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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타닥타닥, 호로록호로록, 꿀꺽꿀꺽”

눈을 감으면 소리가 세상을 지배합니다. 소리만 들어도 해당 소리와 연관된 장면이 떠오릅니다. 예전에 봤거나 만져봤거나 먹어봤거나 맡아봤던 경험 때문이죠.
인간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으로 구성된 오감(五感)으로 세상과 사물을 판단합니다. 이 중 청각은 오감 중 가장 일찍 발달하는 감각이하고 합니다.
태아는 20주가 되면 고막을 가지고 32주가 되면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늦게까코스피매매
지 남아 있는 감각도 청각입니다.
청각은 시각, 촉각, 후각보다 사람 간 전달이나 전파가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소리’라는 매개체 덕분이죠.
먹방(먹는 방송)이나 광고에서 자율 감각 쾌락 반응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을 활용하는 것도 청각이 지닌 우수한 전파력 때양음선생주식사이트
문입니다.



오감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청각 [사진출처=연합뉴스]



소리는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되는 데도 기여했습니다. 인류는 언어를 가지게 된 이후 먹고살기 위해 소리로 의사소통했습니다.코스닥상장기업리스트


더 나아가 함께 웃고 즐기며 결속력을 다져왔습니다. 소리를 활용한 음악은 교육, 종교의식, 축제, 전쟁에서 빠질 수 없는 도구가 됐고 인류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청각은 요즘 산업계가 가장 공들이는 감각입니다. 효과가 빠른 ‘시각’에 초점을 맞췄던 마케팅만으로는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웠기 때문이온라인 릴게임 사이트
죠. 이에 시각의 조력 감각이자 대체 감각인 청각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해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비슷한 성능과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을 갖추게 돼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며 청각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자동차 청각고평가주식
마케팅 핵심은 ‘귀르가즘’





자동차 실내는 난반사가 많아 제대로 된 소리가 왜곡되는 악조건을 가지고 있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자동차 회사들은 ASMR을 위해 ‘좋은 소리’는 살리고 ‘나쁜 소음’은 죽이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음악’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곧바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카 오디오 시스템은 홈 오디오 시스템보다 설계하기 어려워서죠. 집과 달리 온도 변화가 큰 데다 진동과 외부 소음이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소리가 좁은 자동차 내부에서 난반사되는 데다 스피커를 움직일 수 있는 홈 오디오 시스템과 달리 스피커를 고정된 상태로 놔둬야 한다는 것도 좋은 음질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됩니다.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인 오디오 회사들과 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렉서스와 마크 레빈슨이 함께 개발한 사운드 시스템은 뛰어난 완성도로 주목받았습니다. 또 단지 생생한 음질을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력 소모와 열 발생은 물론 시스템 무게까지 줄였습니다.
렉서스와 마크 레빈슨의 협업이 성공하면서 자동차 회사와 오디오 회사의 협력은 가속화했고 카 오디오 시스템 시장도 급성장했습니다.



렉서스와 마크 레빈슨이 함께 개발한 사운드 시스템 [사진제공=토요타]



현재 카오디오 업계 거인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HARMAN) 인터내셔널입니다. 하만 산하 카오디오 브랜드에는 하만카돈, 뱅앤올룹슨, 바우어스앤윌킨스(B&W), 렉시콘, 인피니티, 레벨, AKG, JBL 등이 있습니다.

하만 카오디오 대표주자는 하만카돈입니다. 1992년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를 시작으로 BMW, 벤츠, 알파로메오, 마세라티, 볼보, MINI, 폴스타, 폭스바겐, 현대차, 기아 등에 채택됐습니다.
수준 높은 사운드, 우아한 디자인, 사용자에 대한 배려 등으로 운전자와 브랜드를 사로잡은 덕분입니다.
아이코닉한 하만카돈의 사운드스틱(SOUNDSTICKS)은 뉴욕현대미술관(MoMA, Museum of Modern Art)의 영구 컬렉션으로 선정되기도 했죠.



볼보 ES90에 장착된 바우어 앤 윌킨스 시스템 [사진제공=볼보]



하만은 제네시스와 손잡고 ‘귀르가즘 끝판왕’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덴마크 왕실과 정부가 해외 국빈에게 선물하는 명품으로 유명한 ‘뱅앤올룹슨’의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습니다.

제네시스 G90에 적용된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버추얼 베뉴 라이브(Virtual Venues Live)입니다.
버추얼 베뉴는 유명 공연장·장소의 음장 특성을 섬세하고 정확하게 측정한 뒤 알고리즘을 통해 차량 내에서 재현하는 기술이죠.
실시간으로 차량 내 음향 신호를 분석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음악뿐 아니라 탑승자들의 목소리와 박수 소리도 실제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 같은 최적의 음장(音場·Sound Field) 효과를 적용한 사운드를 구현합니다.
G90에는 뱅앤올룹슨 레퍼런스 사운드 청취 공간을 가상으로 재현한 ‘뱅앤올룹슨 홈’과 전 세계 음악 공연장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보스턴 심포니 홀’,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음악 공연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이 적용됐습니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에드 시런, 마돈나, 해리 스타일스, 테일러 스위프트는 물론 BTS도 공연을 펼친 곳이죠.
제네시스와 뱅앤올룹슨의 음향 엔지니어는 웸블리 특유의 사운드 시그니처를 포착해 버추얼 베뉴 라이브 기술로 G90의 실내 공간에 재현했습니다.



현대차 넥쏘에 적용된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사진제공=하만]



하만은 세계 최초로 차량의 노면소음을 능동적으로 제거하는 기술과 전기차 전용 가상 엔진 사운드를 개발한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사운드개발팀과 손잡고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Audio by Bang & Olufsen)’도 선보였습니다.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의 백미는 ‘시네마 모드’입니다. 콘서트홀이나 영화관에 가지 않고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해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젊은 세대를 위해 특화된 사운드 기술이죠.
수소전기차인 신형 넥쏘에서 시네마 모드를 잠시 체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 ‘탑건:매버릭’에서 F/A-18 슈퍼호넷으로 핵 시설을 폭파시킨 뒤 날아오는 미사일을 상대하는 장면이죠.
미사일이 날아가는 방향을 따라 박진감 넘치는 소리가 함께 움직였죠. 슈퍼 호넷이 파괴될 때는 폭음과 함께 파동이 공간을 장악하며 온몸에 진동을 전달했습니다. 과장을 좀 더 보태면 4D 영화관 뺨쳤습니다.


소음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냐





ANC 개념도 [사진출처=매경DB]



자동차 회사들은 좋은 소리를 위해 나쁜 소음도 없애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카 오디오 시스템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차체 소음이 크다면 소용없습니다. 정숙해야 카 오디오 시스템도 빛납니다.

‘정숙성의 대명사’ 렉서스는 플래그십 모델 LS 시리즈를 설계할 때 실내 탑재된 각종 모터의 소음을 줄였습니다.
현재 주행 소음을 없애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적극 채택하고 있는 노면소음 저감기술은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ctive Noise Control·ANC)입니다.
ANC는 차량 내 감지 센서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과 흡·배기음의 주파수, 크기, 음질을 분석한 뒤 스피커에서 역파장 성질을 지닌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상쇄시킵니다.
ANC는 운전할 때 타이어가 도로에 닿아 발생하는 노면 소음이나 차체와 부딪치는 바람 때문에 생기는 풍절음 등 소음을 대폭 줄여 정숙성을 높여주죠.
운전자 졸음을 유발하는 저주파 소음을 제거해 운전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ANC는 노이즈 캔슬레이션-능동형 노면 소음 제어기술인 ANC-R(Active Noise Control-Road)로 진화했습니다.
현대차와 하만이 소음 제어 솔루션 할로소닉(HALOsonic) 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ANC-R은 차량 내로 들어오는 원하지 않는 도로 소음을 제거합니다.



폭스바겐 ID.7에 적용된 하만카돈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소음 절감에 적극 나섰던 자동차 회사들은 소음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고성능을 추구하는 자동차는 나쁜 소음을 오히려 더 살리기 위해 애씁니다. 소음이 엔진회전수(RPM)보다 심장박동수(BPM)를 더 뛰게 만들기 때문이죠.
페라리, BMW, 벤츠, 마세라티 등은 고성능 모델에 운전자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 역동적인 엔진 배기음을 개발했습니다.
핵심은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Active Sound Design·ASD)입니다. ASD는 차량의 주행감성을 높이기 위해 각각의 주행모드 특성에 따라 가속페달을 밟을 때 엔진음을 조율해 들려줍니다.
마세라티는 액티브 사운드를 통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예술적인 배기음을 만들어냈습니다.
마세라티는 피아니스트, 작곡가, 튜닝 전문가 등과 함께 엔진 사운드를 튜닝한 것은 물론 엔진회전 영역마다 악보를 그려 테스트하기도 했죠. ‘테너의 거장’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마세라티 엔진 사운드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아이오닉5 N 가상 사운드 [사진제공=현대차]



BMW도 차량 음향시스템을 통해 주행감각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주는 가상 엔진음 ‘BMW 아이코닉 사운드 스포츠(BMW Iconic Sounds Sport)’를 개발했죠.

스포츠 모드에서는 다이내믹한 감성을 불어넣는 엔진음, 컴포트 모드에서는 절제됐지만 스포티한 감각을 지닌 엔진음을 냅니다. 안락함을 원할 때 선택하는 에코 프로 모드에서는 가상 사운드를 소거합니다.
현대·기아차도 소리·소음에 공들이고 있습니다. 사운드 디자인 리서치랩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자동차에 어울리는 소리를 만들었죠.
제네시스 GV80은 엔진음을 차량 내 스피커로 재생해 운전자에게 주행의 즐거움을 주는 하만의 ASD를 적용했습니다.
‘전기차 전용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 Electric Active Sound Design)’은 외장 앰프로 수신되는 주행 정보를 이용, 가상의 엔진음을 차량 내의 스피커를 통해 재생해 운전자에게 주행의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현재 단순한 이동수단에 머물렀던 자동차는 음향·영상 기술 발전에 힘입어 ‘달리는 콘서트홀·영화관’으로 진화중입니다.


※사족(蛇足)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사진제공=기아]



자동차와 오디오. 남자를 망치는 ‘가산 탕진 2대 취미’라고 부릅니다.

제품 자체도 비싸지만 제대로 즐기기 위해 사양을 추가하고 튜닝하면 천만원 단위를 넘어 ‘억’ 소리가 날 정도로 돈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죠.
남편이 자동차와 오디오 2대 취미에 푹 빠지지 않도록 밥 싸들고 다니며 말려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동병상련. 남자를 망치는 주범이라 욕먹던 자동차와 오디오가 한 몸이 됐죠. 따로 홈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알뜰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산 탕진’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롯이 혼자 있고 싶을 때 ‘건전한 일탈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힐링 공간이죠.
그러니, 혹시라도 밤마다 남편이 주차장에 ‘몰래’ 간다면 모른 척 눈감아주시기 바랍니다.
세상만사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새로운 활력을 충전하고 올테니까요. 물론 아내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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