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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중순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선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인 ‘칸 국제영화제’가 열린다. 행사 장소인 팔레 데 페스티발 앞 계단에 레드카펫이 깔리면 한껏 치장한 배우들이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 후 멋있게 포즈를 취한다. 그간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곳의 레드카펫을 밟는 국내 감독과 배우들이 적잖았지만,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올해 칸에서 한국 영화 관계자들을 보기 힘든 건 국내 장편 영화 중 어떤 작품도 초청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식 부문에서 초청을 못 받은 건 2013년 이후 12년, 공식·비공식 부문 모두 초청되지 않은 건 1999년 이후 노동부 퇴직금 계산기 26년 만이다. 수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경쟁 부문 초청작도 사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3년째 없다. 한국 영화 최고의 황금기인 2019년 봉준호 감독이 이곳에서 ‘기생충’으로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너무나 빠른 몰락이다.
국내 영화계에선 ‘칸 영화제의 굴욕’은 사실 예견된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 청주소상공인지원센터 나 팬데믹과 함께 찾아온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공습으로 한국 영화계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해서다. 물론 이와 같은 환경적 요인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국내 영화계는 유독 쏠림현상이 심했다. 영화판에서 활동했던 많은 창작자가 OTT로 옮겨 탔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주로 생산했다. 글로벌 OTT사가 원한다면 감독판 영상 유효이자 을 붙여 영화를 4~6편의 시리즈로 만드는 등 형식도 파괴했다.
신인 감독에 대한 투자는 더욱 인색해졌다. 영화 산업에 자금 유입이 급감하면서 투자에 더욱 보수적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팬데믹 시절 개봉하지 못한 ‘창고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 일정을 확정하면서 신인 감독들의 작품은 더욱 설 곳을 잃었다. 이에 영화계는 젊은 피가 수혈되지 은행 예금금리 못해 더는 새로울 게 없는, ‘그 나물에 그 밥’이 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칸 영화제의 굴욕이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는 팬데믹 이전에 제작된 ‘창고 영화’ 덕분에 개봉 영화 수가 회복됐지만, 올해부턴 투자 감소에 따른 ‘개봉 절벽’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건물담보대출 로 매년 40편 안팎의 영화를 공급하던 국내 빅5 영화 제작사들은 올해 예년의 절반 수준인 20여 편 만을 개봉할 예정이다. 심지어 내년에는 투자·배급사마다 개봉이 확정된 작품이 한 두편 수준에 불과하다. 영화 풀 자체가 확 줄어든 것이다.
한때 침체 위기를 맞았던 일본 영화는 올해 칸 영화제에 6편이나 초청됐다. 규모가 작은 예술영화관을 통해 신인 감독들이 배출되며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자 칸에서도 일본 영화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다양성에 주목하며 여성 및 차세대 감독들을 눈여겨보는 칸 영화제의 최근 추세와도 맞닿아있다. 실제로 올해 처음 경쟁 부문에 초청된 감독 7명 모두 30~40대의 차세대 창작자들이었다. 짧은 황금기를 보낸 한국 영화계가 그나마 얻을 수 있는 뼈아픈 교훈이다.
신소연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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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연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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