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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음수호혜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1-12 04:16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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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no1reelsite.com
[비평] 정부 '지산지소', 전국 각지 송전선로 설치 및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 검토 중앙·수도권언론, '반도체 흔드는 기후부 장관' 비판…일방 송전선로 계획에 공동체 갈등 심화 부안에선 언론탄압까지…'에너지 식민지' 표현까지 등장한 비수도권 언론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릴게임바다신2 기획재정부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주장했다. 지난해 5월 전북 익산에 방문해 “송전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 전기를 생산지역과 소비지역 가격이 똑같은데 이러면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안 된다”며 전력 요금 차등화와 함께 “여기에 더해 지방으로 가는 기업에 세제 혜택도 대규모로 주면 기업들이 오지 말라고 해도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선 이후에도 지역균형발전을 주장해온 이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반도체 업계 기업인들에게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서 그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며 체리마스터모바일 인프라를 구축하고 규제를 정비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CBS 라디오 '경제연구실'에서 “용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 총량은 원전 15개, 15기가와트(GW) 수준”이라며 “경기 용인에 조성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10원야마토게임 공급이 쉽지 않아 전기가 많은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에너지 생산지인 비수도권으로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한 메시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용인에 올인 중”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19년 12월 문재인 정부 바다이야기 의 첫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으로 시작했다. 반도체 단지 조성계획으로 여러 지역이 대상에 올랐지만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려면 수도권에 들어서야 한다”며 용인으로 결정됐다. 2023년 3월 윤석열 정부는 총 614조 원 규모의 전국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502조 원(2047년까지 62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현석 송전탑반대 진안군대책위원회 집행위원 표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용인 한곳에 올인(All-in) 중”이다. 내란으로 혼란스럽던 2024년 12월26일 국토교통부는 용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계획을 승인했다. SK하이닉스(원삼)와 삼성(이동·남사) 두 곳이 용인에 단지를 건설 중이다.
▲ 지난 3일 한국일보 칼럼
김성환 장관 발언으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에 힘이 실리자 수도권 중심의 중앙언론 상당수는 크게 두 가지 프레임으로 반대하고 있다. 첫째는 현 정부가 오는 6월 지방선거용 정책으로 K-반도체를 흔들고 있다는 주장으로 조선일보의 지난달 30일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으로?… 기후장관 한마디에 업계는 전전긍긍>, 한국일보 지난 3일자 <김성환 장관이 K반도체를 흔들었다>와 같은 기사가 있다. 둘째는 여당 내 갈등(수도권 vs 호남권)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한국경제 지난 1일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 주장에…여권 내 갈등 수면 위로> 등이있다. 새만금 이전론을 '대안 없는 반대', '지역이기주의'로 정쟁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경기 지역언론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어야 한다는 논조를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 기호일보는 지난달 31일자 사설에서 김 장관 발언을 두고 “대한민국 반도체 미래를 짊어질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찬물을 끼얹는 말 한마디가 흘러나왔다”고 비판하면서 “국운이 걸린 국책사업에 재뿌리는 꼴의 이 같은 발언은 다시금 나와서는 안된다”고 했다. 용인 지역 정치인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반도체 클러스터를 용인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지난달 31일자 기호일보 사설
상당수 언론에선 김 장관이 '지산지소'를 말하며 반도체 클러스터의 비수도권 이전을 주장한 배경과 취지를 찾기 어렵다. 이미 수도권의 경우 소비전력(45기가와트)이 생산전력(35기가와트)를 초과해 비수도권에서 부족한 전력(10기가와트)을 끌어오고 있는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총 15기가와트의 전력을 추가로 필요로 한다는 데서 비현실성이 있다. 게다가 중앙언론이나 경기지역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그 이면에는 비수도권 주민들의 희생이 가려져있다. 미디어오늘은 몇 지역의 사례를 살펴봤다.
인구 적은 지역으로, 주민들 몰래 송전선로 준비하는 한전
전북 진안군을 취재하는 진안신문은 2024년 9월2일, 진안에 345kv(34만5000볼트)짜리 송전선로가 진안 지역을 지나게 될 거란 사실을 보도했다. '345kv 신정읍~신계룡'의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 진안군청을 비롯해 진안군민 대다수가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정읍에서 계룡까지 직선거리로는 진안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진안신문은 같은해 9월9일 '345kv 신임실-신계룡', '345kv 신장수-무주영동', 지난해 7월7일 '345kv 광양-신장수' 송전선로도 진안을 지나갈 거란 사실을 확인했다. 진안신문 보도로 전북 전주나 익산 등 큰 도시를 제외하고 전북 대부분 시군에 송전탑이 세워진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각 지역주민들은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해를 넘겨 투쟁하고 있다.
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쓸 전기, 구체적으로는 RE100산단을 만들기 위해 호남지역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에서 만든 전기를 용인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선로다. 류영우 진안신문 편집국장은 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진안 입장에서는 이미 수도권 전력이 과집중화돼 있는데 왜 또 34만5000볼트짜리 송전탑을 수백개씩 박아 용인까지 끌고 올라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새만금에 넓은 토지가 있으니 와서 싼 전기로 RE100을 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류 국장은 “반도체 공장은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한데 물이 부족한 용인과 달리 새만금엔 물도 풍부하다”고도 했다. 현재 전력과 물 부족 문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전문가는 찾기 힘들다.
지역사회의 큰 상처를 남긴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 역시 수도권에서 쓸 전기를 위해 비수도권 지역주민들이 희생당한, 수도권 중심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용인 국가 산단에 들어갈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위해 다시 전 국토에 송전선로를 깔겠다는 계획이다. 진안신문 2024년 9월27일자 <인구 적고, 반발 적은 지역 골랐나?> 등을 보면 한국전력은 송전선로를 빠른 직선 길이 아닌 전주나 익산 등 큰 도시를 우회해서 인구가 적은 지역으로 입지를 정하고 있는데 상당수 지역에서 주민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미리 접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차별 못지 않게 한 지역 내에서도 인구가 적은 지역 주민들만 희생되는 상황이다.
▲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사진=SK하이닉스
전기 생산은 비수도권, 전기 소비는 수도권…'식민지'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지역언론
일부 지역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제대로 된 숙의를 거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은 지난해 11월28일자 기사 <'에너지 식민지'를 거부한다>에서 광양에서 강진까지 112km 송전선로를 깔고 고흥~임실 구간 확장도 검토한다는 한전 설명회 내용을 비판했다. 해남신문은 지난해 11월3일 <철탑 지옥에 갇힐라…에너지 고속도로 폐기 요구>에서 전남 해남 지역의 송전탑반대 대책위의 주장을 전하면서 “이 대통령이 강조한 지산지소 원칙과 정반대되며 지역을 수도권의 전기식민지로 만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간함양도 지난해 11월17일 송전선로가 경남 함양을 지날 수 있다고 보도하자 함양군의회가 나서서 군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송전선로 예정지로 선정되면 잘 지내던 주민들은 갈라지게 된다. 밀양만 봐도 한전 측에 찬성한 주민들과 끝까지 송전탑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적이 된다. 보상을 받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또 싸움이 벌어지고, 여기에 공권력이 투입되거나 물리적 폭력이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는 비수도권 곳곳에서 벌어지는 정부 주도 정책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이런 일이 이미 시작됐다.
대기업 두 곳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 업체들까지 함께 용인에 거대 산단을 꾸리려면 전남 신안 해상 풍력단지와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단지로도 부족하다. 횡성희망신문 2024년 2월25일자 <500kv 송전탑 공사 착수 임박… 남은 과제는>, 원주투데이 지난해 10월20일자 <345kV 송전선로 노선 공개…“이미 정해놓고 통보” 반발> 등을 보면 강릉안인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이 평창과 원주를 거쳐 용인으로 향한다. 충북 제천, 강원 영월 등 345kv 신평창~신원주~신용인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일단 경유지 결정이 미뤄졌다.
송전선로 문제로 벌어진 언론탄압과 백지발행
언론탄압은 지역 갈등의 또 다른 현상이었다. 전북 부안을 취재하는 부안독립신문은 부안군이 송전선로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가 지자체 광고가 끊겼다. 지난해 4월 부안독립신문은 백지광고를 내면서 '언론 길들이기'라고 부안군을 비판했다. 부안독립신문은 지난 2003년 부안군수가 핵폐기장(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당시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언론이 없어서 2004년 2월에 창간한 풀뿌리 지역언론이다. 부안독립신문이 이번에도 주민들 의견 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송전시설 도입을 결정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 지난해 4월4일자 부안독립신문 1면 하단 2주차 백지광고. 부안군의 탄압에 항의하며 주민들의 응원 메시지로 광고란을 채웠다. 현재는 부안군과 해당 언론사의 관계가 어느정도 정상화됐다
김종철 부안독립신문 편집국장은 지난 5일 통화에서 “해상풍력에서 만든 전기가 육지에 도착하는 곳을 양육점이라고 하는데 당초 신정읍 변전소와 직선 거리에 있는 고창에 양육점을 설치하려고 했다”며 “고창에는 영광원전에서 올라오는 송전탑이 지나가는데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이미 있어 반대가 심한 가운데 부안군이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양육점을 받기로 해서 비판했다”고 말했다. 부안군이 광고를 이용해 언론 길들이기를 시도한 것은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수도권에 보낼 전기 생산을 위해 비수도권 지역 내에서 벌어진 갈등인 셈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 문제 수도권 대 비수도권 이슈로
새만금에 산단과 함께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용인보다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김 국장은 “경제성 등 모든 걸 따져봤을 때 새만금 말고 대안이 없다”며 “새만금은 국가 땅이고 송전탑을 설치해도 민원이 없으며 새만금호니 물도 공급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권 집중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김 국장은 “재난·전쟁이 날 수도 있는데 수도권에 다 몰아넣는 건 위험하다”며 “(대만) TSMC도 공장을 분산해서 짓지 않냐”고 말했다. 류 국장은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 사례를 취재할 예정이다. 그는 “처음엔 대기업이 들어오니 지역에서 환영했는데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면서 물이 부족해졌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민운동으로 발전했다고 한다”며 “국내 타 지역에서 송전선로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도 구해 관련 취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에 '올인'하는 사이, 비수도권 전역에서 산발적으로 꾸리던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던 20여개 지역 대책위와 100여개 시민사회·농민단체가 모여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 출범식을 열었다. '에너지 식민지'라는 표현을 쓸 만큼 소외감을 느끼던 비수도권 주민들이 이 대통령 국정 철학에 힘입어 수도권 중심 세력과 거대한 힘겨루기를 시작한 셈이다.
▲수도권 전력집중 해소와 불필요한 송전선로 건설 중단을 위한 용인 국가반도체산업단지 재검토 전국행동 참가자들과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및 전국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릴게임바다신2 기획재정부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주장했다. 지난해 5월 전북 익산에 방문해 “송전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 전기를 생산지역과 소비지역 가격이 똑같은데 이러면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안 된다”며 전력 요금 차등화와 함께 “여기에 더해 지방으로 가는 기업에 세제 혜택도 대규모로 주면 기업들이 오지 말라고 해도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선 이후에도 지역균형발전을 주장해온 이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반도체 업계 기업인들에게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서 그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며 체리마스터모바일 인프라를 구축하고 규제를 정비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CBS 라디오 '경제연구실'에서 “용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 총량은 원전 15개, 15기가와트(GW) 수준”이라며 “경기 용인에 조성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10원야마토게임 공급이 쉽지 않아 전기가 많은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에너지 생산지인 비수도권으로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한 메시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용인에 올인 중”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19년 12월 문재인 정부 바다이야기 의 첫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으로 시작했다. 반도체 단지 조성계획으로 여러 지역이 대상에 올랐지만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려면 수도권에 들어서야 한다”며 용인으로 결정됐다. 2023년 3월 윤석열 정부는 총 614조 원 규모의 전국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502조 원(2047년까지 62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현석 송전탑반대 진안군대책위원회 집행위원 표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용인 한곳에 올인(All-in) 중”이다. 내란으로 혼란스럽던 2024년 12월26일 국토교통부는 용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계획을 승인했다. SK하이닉스(원삼)와 삼성(이동·남사) 두 곳이 용인에 단지를 건설 중이다.
▲ 지난 3일 한국일보 칼럼
김성환 장관 발언으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에 힘이 실리자 수도권 중심의 중앙언론 상당수는 크게 두 가지 프레임으로 반대하고 있다. 첫째는 현 정부가 오는 6월 지방선거용 정책으로 K-반도체를 흔들고 있다는 주장으로 조선일보의 지난달 30일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으로?… 기후장관 한마디에 업계는 전전긍긍>, 한국일보 지난 3일자 <김성환 장관이 K반도체를 흔들었다>와 같은 기사가 있다. 둘째는 여당 내 갈등(수도권 vs 호남권)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한국경제 지난 1일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 주장에…여권 내 갈등 수면 위로> 등이있다. 새만금 이전론을 '대안 없는 반대', '지역이기주의'로 정쟁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경기 지역언론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어야 한다는 논조를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 기호일보는 지난달 31일자 사설에서 김 장관 발언을 두고 “대한민국 반도체 미래를 짊어질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찬물을 끼얹는 말 한마디가 흘러나왔다”고 비판하면서 “국운이 걸린 국책사업에 재뿌리는 꼴의 이 같은 발언은 다시금 나와서는 안된다”고 했다. 용인 지역 정치인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반도체 클러스터를 용인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지난달 31일자 기호일보 사설
상당수 언론에선 김 장관이 '지산지소'를 말하며 반도체 클러스터의 비수도권 이전을 주장한 배경과 취지를 찾기 어렵다. 이미 수도권의 경우 소비전력(45기가와트)이 생산전력(35기가와트)를 초과해 비수도권에서 부족한 전력(10기가와트)을 끌어오고 있는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총 15기가와트의 전력을 추가로 필요로 한다는 데서 비현실성이 있다. 게다가 중앙언론이나 경기지역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그 이면에는 비수도권 주민들의 희생이 가려져있다. 미디어오늘은 몇 지역의 사례를 살펴봤다.
인구 적은 지역으로, 주민들 몰래 송전선로 준비하는 한전
전북 진안군을 취재하는 진안신문은 2024년 9월2일, 진안에 345kv(34만5000볼트)짜리 송전선로가 진안 지역을 지나게 될 거란 사실을 보도했다. '345kv 신정읍~신계룡'의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 진안군청을 비롯해 진안군민 대다수가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정읍에서 계룡까지 직선거리로는 진안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진안신문은 같은해 9월9일 '345kv 신임실-신계룡', '345kv 신장수-무주영동', 지난해 7월7일 '345kv 광양-신장수' 송전선로도 진안을 지나갈 거란 사실을 확인했다. 진안신문 보도로 전북 전주나 익산 등 큰 도시를 제외하고 전북 대부분 시군에 송전탑이 세워진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각 지역주민들은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해를 넘겨 투쟁하고 있다.
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쓸 전기, 구체적으로는 RE100산단을 만들기 위해 호남지역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에서 만든 전기를 용인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선로다. 류영우 진안신문 편집국장은 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진안 입장에서는 이미 수도권 전력이 과집중화돼 있는데 왜 또 34만5000볼트짜리 송전탑을 수백개씩 박아 용인까지 끌고 올라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새만금에 넓은 토지가 있으니 와서 싼 전기로 RE100을 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류 국장은 “반도체 공장은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한데 물이 부족한 용인과 달리 새만금엔 물도 풍부하다”고도 했다. 현재 전력과 물 부족 문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전문가는 찾기 힘들다.
지역사회의 큰 상처를 남긴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 역시 수도권에서 쓸 전기를 위해 비수도권 지역주민들이 희생당한, 수도권 중심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용인 국가 산단에 들어갈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위해 다시 전 국토에 송전선로를 깔겠다는 계획이다. 진안신문 2024년 9월27일자 <인구 적고, 반발 적은 지역 골랐나?> 등을 보면 한국전력은 송전선로를 빠른 직선 길이 아닌 전주나 익산 등 큰 도시를 우회해서 인구가 적은 지역으로 입지를 정하고 있는데 상당수 지역에서 주민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미리 접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차별 못지 않게 한 지역 내에서도 인구가 적은 지역 주민들만 희생되는 상황이다.
▲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사진=SK하이닉스
전기 생산은 비수도권, 전기 소비는 수도권…'식민지'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지역언론
일부 지역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제대로 된 숙의를 거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은 지난해 11월28일자 기사 <'에너지 식민지'를 거부한다>에서 광양에서 강진까지 112km 송전선로를 깔고 고흥~임실 구간 확장도 검토한다는 한전 설명회 내용을 비판했다. 해남신문은 지난해 11월3일 <철탑 지옥에 갇힐라…에너지 고속도로 폐기 요구>에서 전남 해남 지역의 송전탑반대 대책위의 주장을 전하면서 “이 대통령이 강조한 지산지소 원칙과 정반대되며 지역을 수도권의 전기식민지로 만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간함양도 지난해 11월17일 송전선로가 경남 함양을 지날 수 있다고 보도하자 함양군의회가 나서서 군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송전선로 예정지로 선정되면 잘 지내던 주민들은 갈라지게 된다. 밀양만 봐도 한전 측에 찬성한 주민들과 끝까지 송전탑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적이 된다. 보상을 받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또 싸움이 벌어지고, 여기에 공권력이 투입되거나 물리적 폭력이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는 비수도권 곳곳에서 벌어지는 정부 주도 정책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이런 일이 이미 시작됐다.
대기업 두 곳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 업체들까지 함께 용인에 거대 산단을 꾸리려면 전남 신안 해상 풍력단지와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단지로도 부족하다. 횡성희망신문 2024년 2월25일자 <500kv 송전탑 공사 착수 임박… 남은 과제는>, 원주투데이 지난해 10월20일자 <345kV 송전선로 노선 공개…“이미 정해놓고 통보” 반발> 등을 보면 강릉안인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이 평창과 원주를 거쳐 용인으로 향한다. 충북 제천, 강원 영월 등 345kv 신평창~신원주~신용인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일단 경유지 결정이 미뤄졌다.
송전선로 문제로 벌어진 언론탄압과 백지발행
언론탄압은 지역 갈등의 또 다른 현상이었다. 전북 부안을 취재하는 부안독립신문은 부안군이 송전선로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가 지자체 광고가 끊겼다. 지난해 4월 부안독립신문은 백지광고를 내면서 '언론 길들이기'라고 부안군을 비판했다. 부안독립신문은 지난 2003년 부안군수가 핵폐기장(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당시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언론이 없어서 2004년 2월에 창간한 풀뿌리 지역언론이다. 부안독립신문이 이번에도 주민들 의견 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송전시설 도입을 결정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 지난해 4월4일자 부안독립신문 1면 하단 2주차 백지광고. 부안군의 탄압에 항의하며 주민들의 응원 메시지로 광고란을 채웠다. 현재는 부안군과 해당 언론사의 관계가 어느정도 정상화됐다
김종철 부안독립신문 편집국장은 지난 5일 통화에서 “해상풍력에서 만든 전기가 육지에 도착하는 곳을 양육점이라고 하는데 당초 신정읍 변전소와 직선 거리에 있는 고창에 양육점을 설치하려고 했다”며 “고창에는 영광원전에서 올라오는 송전탑이 지나가는데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이미 있어 반대가 심한 가운데 부안군이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양육점을 받기로 해서 비판했다”고 말했다. 부안군이 광고를 이용해 언론 길들이기를 시도한 것은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수도권에 보낼 전기 생산을 위해 비수도권 지역 내에서 벌어진 갈등인 셈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 문제 수도권 대 비수도권 이슈로
새만금에 산단과 함께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용인보다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김 국장은 “경제성 등 모든 걸 따져봤을 때 새만금 말고 대안이 없다”며 “새만금은 국가 땅이고 송전탑을 설치해도 민원이 없으며 새만금호니 물도 공급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권 집중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김 국장은 “재난·전쟁이 날 수도 있는데 수도권에 다 몰아넣는 건 위험하다”며 “(대만) TSMC도 공장을 분산해서 짓지 않냐”고 말했다. 류 국장은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 사례를 취재할 예정이다. 그는 “처음엔 대기업이 들어오니 지역에서 환영했는데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면서 물이 부족해졌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민운동으로 발전했다고 한다”며 “국내 타 지역에서 송전선로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도 구해 관련 취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에 '올인'하는 사이, 비수도권 전역에서 산발적으로 꾸리던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던 20여개 지역 대책위와 100여개 시민사회·농민단체가 모여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 출범식을 열었다. '에너지 식민지'라는 표현을 쓸 만큼 소외감을 느끼던 비수도권 주민들이 이 대통령 국정 철학에 힘입어 수도권 중심 세력과 거대한 힘겨루기를 시작한 셈이다.
▲수도권 전력집중 해소와 불필요한 송전선로 건설 중단을 위한 용인 국가반도체산업단지 재검토 전국행동 참가자들과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및 전국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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