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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영래나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1-20 09:3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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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아이템 중 하나가 ‘뜨개’다. 출·퇴근길 지하철 또는 버스에서 한 땀 한 땀 뜨개를 하거나, 나른한 오후 조용한 카페에서 뜨개를 하는 모습이 보이면 우리는 겨울이 다가오는 것을 직감한다.
겨울의 시작은 이미 알렸으나 느지막이 뜨개를 시작한 요즘 이들은 트렌드에 맞게 유튜브에서 ‘뜨개 쉽게 배우는 법’을 검색할지도 모른다. 커머스에서 실을 구입해 유튜브로 뜨개를 배우는 이들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동네 어귀 곳곳에는 겨울이 되면 뜨개 열기로 온기가 가득하다.
동네 사랑방으로 불리는 뜨개 공방의 역할은 꽤 역사가 깊다.
지 릴게임다운로드 금처럼 택배 시스템이 안착되기 전 공방은 뜨개실을 구입하기 위해 꼭 들러야하는 곳이었고, 한타래 실을 구입할 명목으로 들른 공방은 이웃들의 안부를 체크하는 사랑방이기도, 동네 크고 작은 사건사고의 이야기가 새어나오는 이야기 방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뜨개 공방은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방문목적이 조금은 달라졌다. 릴게임 실을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뜨개 수업을 듣기 위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말이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뜨개 인구 수가 급격히 늘었다. 취미 삼아 하던 이들은 하나 둘 소일거리로 돈도 조금씩 벌기 시작했다. 수세미부터 인형, 세상에 하나뿐인 스웨터를 만드는 키트까지 판매되면서 뜨개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릴게임추천 간편하고 트렌디한 문화가 뜨개에도 스며들면서 태곳적 장인들이 고수하던 뜨개 기술의 깊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들려온다. 10여 년 전부터 일본의 전통 뜨개 기술을 국내 전파 중인 이은전 뜨개 전문가를 만나 '뜨개의 세계'를 들어봤다.
이은전 뜨개 전문가(일본수예보급 온라인야마토게임 협회 니트부문 사범)
겨울이 되니 뜨개를 하는 분들이 늘었어요. 최근에는 젊은층들의 유입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어요.“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죠. 정확히 말하면 코로나19 당시 집밖을 못 나가면서 뜨개가 10대에서 30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죠. 얼마 전엔 걸그룹 멤버 사쿠라가 뜨개를 하는 모습을 SN 게임릴사이트 S에 올리면서 팬들이 많이 따라 하기도 했다더군요.(웃음) 그래서인지 유튜브나 SNS에도 쉽고 빠르게 뜨개 하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콘텐츠가 아주 많이 올라와 있기도 해요.”
그럼 뜨개 산업도 코로나19 전후로 많이 바뀌었겠네요.“뜨개를 하는 사람들은 늘었지만 산업이 커지진 않았어요. 뜨개를 배우기 위해 공방을 찾는 분들도 있지만, 요즘엔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혼자 배우고 실도 저렴하게 구입해 혼자 뜨개하는 부류가 늘어난 거죠.”
그럼에도 뜨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산업적 측면에서 더 커질 가능성도 있겠어요.“음···그렇게도 볼 수 있지만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요. 음식을 만들 때 레시피가 있듯 뜨개에도 순서가 있어요. 그러한 과정이나 작품의 완성도를 따지지 않고 그냥 빨리 떠서 쓰거나, 팔 수 있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뜨개 산업이 성장하려면 양모 등 실을 생산·수입·유통하는 업체들이나 동네 곳곳에 있는 공방들이 활성화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중국산 저가 실이나 뜨개를 할 수 있는 패키지(도안)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들만 돈을 버는 구조예요. 사실 호황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호황이라고 볼 순 없죠.”
뜨개는 어디서 유래된 문화인가요.“뜨개는 유럽에서부터 출발해 아시아로 넘어 왔어요. 유럽 사람들의 옷을 보면 양모나 야크의 털을 추출해 만든 옷(니트·카디건)을 주로 입잖아요. 뜨개 문화가 발달하면서 고급 실이나 염색기술도 높아졌죠. 아시아에서도 뜨개의 문화적 차이나 깊이가 다 달라요. 한국은 아쉽게도 뜨개 방법이나 학문적 연구가 깊진 않아요. 반면 일본은 아주 오랜 전통문화가 자리 잡혀 있고, 뜨개 장인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죠.”
한국과 일본의 뜨개 문화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한국은 쉽고 직관적인 뜨개를 선호하고, 일본은 기본과 구조가 튼튼한 오래 남을 기술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에요. 특히 일본은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오래된 뜨개 협회가 있어요. 일반적인 통계나 데이터를 가지고 정확도를 중점으로 뜨는 ‘일본수예보급협회’와 편물을 코와 단의 비율과 각도 등 여러 도형으로 인식해 삼각형, 육각형, 마름모 등으로 뜨는 바이어스협회·코마호간협회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 세 곳은 1970년대부터 각자의 방식을 계승해나가고 있습니다. 전 참고로 일본수예보급협회 준사범이자 바이어스협회·코마호간협회의 일본현지 이수자입니다.”
일본의 뜨개 기술을 국내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시는군요.“그렇죠. 저처럼 일본에서 기술을 계승받아 국내 전파하는 분이 지방에 한 분 더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한국의 뜨개는 초보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반면, 일본의 뜨개는 초반에는 오래 걸리지만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겠군요.“그렇죠. 한국의 뜨개는 트렌드와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일본은 뜨개의 기본을 중시하고, 속도보다 작품의 완성도와 숙련을 우선하는 점도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일본의 방식이 초보자에겐 장벽이 높지만 익숙해지면 자유도가 높아진다는 것도 특징이에요.”
만드는 방식이 다르니까 당연히 기성복과는 차이가 있겠네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장단점은 무엇인가요.“기성복은 100장을 만들거나, 1만장을 만들어도 모두 똑같은 옷을 만들 수 있지만 뜨개 옷은 같은 실과 문양을 뜨더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모두 달라져요. 세상에 하나뿐인 옷이 되는 거죠. 그리고 뜨개 옷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시간이 들어가 그만큼 더 값지지 않을까요.(웃음)”
뜨개를 배우는 과정도 궁금해요. 처음엔 뭘 배워야 하나요.“큰 틀에서 보면 4단계로 나눌 수 있어요. 우선 △준비단계는 뭘 만들지를 정하고 재료를 갖추는 단계예요. 도안을 선택하면, 거기에 맞는 실과 바늘을 고릅니다. 실의 굵기도 천차만별이라 크기에 맞는 바늘을 고르는 것도 중요해요. 준비물이라면 가위, 돗바늘(마무리용), 줄자, 단수링(표시용) 등이 필요합니다. △코 잡기(시작단계)는 바늘에 실을 걸어 기초가 되는 코를 만드는 과정이에요. 실의 한쪽 끝에 고리를 만들어 바늘에 끼워 매듭을 만들고, ‘코 잡기’는 내가 원하는 가로 폭만큼 코를 만들어 주면 돼요.이후 △메인뜨기(진행단계)는 실제 편물을 올려가는 과정이에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데요. ‘겉뜨기(바늘을 뒤로 찔러 넣어 실을 끌어오는 기법/’V‘자 모양)’와 ‘안뜨기(바늘을 앞으로 찔러 넣어 실을 미는 기법/가로줄(물결)모양)’를 하면 됩니다. 가터뜨기(모든 단을 겉뜨기만 하는 방식), 메리야스 뜨기(한 단은 겉뜨기, 다음 단은 안뜨기 방식), 고무뜨기(겉뜨기와 안뜨기를 번갈아 떠서 신축성을 주는 방식) 등 뜨개 방식은 다양해요. △마무리단계는 ‘코 막음’을 통해 다 뜬 편물이 풀리지 않게 바늘에서 빼내고 정리하는 단계예요.”
보통 니트 하나를 뜨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처음 하는 분들도 3개월이면 완성해요. 전문가들은 5일 정도면 뜨죠.”
요즘엔 취미로 뜨개를 배우는 분들 중에 투잡으로 하는 분들도 늘고 있어요. 투잡 또는 창업을 하려면 자격증은 필수인가요.“협회나 공방에 따라 민간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곳도 있는데, 사실 필수는 아니에요. 어느 정도 실력만 갖춰지면 뜨개로 만든 옷이나 수세미를 파는 분들도 있고, 뜨개 도안 패키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분들도 종종 있어요. 또 공방을 차려서 뜨개를 가르치는 분들도 있고요. 딱히 갖춰야 할 조건은 없지만 이해력이 빠르고 수학적 개념이 있는 분들이 잘합니다. 뜨개 도안을 보면 건축 설계도와 비슷하거든요. 벽돌을 쌓는 것처럼 하나하나 쌓아 나가고 대칭과 비대칭의 적절한 조화도 알아야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함이 중요해요.”
종종 뜨개 패턴이나 디자인 도용 사례도 있다고 들었어요.“자신이 개발한 디자인은 특허 등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걸 도용해서 종종 문제가 발생 되곤 하죠. 예를 들어, 독특한 문양으로 수세미를 떠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럼 그 디자인을 특허를 등록해 놔요. 근데 주변에서 똑같이 만들어 판매를 해 문제가 발생한 적이 꽤 있어요. 그래서 제작해서 판매할 경우, 도안이 디자인 등록이 됐는지를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니팅 카페토요'는 이은전 대표가 운영 중인 카페 겸 뜨개 공방이다.
공방의 경우 수강료는 얼마나 되나요.“대개 월 10~15만 원 선 이예요. 제 경우엔 입문과정(6개월), 강사과정(6개월)으로 나눠져 있어요. 공방마다 완납으로 받는 경우도 있고, 저희처럼 매월 받는 곳도 있고 다양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방에서도 가르치지만 협회나 업체 등에서 요청하는 강의도 많이 다니고 있어요.”
수입이 꽤 높겠는데요.“강의뿐만 아니라 일본 뜨개 선생님들이 오시면 통역이나 뜨개 도서 번역 같은 일도 하거든요. 수입으로만 보면 대기업 부장 월급 정도 될까요.(웃음)”
창업을 한다면 비용은 어느 정도 드나요.“과거에는 공방을 오픈한다면 뜨개실을 어느 정도 구입을 해야 돼서 초기 투자비용이 꽤나 들었어요. 요즘엔 크게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요. 분야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순 있을 것 같은데, 우선 공방은 적어도 6평(약20m2)이상의 공간 정도라면 가능할 것 같아요. 예전처럼 실을 수백·수천만 원씩 구입해 비축해 두지 않아서 공간만 잘 꾸며 두면 운영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뜨개 키트를 제작해 판매할 경우, 제품 제작비용만 투자하면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니 큰 자본금 없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합니다. 요즘 인기 있는 키트는 몇 십만 개씩 팔린다고 하니 수익적인 부분에서도 괜찮죠.”
뜨개 시작은 어떤 계기로 하셨나요.“전공이 일본어였어요.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삼성전자에서 통역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죠. 일본을 자주 오갔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뜨개를 접하게 됐어요. 사실 일본사람들의 성향이 자기의 것을 쉽게 내어주질 않거든요. 특히 이런 기술들은 더 그렇죠. 8년 전쯤 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었어요. 항암치료가 워낙 독해 머리가 다 빠진 상태에서 구토제를 끼고 살았죠. 그러다 우울증이 온 거예요. 그 상황에서 매월 뜨개 수업을 받으러 일본에 갔었어요. 그런 과정을 뜨개 선생님들이 옆에서 지켜보면서 ‘대단한 열정’이라고 하시더군요. 지금 돌이켜보면 아마 그때 뜨개가 없었다면 제가 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어떻게 보면 뜨개가 그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매개체였네요.“그렇죠. 그 과정을 오롯이 지켜본 선생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게는 일본에서 평생을 뜨개 연구에 바치신 우시야마·사카모토 두 분의 선생님이 계시거든요. 이분들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제가 뜨개를 하고 있지 않았을 거예요.(웃음)”
뜨개가 손을 움직이는 작업이라 치매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뜨개질이 떴다, 풀렀다를 계속 반복하면서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계속 계산을 해야 하거든요. 손은 물론, 머리를 계속 써야하는 작업이라 치매 예방 효과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반복 작업이라 우울할 틈이 없어 우울감이 있는 분들에게도 효과만점이죠.(웃음)”
건강에도 좋은 아주 좋은 취미네요.“그럼요. 아이들 키우는 분들은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서 도전해 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취미예요.(웃음)”
가족들의 옷을 떠 줄 수도 있겠고요.“그럴 수도 있지만 전 남편이나 아이들의 옷을 만들어 주진 못해요. 아직도 일본에서 마스터 과정을 배우고 있는데 과제가 아주 많거든요. 그 옷을 뜨기에도 시간이 모자라 가족 옷은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어요.(웃음)”
미래, 이 직업 그리고 뜨개산업은 어떻게 변할까요.“뜨개 산업은 단순한 취미영역을 넘어 하나의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요.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서 기술과 지식의 가치를 존중해준다면 AI시대에 유일하게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산업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사진=이승재 기자]
겨울의 시작은 이미 알렸으나 느지막이 뜨개를 시작한 요즘 이들은 트렌드에 맞게 유튜브에서 ‘뜨개 쉽게 배우는 법’을 검색할지도 모른다. 커머스에서 실을 구입해 유튜브로 뜨개를 배우는 이들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동네 어귀 곳곳에는 겨울이 되면 뜨개 열기로 온기가 가득하다.
동네 사랑방으로 불리는 뜨개 공방의 역할은 꽤 역사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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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도 뜨개 공방은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방문목적이 조금은 달라졌다. 릴게임 실을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뜨개 수업을 듣기 위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말이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뜨개 인구 수가 급격히 늘었다. 취미 삼아 하던 이들은 하나 둘 소일거리로 돈도 조금씩 벌기 시작했다. 수세미부터 인형, 세상에 하나뿐인 스웨터를 만드는 키트까지 판매되면서 뜨개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릴게임추천 간편하고 트렌디한 문화가 뜨개에도 스며들면서 태곳적 장인들이 고수하던 뜨개 기술의 깊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들려온다. 10여 년 전부터 일본의 전통 뜨개 기술을 국내 전파 중인 이은전 뜨개 전문가를 만나 '뜨개의 세계'를 들어봤다.
이은전 뜨개 전문가(일본수예보급 온라인야마토게임 협회 니트부문 사범)
겨울이 되니 뜨개를 하는 분들이 늘었어요. 최근에는 젊은층들의 유입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어요.“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죠. 정확히 말하면 코로나19 당시 집밖을 못 나가면서 뜨개가 10대에서 30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죠. 얼마 전엔 걸그룹 멤버 사쿠라가 뜨개를 하는 모습을 SN 게임릴사이트 S에 올리면서 팬들이 많이 따라 하기도 했다더군요.(웃음) 그래서인지 유튜브나 SNS에도 쉽고 빠르게 뜨개 하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콘텐츠가 아주 많이 올라와 있기도 해요.”
그럼 뜨개 산업도 코로나19 전후로 많이 바뀌었겠네요.“뜨개를 하는 사람들은 늘었지만 산업이 커지진 않았어요. 뜨개를 배우기 위해 공방을 찾는 분들도 있지만, 요즘엔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혼자 배우고 실도 저렴하게 구입해 혼자 뜨개하는 부류가 늘어난 거죠.”
그럼에도 뜨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산업적 측면에서 더 커질 가능성도 있겠어요.“음···그렇게도 볼 수 있지만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요. 음식을 만들 때 레시피가 있듯 뜨개에도 순서가 있어요. 그러한 과정이나 작품의 완성도를 따지지 않고 그냥 빨리 떠서 쓰거나, 팔 수 있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뜨개 산업이 성장하려면 양모 등 실을 생산·수입·유통하는 업체들이나 동네 곳곳에 있는 공방들이 활성화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중국산 저가 실이나 뜨개를 할 수 있는 패키지(도안)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들만 돈을 버는 구조예요. 사실 호황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호황이라고 볼 순 없죠.”
뜨개는 어디서 유래된 문화인가요.“뜨개는 유럽에서부터 출발해 아시아로 넘어 왔어요. 유럽 사람들의 옷을 보면 양모나 야크의 털을 추출해 만든 옷(니트·카디건)을 주로 입잖아요. 뜨개 문화가 발달하면서 고급 실이나 염색기술도 높아졌죠. 아시아에서도 뜨개의 문화적 차이나 깊이가 다 달라요. 한국은 아쉽게도 뜨개 방법이나 학문적 연구가 깊진 않아요. 반면 일본은 아주 오랜 전통문화가 자리 잡혀 있고, 뜨개 장인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죠.”
한국과 일본의 뜨개 문화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한국은 쉽고 직관적인 뜨개를 선호하고, 일본은 기본과 구조가 튼튼한 오래 남을 기술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에요. 특히 일본은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오래된 뜨개 협회가 있어요. 일반적인 통계나 데이터를 가지고 정확도를 중점으로 뜨는 ‘일본수예보급협회’와 편물을 코와 단의 비율과 각도 등 여러 도형으로 인식해 삼각형, 육각형, 마름모 등으로 뜨는 바이어스협회·코마호간협회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 세 곳은 1970년대부터 각자의 방식을 계승해나가고 있습니다. 전 참고로 일본수예보급협회 준사범이자 바이어스협회·코마호간협회의 일본현지 이수자입니다.”
일본의 뜨개 기술을 국내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시는군요.“그렇죠. 저처럼 일본에서 기술을 계승받아 국내 전파하는 분이 지방에 한 분 더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한국의 뜨개는 초보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반면, 일본의 뜨개는 초반에는 오래 걸리지만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겠군요.“그렇죠. 한국의 뜨개는 트렌드와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일본은 뜨개의 기본을 중시하고, 속도보다 작품의 완성도와 숙련을 우선하는 점도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일본의 방식이 초보자에겐 장벽이 높지만 익숙해지면 자유도가 높아진다는 것도 특징이에요.”
만드는 방식이 다르니까 당연히 기성복과는 차이가 있겠네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장단점은 무엇인가요.“기성복은 100장을 만들거나, 1만장을 만들어도 모두 똑같은 옷을 만들 수 있지만 뜨개 옷은 같은 실과 문양을 뜨더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모두 달라져요. 세상에 하나뿐인 옷이 되는 거죠. 그리고 뜨개 옷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시간이 들어가 그만큼 더 값지지 않을까요.(웃음)”
뜨개를 배우는 과정도 궁금해요. 처음엔 뭘 배워야 하나요.“큰 틀에서 보면 4단계로 나눌 수 있어요. 우선 △준비단계는 뭘 만들지를 정하고 재료를 갖추는 단계예요. 도안을 선택하면, 거기에 맞는 실과 바늘을 고릅니다. 실의 굵기도 천차만별이라 크기에 맞는 바늘을 고르는 것도 중요해요. 준비물이라면 가위, 돗바늘(마무리용), 줄자, 단수링(표시용) 등이 필요합니다. △코 잡기(시작단계)는 바늘에 실을 걸어 기초가 되는 코를 만드는 과정이에요. 실의 한쪽 끝에 고리를 만들어 바늘에 끼워 매듭을 만들고, ‘코 잡기’는 내가 원하는 가로 폭만큼 코를 만들어 주면 돼요.이후 △메인뜨기(진행단계)는 실제 편물을 올려가는 과정이에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데요. ‘겉뜨기(바늘을 뒤로 찔러 넣어 실을 끌어오는 기법/’V‘자 모양)’와 ‘안뜨기(바늘을 앞으로 찔러 넣어 실을 미는 기법/가로줄(물결)모양)’를 하면 됩니다. 가터뜨기(모든 단을 겉뜨기만 하는 방식), 메리야스 뜨기(한 단은 겉뜨기, 다음 단은 안뜨기 방식), 고무뜨기(겉뜨기와 안뜨기를 번갈아 떠서 신축성을 주는 방식) 등 뜨개 방식은 다양해요. △마무리단계는 ‘코 막음’을 통해 다 뜬 편물이 풀리지 않게 바늘에서 빼내고 정리하는 단계예요.”
보통 니트 하나를 뜨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처음 하는 분들도 3개월이면 완성해요. 전문가들은 5일 정도면 뜨죠.”
요즘엔 취미로 뜨개를 배우는 분들 중에 투잡으로 하는 분들도 늘고 있어요. 투잡 또는 창업을 하려면 자격증은 필수인가요.“협회나 공방에 따라 민간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곳도 있는데, 사실 필수는 아니에요. 어느 정도 실력만 갖춰지면 뜨개로 만든 옷이나 수세미를 파는 분들도 있고, 뜨개 도안 패키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분들도 종종 있어요. 또 공방을 차려서 뜨개를 가르치는 분들도 있고요. 딱히 갖춰야 할 조건은 없지만 이해력이 빠르고 수학적 개념이 있는 분들이 잘합니다. 뜨개 도안을 보면 건축 설계도와 비슷하거든요. 벽돌을 쌓는 것처럼 하나하나 쌓아 나가고 대칭과 비대칭의 적절한 조화도 알아야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함이 중요해요.”
종종 뜨개 패턴이나 디자인 도용 사례도 있다고 들었어요.“자신이 개발한 디자인은 특허 등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걸 도용해서 종종 문제가 발생 되곤 하죠. 예를 들어, 독특한 문양으로 수세미를 떠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럼 그 디자인을 특허를 등록해 놔요. 근데 주변에서 똑같이 만들어 판매를 해 문제가 발생한 적이 꽤 있어요. 그래서 제작해서 판매할 경우, 도안이 디자인 등록이 됐는지를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니팅 카페토요'는 이은전 대표가 운영 중인 카페 겸 뜨개 공방이다.
공방의 경우 수강료는 얼마나 되나요.“대개 월 10~15만 원 선 이예요. 제 경우엔 입문과정(6개월), 강사과정(6개월)으로 나눠져 있어요. 공방마다 완납으로 받는 경우도 있고, 저희처럼 매월 받는 곳도 있고 다양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방에서도 가르치지만 협회나 업체 등에서 요청하는 강의도 많이 다니고 있어요.”
수입이 꽤 높겠는데요.“강의뿐만 아니라 일본 뜨개 선생님들이 오시면 통역이나 뜨개 도서 번역 같은 일도 하거든요. 수입으로만 보면 대기업 부장 월급 정도 될까요.(웃음)”
창업을 한다면 비용은 어느 정도 드나요.“과거에는 공방을 오픈한다면 뜨개실을 어느 정도 구입을 해야 돼서 초기 투자비용이 꽤나 들었어요. 요즘엔 크게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요. 분야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순 있을 것 같은데, 우선 공방은 적어도 6평(약20m2)이상의 공간 정도라면 가능할 것 같아요. 예전처럼 실을 수백·수천만 원씩 구입해 비축해 두지 않아서 공간만 잘 꾸며 두면 운영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뜨개 키트를 제작해 판매할 경우, 제품 제작비용만 투자하면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니 큰 자본금 없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합니다. 요즘 인기 있는 키트는 몇 십만 개씩 팔린다고 하니 수익적인 부분에서도 괜찮죠.”
뜨개 시작은 어떤 계기로 하셨나요.“전공이 일본어였어요.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삼성전자에서 통역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죠. 일본을 자주 오갔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뜨개를 접하게 됐어요. 사실 일본사람들의 성향이 자기의 것을 쉽게 내어주질 않거든요. 특히 이런 기술들은 더 그렇죠. 8년 전쯤 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었어요. 항암치료가 워낙 독해 머리가 다 빠진 상태에서 구토제를 끼고 살았죠. 그러다 우울증이 온 거예요. 그 상황에서 매월 뜨개 수업을 받으러 일본에 갔었어요. 그런 과정을 뜨개 선생님들이 옆에서 지켜보면서 ‘대단한 열정’이라고 하시더군요. 지금 돌이켜보면 아마 그때 뜨개가 없었다면 제가 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어떻게 보면 뜨개가 그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매개체였네요.“그렇죠. 그 과정을 오롯이 지켜본 선생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게는 일본에서 평생을 뜨개 연구에 바치신 우시야마·사카모토 두 분의 선생님이 계시거든요. 이분들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제가 뜨개를 하고 있지 않았을 거예요.(웃음)”
뜨개가 손을 움직이는 작업이라 치매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뜨개질이 떴다, 풀렀다를 계속 반복하면서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계속 계산을 해야 하거든요. 손은 물론, 머리를 계속 써야하는 작업이라 치매 예방 효과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반복 작업이라 우울할 틈이 없어 우울감이 있는 분들에게도 효과만점이죠.(웃음)”
건강에도 좋은 아주 좋은 취미네요.“그럼요. 아이들 키우는 분들은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서 도전해 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취미예요.(웃음)”
가족들의 옷을 떠 줄 수도 있겠고요.“그럴 수도 있지만 전 남편이나 아이들의 옷을 만들어 주진 못해요. 아직도 일본에서 마스터 과정을 배우고 있는데 과제가 아주 많거든요. 그 옷을 뜨기에도 시간이 모자라 가족 옷은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어요.(웃음)”
미래, 이 직업 그리고 뜨개산업은 어떻게 변할까요.“뜨개 산업은 단순한 취미영역을 넘어 하나의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요.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서 기술과 지식의 가치를 존중해준다면 AI시대에 유일하게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산업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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