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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과 동시에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의 첫 일성은 ‘국민’과 ‘성장’에 방점이 찍혔다. 이 대통령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가진 취임선서에서 10여 분간 대통령으로서 연설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취임 후 첫 연설은 앞으로 5년 동안 국정 기조와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표지석으로 인식된다.

이날 이 대통령의 연설은 A4 용지로 11장, 6000자에 달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국민’(42회)으로 연설문 제목도 ‘취임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었다. 반납기 이는 이 대통령이 정치 철학의 근간을 ‘국민’으로 설정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시절부터 집권하게 될 때 정부 이름을 ‘국민주권 정부’로 하겠다고 꾸준히 밝혀왔다. 국민의 이익과 행복을 통치의 가장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이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 20살 대출 임선서에 앞서 방문한 국립서울현충원에서도 방명록에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다음달 17일 치러지는 공식 취임 행사도 ‘취임식’이 아닌 ‘임명식’으로 명명했다. 새 대통령의 ‘취임’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대통령을 임명한 것’을 기념하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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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다음으로는 ‘성장’과 ‘경제’가 각각 21회, 12회로 많이 언급됐다. 성장과 경제 역시 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많이 언급해온 단골 소재다. 이 대통령은 성장을 통한 경제 발전을 꾸준히 주장했다. 특히 ‘성장’은 단순한 경제 수치의 확대를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기회와 과실을 나누는 절대필요 ‘공정’과 ‘지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의 과실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성장 1600-5500 과 분배는 모순관계가 아닌 보완관계”라며 기업 발전과 노동 존중은 양립할 수 있고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포용, 분배 정의는 대립하지 않고 함께 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 발전 전략을 대전환해야 한다. 균형 발전, 공정 성장 전략, 공정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수도권 집중 완화 △지역 균형 발전 △다양한 기업과 계층의 유기적 협력 △특권과 특혜가 없는 공정사회를 성장의 핵심 조건으로 내세웠다.
‘평화’ ‘민주주의’ ‘위기’는 각각 10회, 9회, 8회 거론됐다.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조치 등 녹록지 않은 국제정세와 지난해 12·3 비상계엄으로 흔들린 우리나라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고민과 걱정을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합과 민생은 5회씩, 대화와 소통은 3회씩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조기대선 국면에서 양쪽으로 쪼개진 대한민국의 힘을 한데 모으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명제로 이들 단어를 즐겨 사용해왔다. 그는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합’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정의로운 통합 정부, 유연한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실제 국정 운영의 방향으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면 국민을 편 가르는 정치세력의 한계를 지적하고,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란 없다. 이제부터 보수의 문제도 없다. 오직 국민의 문제, 대한민국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며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존과 통합의 가치 위에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되살리겠다”며 ‘소통’과 ‘대화’를 반복적으로 언급해 정치권과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민생’ 역시 연설의 중요한 축이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벼랑 끝에 몰린 민생을 되살리고, 성장을 회복해 모두가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갈 시간”이라며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 삶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이를 위해 민생을 중요한 지표로 꺼내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르면 오늘 저녁이라도 관련된 모든 부처의 책임자뿐만 아니라 실무자까지 모아 당장 할 수 있는 경제정책이 무엇인지 규모, 방식, 절차를 최대한 점검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장관 같은 인선보다) 지금 당장은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경제 회생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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