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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내 부동산자산운용 업계 1위인 이지스자산운용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한화생명과 대신증권이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로 한화생명, 대신증권, 다우키움그룹(지주회사 다우데이타), 싱가포르계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 꼽혔다.
다만 다우키움그룹은 최근 마스턴투자운용 대주주와 면담을 진행했으며, 캐피탈랜드는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할 경우 한국 비중이 크게 증가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 대신증권이 더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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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사진=이지스자산운용)



◇ 인수 후보, 한화생명·대신증권 등 4곳 ‘물망’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이지스 차량유지비비교 자산운용 지분 매각 관련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모건스탠리가 요청하는 투자안내서(IM) 등 자료를 보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손화자 씨의 지분 12.4%와 재무적투자자(FI) 지분 등을 포함한 약 70% 지분이다. 손화자 씨는 이지스자산운용을 설립한 고(故) 김대영 전 이사회 의장의 부인이 미국 모기지 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의 주요 주주 및 지분율은 △손화자(12.40%) △지에프인베스트먼트(9.90%) △대신증권(9.13%)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주택(8.59%) △현대차증권(6.59%) △한국토지신탁(5.31%) △태영건설(5.17%) △KB증권(4.13%)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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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지분율을 다 합치면 70.3%가 된다. 손 씨와 동반매도 참여권(태그얼롱)을 보유한 주요 주주는 현대차증권, 한국토지신탁, 우리은행(지분율 0.8%) 등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주요 주주이자 회사를 이끌었던 조갑주 리얼에셋 지원 대표는 이번 매각에 참여하지 않는다. 조 대표가 보유 아이폰 공인인증서 한 보통주 지분율은 1.99%다.

모건스탠리는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다음 올해 하반기 본입찰을 진행할 전망이다. 빠르면 연내 거래가 종결될 가능성도 있다.

키움그룹, 마스턴투자운용 최대주주와 면담

이번 인수전은 한화생명과 대신증권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로 한화생명, 대신증권, 다우키움그룹(지주회사 다우데이타), 싱가포르계 캐피탈랜드자산운용이 물망에 올랐다.

다우키움그룹은 키움그룹 계열 운용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을 강화하기 위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우데이타 종속회사는 키움증권, 키움저축은행,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키움캐피탈 등이다.

인수에 활용할 ‘실탄’인 현금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우데이타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은 3498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612억원이다.

다만 다우키움그룹은 최근 마스턴투자운용 최대주주인 김대형 고문과 면담을 진행했다.






마스턴투자운용 CI (자료=마스턴투자운용 브랜드전략팀)



마스턴투자운용은 작년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2대 주주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앞서 싱가포르 사모펀드 운용사 CCGI로부터 투자 유치를 하려 했지만, 경영권 관련 양측 입장이 엇갈려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CCGI는 경영권 확보를 원한 반면 김 전 대표는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2대 주주를 영입하는 게 목적이라서 경영권 매각 의사가 없었던 것. 이번에 이지스자산운용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하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현재 마스턴투자운용과 2대 주주 관련 논의에 가장 큰 진전을 보인 곳은 회사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일부 보통주를 보유한 사모펀드다.

이처럼 마스턴투자운용이 투자 모집을 하는 가운데 다우키움그룹이 김 고문과 면담을 한 것은, 그만큼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캐피탈랜드, 이지스 인수시 한국 비중 증가

싱가포르계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은 글로벌 부동산 자산운용사 캐피탈랜드 인베스트먼트(CLI)의 한국 지사다. 이번 인수전 관련 업무도 싱가포르에 있는 캐피탈랜드 본사에서 직접 진행하고 있다.

캐피탈랜드는 이전부터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로 인수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비중이 크게 높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CLI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45개 국가 내 1170억싱가포르달러(레버리지 기반 약정 자본을 기반으로 배포 준비가 된 자금 포함)다. 한화로는 약 125조9505억원이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 대신증권이 상대적으로 인수전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신증권은 이지스자산운용 2대 주주인 지에프인베스트먼트(9.90%)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면 종속회사인 대신증권, 대신에프앤아이(F&I), 대신저축은행, 대신자산신탁, 대신프라퍼티 등을 통해 부동산 수직 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다.

반면 한화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할 경우 자회사 한화자산운용이 부동산 운용업계 1위에 오르면서 존재감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인수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손화자 여사는 이지스자산운용 최대주주면서도 회사 경영에 일절 간섭하지 않았다”며 “새 지분을 확보할 매수자가 기존 경영진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이지스자산운용이 가진 철학이나 비전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