFC가 생기면서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했지만, 2012년 일화 천마는 그냥 공중분해됐다. 당시 일화 천마에 있던 곽미진(36)과 강가애(35·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부회장) 선수는 기사를 보고서야 해체 소식을 접했다. 두 선수는 운이 좋게 다른 팀으로 옮길 수 있었지만 “그때 운동을 그만둔 동료가 되게 많았다”고 곽미진은 회상했다.
학교 사정으로 하루아침에 팀이 없어지는 유소녀들의 문제처럼 최상위 리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 것이다.
②투자와 비전 없이 미뤄놓기만 한 15년
여자축구의 문제는 어디서 시작했을까. 2024년 12월 세상을 떠난 오규상 전 여자축구연맹 회장은 5선을 준비하던 2024년 11월 한겨레에 “(회장을) 할 사람이 없다. 나밖에 없다”고 했다. WK리그가 출범한 2009년부터 연맹 회장을 맡아 네 번을 연임한 그는 “(여자축구가) 여기까지 온 것도 감지덕지”라며 창녕WFC 창단을 업적으로 내세웠다. 이천 대교가 없어진 뒤 8개팀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업적이라는 얘기다.
8개팀 유지가 중요한 건 1개팀만 줄어도 잃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8개팀을 충족하지 못하면 여자축구는 전국체전에서 시범종목으로 등록된다. 시범종목으로 등록되면 지원금이 줄어든다. 서울시체육회 소속인 서울시청 아마조네스 같은 팀은 또다시 해체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연쇄적으로 팀이 해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창녕WFC 창단은 미봉책에 불과했다. 심지어 연맹은 2024년 말, 돌연 WK리그 운영을 포기하겠다고까지 밝혔다. 유소녀 선수들을 키워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15년 동안 WK리그를 운영해온 수장이 대안도 없이 운영 포기를 발표한 것은 무책임한 자세였다.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예산을 지원하기로 하자 연맹은 운영 포기 방침을 철회했다.
2025년 8월1~2일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 축구경기장의 실업팀 선수들. 창녕=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2025년 8월1~2일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 축구경기장의 실업팀 선수들. 창녕(경남)=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여자축구연맹의 예산은 꾸준히 줄었다. 국세청 홈택스에 공시된 공익법인 공시서류 내역에 따르면, 2017년 약 40억원이던 여자축구연맹 1년 예산은 2021년까지 30억원대 후반을 유지하다가 2022년 29억원을 기록하며 처음 20억원대로 떨어졌다. 2023년엔 27억원이다. 2024년 자료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케이(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예산이 2022년 370억원에서 2023년 434억원, 2024년 457억원으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③모든 게 축소되는 여자축구
그사이 관중은 급감했다. 2011년 3월21일, 충북 보은군 보은공설운동장에서 서울시청과 수원시설관리공단(현 수원FC 위민)의 경기가 열렸다. 바로 직전 해인 2010년 17살 이하(U17) 여자대표팀과 20살 이하(U20) 여자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각각 우승과 3위라는 성적을 낸데다 보은에서 처음으로 WK리그가 열리면서 74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보은공설운동장은 수용 규모가 6천 명 수준이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WK리그 경기는 텔레비전으로도 중계됐다.
그러나 이후 WK리그 관중은 꾸준히 줄었다. 여자축구연맹에서 받은 최근 3년간 평균 관중 수를 보면 2022년 150명, 2023년 252명, 2024년 245명, 2025년 231명(8월 기준)이었다. 동아시안컵 우승 직후인 2025년 7월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WK리그 서울시청과 인천 현대제철의 경기에는 563명이 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도 정확하진 않다. WK리그 8개 구단 가운데 티켓 판매로 관중을 세는 구단은 수원FC가 유일하다. 중계도 유튜브 중계가 전부다.
국가대표를 거쳐 2024년 은퇴한 강가애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부회장은 “물론 실력이 이전보다 더 떨어진 것도 있지만, 힘이 빠지는 건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도 그게 WK리그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2022년 아시안컵에서 사상 최초로 준우승을 했다. 이런 걸 이슈화도 하고 홍보도 해야 하는데 당시 기사만 몇 개 나오고 끝났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항상 선수들이 성적을 못 내서 발전이 없다고만 하는데, 선수들도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7월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만난 신아무개(31)씨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20년 만에 우승한 여자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처음 서울시청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이들은 보조경기장 바로 옆 풋살장에서 풋살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도 이곳에서 WK리그 경기가 열리는 줄 몰랐다. “남자축구는 엄청 홍보가 잘되는데, 여자축구는 뭔가 홍보나 정보 공유가 많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신씨가 말했다.
“이번 동아시안컵도 남자팀과 같이 하는 대회인데 여자축구는 티브이(TV) 중계를 하지 않더라고요. 솔직히 ‘현타’가 왔어요. 저는 당연히 해주는 줄 알았는데 가족이 어디서 중계하냐고 계속 물어보길래 찾아보니 안 하더라고요. 옛날에 저 어릴 때는 WK리그도 TV 중계를 해줬는데, 어느 순간부터 안 하잖아요. 이런 거 보면 홍보나 마케팅 측면에서 참 아쉬워요.” 수원FC 위민 선수 송재은의 말이다.
2024년까지만 해도 여자축구연맹 누리집에서 WK리그 일정조차 찾기 어려웠다. 2025년부터는 일정과 경기 결과를 올려놓지만,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검색되는 남자축구를 생각하면 접근성이 좋은 건 아니다. 그래서 팬들이나 선수가 직접 나서야 했다. 강가애 부회장은 “경기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2024년엔 에스엔에스(SNS)에 항상 중계 링크를 올리고 경기에 나갔다”며 “어쨌든 조금이라도 노출돼야 많은 분이 보고 관심 갖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다 끊겨 있다”고 말했다.
2025년 7월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WK리그 서울시청(검은색 유니폼)과 인천 현대제철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경기 진행 시간도 문제다. 주로 월요일이나 목요일 저녁 7시에 한다. 간혹 주말 경기도 있지만 1년 중 손에 꼽는다. 선수들도 “도대체 왜 주말에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말한다. 권예은 해설위원은 “몇 년 전, 오후 4시에 경기하는 팀 중 한 곳으로부터 (구단에서) 일하는 분들이 오후 6시에 퇴근해야 해서 오후 4시 경기를 한다고 들었다”며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④직장인 월급 두 배 오를 동안 선수들 연봉은 고정
WK리그에서는 드래프트 순위별로 연봉이 정해져 있다. 1순위 3천만원, 2순위 2700만원, 3순위 2400만원, 4순위 이하 2천만원이다. 2009년 WK리그 출범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나마 5순위 이하가 1500만원이었던 것이 2천만원으로 오른 게 전부다. 2009년 직장인 평균 연봉은 2530만원이었고, 2024년 12월 국세청이 발표한 2023년 직장인 평균 연봉은 4300만원이다. 직장인 평균 연봉이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동안 WK리그 선수들 연봉은 바뀌지 않은 것이다.
WK리그에선 4순위까지 3년 단위로, 5순위부터는 1년 단위로 계약한다. 2025 드래프트에서 5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 ㄱ씨의 월급은 식비까지 더해 약 16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기 수당이나 승리 수당이 더해지면 조금 금액이 올라간다. 그래도 월에 받는 금액이 200만원이 채 안 된다. 2025년 기준 하루 8시간, 주 5일 최저시급을 받는 노동자의 월급이 약 209만원이다.
WK리그를 거쳐 캐나다 오타와 래피드FC에서 뛰고 있는 이민아 선수는 “내가 어릴 때 받던 연봉은 그렇게 낮은 금액이 아니었다”며 “세월이 흐르면서 돈 가치가 변화한 만큼 연봉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은 선수도 “다른 사람들 월급은 다 오르는데 드래프트 순위에 따른 금액은 10년 넘게 같다. 너무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지어 드래프트 1순위 선수는 연봉 3천만원으로 시작한 뒤 아무리 잘해도 명목상 연봉 상한선인 5천만원 이상을 받을 수 없다. 여자 프로농구나 프로배구에서 수억원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견주면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일부 팀에서는 비밀 계약서를 쓰고 더 챙겨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선의가 있는 일부 구단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다. WK리그 출신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강나루 이사는 “나도 딸을 낳았지만, 현재 같은 상황이라면 축구를 시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⑤외형은 프로, 속은 실업
“프로가 아니라니요?”
2025년 8월1일 경남 창녕에서 만난 수원FC 위민 소속 니시카와 아야카와 오쿠쓰 레나가 되물었다. ‘한국의 WK리그는 프로가 아닌데, 프로리그가 있는 일본과 어떻게 다른지’를 물어본 것에 대한 역질문이었다. 이들은 WK리그가 당연히 프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그럴까? WK리그는 프로 같지만, 프로는 아닌 실업리그다. 그렇지만 축구를 하면서 다른 일을 병행하는 전통적인 실업팀과는 또 다르다. WK리그 선수들은 돈을 받고 축구에만 전념한다.
최유리 인천 현대제철 선수가 2025년 7월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한겨레2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일본은 2021년 한국보다 한발 먼저 여자축구 프로리그를 도입했지만, 그 안에서도 모든 선수와 프로계약을 하지 않는다. 일부 선수는 아마추어 계약을 하고 오전엔 훈련을, 오후엔 다른 일을 한다. 축구만이 아닌 사회인으로서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한편, 일과 훈련을 병행하는 기간 선수의 태도를 보려는 의도도 있다.
한국의 여자축구는 실업리그로 출발해 여전히 프로에 도달하지 못했다. 참여하는 팀들은 독립구단 형태도 아니고, 남자팀과 함께 운영되는 수원FC 위민 등을 빼면 구단 프런트 직원도 없고, 유스팀을 보유한 구단조차 아예 없다. 그러나 일단 리그에 입성하면 축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일본에서 건너온 선수들이 WK리그를 ‘프로’라고 오해하는 지점도 여기서 생겼다. 내부는 아직 프로로 가려면 한참 멀었는데 외부 조건만 프로처럼 운영되는 셈이다. 그리고 여기서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
김성희 이결스포츠에이전시 대표는 냉정하게 기업의 입장에서 투자 가치가 없는 구조라고 말한다. “일본만 해도 축구선수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건 1군만 가능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개념이 없어요.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무조건 직업 축구선수가 되죠. 먹여주고 재워주고 월급 주는데 홍보 효과는 없어요. 구단 운영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요. 투자 가치가 없죠.”
인천 현대제철 등 WK리그에서 9년간 선수생활을 한 뒤 2021년 은퇴한 김담비(34)는 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마인드부터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저조차 그랬으니까요. 일단 안주하는 게 커요. 실업팀까지는 열심히 해도 편한 거를 딱 찾는 순간 다 놔버리는 거예요. 어쨌거나 실업팀까지 저희가 문을 하나씩 넘어가면서 도착했잖아요. 사실 그때부터 시작인데 환경이 좋다보니 노는 친구가 많은 것 같아요.”
⑥폐쇄적 운영이 낳은 안일함
외부의 관심은 적고, 내적으로는 경쟁이 부족한 폐쇄적 구조는 안일함을 낳았다. WK리그는 승강제가 없는 단일 리그다. 꼴찌를 기록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리그 순위가 낮아도 감독이나 선수들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언론도 큰 관심이 없다. 리그 안에는 한동안 명확한 강팀과 약팀이 존재했다. 인천 현대제철은 무려 11년 연속 우승했다.
“K리그처럼 성적을 못 낸다고 감독이 잘리고 이런 게 없어요. 이런 압박이 없으니까 다 같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성적이 안 좋아도 1년 내내 체제가 유지되니까 급할 것도 없고, 그냥 적당히 하자는 느낌이었어요.” 김담비가 말했다.
성적을 고민하는 팀이라면 늘 팀 리빌딩과 세대교체를 고민한다. 그런데 WK리그에선 새로운 선수를 기용하기보다 익숙하고 경험이 많은 선수를 선호한다. 선수 출신인 김성희 대표는 “아직도 감독에게 살갑게 하는 선수가 뛴다”고 말했다. “20대 초반 팀에 있을 때 10살 차이 나는 언니들이랑 운동을 했어요. 축구를 그만두고 나가야 하는데 계속 뛰는 거예요. 감독하고 오래됐다는 이유로.”
실제 WK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009년 리그 출범 이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여자축구연맹에 따르면 2009년 23.3세였던 WK리그 등록선수 평균 연령은 꾸준히 늘어 2025년 26.5세로 집계됐다.
5년 동안 WK리그에서 뛰었던 오다혜(32)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감독이 나이 많은 언니들을 선호했어요. 제가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팀에 들어갔거든요. 1년차에는 잘 뛰었는데 2~3년차에는 경기를 못 뛰었어요.” 3년을 마치고 다른 팀에 보내달라고 했을 때,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다른 팀에 가서 우리한테 위협적인 선수가 되면 내 손해 아니냐.” 고민 끝에 팀에 남았지만, 오다혜는 결국 5년 계약이 끝나자마자 축구를 그만뒀다. “은퇴할 때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나는 다혜랑 너무 안 맞았어.’ 정말 안 맞아서 선수 발목을 묶었던 걸까요?”
WK리그의 한 감독은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소연 등 ‘황금세대’로 불리는 선수들이 몸 관리도 잘하고 해서 ‘그래도 (경험 있는 선수들이) 낫지 않겠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나이 든 선수들이 많이 뛰다보니 젊은 선수들한테 기회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경기력도 저조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⑦3년 내 유스팀 필요한데, 어떻게 마련?
지금껏 외관만 ‘프로’처럼 보이는 실업리그를 운영해왔지만 이젠 더는 그럴 수 없다. 2024년 시작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참가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AFC에서 인정하는 클럽 라이선스는 △유소녀팀 및 육성프로그램 운영 △구단 사무국 운영 △국제기준 충족 홈경기장 확보 등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게 유소녀팀 운영이다.
2024년 여자축구연맹은 WK리그 구단의 여자 유소년 클럽(U8이나 U10) 육성을 의무화했고, 운영 계획안을 제출하지 않는 구단은 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일부 팀은 계획을 제출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리그는 그냥 진행됐다. 애초 모든 구단의 유스팀 운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였음을 그대로 인정해버린 것이다.
2025년 8월1~2일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 축구경기장의 실업팀 선수들. 창녕(경남)=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단적으로 서울시청의 경우 축구 독립구단이 아니고 서울시체육회 소속으로 입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유스팀을 꾸리기가 어렵다. 또 유스팀은 결정한다고 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 투자도 이끌어내야 한다. 이런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막무가내로 규정만 도입했다가 실제 적용하지 않으면서 연맹의 권위만 떨어졌다.
유스팀 도입은 여자축구연맹의 힘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상급 기구인 대한축구협회의 노력도 필요하다. 협회는 지난 10년간 여자축구를 위해 연간 57억원 안팎을 지원했다고 하지만, 이 가운데는 각급 여자축구대표팀 예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정부 보조금을 여자축구연맹에 전달하는 성격이어서, 풀뿌리 강화를 위한 장기투자는 없다고 봐야 한다. 2019년부터 신세계 이마트가 5년간 지원한 여자축구 발전기금 100억원도 저변 확대를 위한 투자 대신 평가전 등 겉보기에 그럴듯한 행사 중심으로 지출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025년 4선에 성공하면서 여자대표팀의 세계 10위권 진입, 프로와 아마추어가 참여하는 여자 FA컵 개최, 체육중·고교에 축구부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축구협회에 여자축구 전담 부서(팀)도 처음 만들었다. 하지만 여자축구의 토대를 혁신할 수 있는 과감한 투자 결정은 하지 못하고 있다.
⑧문제는 말해야 한다
이렇게 문제가 곪아가는 동안 WK리그 당사자인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2023년부터 2년 동안 영국 2부리그인 버밍엄 시티에서 뛰고 온 인천 현대제철의 최유리 선수는 “저희가 존중받지 못한 일들에 대해서 잘못됐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WK리그의 관행에 최초로 균열을 냈던 선수다. 그때까지만 해도 상무(현 문경상무)도 드래프트에 참여해 선수를 지명했다. 상무는 다른 팀과 달리 입단이 곧 입대다. 계약도 7년 동안 묶여야 하고, 외모를 꾸미는 것도 제한된다. 물론 이런 조건을 원하는 선수도 있지만, 문제는 선수에게 선택권이 없었다는 점이다. 최유리는 WK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상무의 지명을 거부했다. 여파는 컸다. 이후 상무는 드래프트 지명을 하지 않고 선수가 직접 입단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때는 운이 나쁘다고만 생각했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나 애초에 잘못된 구조라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냥 너무 가고 싶지 않았어요. 어려서 그런지 뒤는 안 보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냥 안 간다고 했어요. 축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어요.” 최유리가 말했다.
최유리가 축구를 그만두지 않더라도 부조리를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건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영국에 갔을 때다. “영국에선 선수들이 불편함을 겪는 일에 대해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내더라고요. 축구 경기 외에도 존중받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걸 보면서 많이 영향받았어요. 이런 식으로도 소통이 가능하구나. 한국에선 ‘이런 걸 우리가 물어봐도 돼?’라는 생각이 늘 있었거든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문제 제기가 어렵다. 창녕에서 만난 안태화 감독은 창녕WFC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 뒤 이렇게 말했다. “기사를 너무 힘들다고 쓰진 말아주세요. 좋은 이야기만 써주세요. 선수들은 또 상처받아요. 불평불만을 얘기해서 흠집 내기보다 어떻게든 이 팀이 유지돼 아이들이 더 축구를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이야기만 써달라는 안 감독의 말을 굳이 옮긴 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를 이야기하면 큰일이 닥칠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한 소수의 사람이 문제다. 여자축구계는 오랫동안 문제를 덮고 쉬쉬해왔다. 위기가 찾아온 것을 모르는 것이 진짜 위기라고 한다. 그것보다 더 큰 위기는 알면서도 모른 척 덮는 것이다. 선수를, 팀을, 여자축구를 위해선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게 여자축구가 변화할 출발점이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김창금 한겨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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