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덕 파독근로자복지재단 이사장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회 파독근로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손병덕 파독근로자복지재단 이사장. 2025. 10. 14.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돈이 있어야 개발하고 공장도 짓지 않습니까. 파독 근로자들이 보낸 외화는 당시 우리나라 총생산의 약 5%를 차지한 귀한 돈이었습니다. 이 희생과 헌신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요."
손병덕 파독근로자복지재단 이사장은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파독 근로자들이 조국 근대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토목공사원가계산 정부와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파독 광부 출신으로 25년간 독일에서 생활한 그는 재단 핵심 사업인 '파독근로자 복지센터' 건립의 어려움, 파독 세대를 둘러싼 사회적 오해와 정부의 무관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광부들은 1963년부터 1977년까지 7천936명,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1 우리은행 적금 추천 966년부터 1977년까지 1만1천57명을 포함해 총 2만1천여 명이 독일로 파견됐다.



'파독근로자 복지센터' 조감도 [파독근로자복지재단 제공]


그는 파견 배경에 대해 "우리나라가 산업 개발을 위해 돈이 절실하던 최저가 공구 시기, 같은 분단국가였던 독일에서 차관을 얻는 과정에서 파독 광부들이 담보처럼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은행 보증서도 받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에서 독일로부터 차관을 조달했고, 이는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산업 개발의 '씨앗돈'이 됐다. 파독 근로자들이 송금한 외화는 연간 5천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규모였다.
정기예금이자율 손 이사장은 "광부들은 월급의 80%를 한국으로 보내고, 남은 20%로 끼니를 잇는 수준의 어려운 생활을 했다"며 "이들의 근면성과 성실성 덕분에 독일 정부의 신뢰를 얻었고 간호사 파견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이 광복절이나 3·1절 기념사에서 '파독 광부·간호사가 근대화의 씨앗'이라고 언급해왔지만, 실제 외환은행월복리 로 체감할 만한 배려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파독 1세대 평균 나이는 80세"라며 "국가의 환영과 위로, 실질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외면과 소외된 현실을 안타까워한 그는 사비 40억여원을 들여 2017년 재단을 설립했다.



영상 축사하는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회 파독근로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 2025. 10. 14. phyeonsoo@yna.co.kr


재단의 최우선 과제는 '파독근로자 복지센터' 건립이다. 단순 쉼터나 기념관이 아닌, 독일에 남아 있는 분들을 포함한 1세대가 모국에서 여생을 보낼 영주형 주거 시설이다.
남양주시에 100세대 규모로 계획해 부지 매입과 사업계획·설계를 마쳤지만, 건축 자금 확보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는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지침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한다"며 "정부의 결단과 기업의 사회공헌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복지센터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손 이사장은 "파독 근로자 200명이 정착하면 매달 독일 연금 약 3억원의 외화가 유입돼 지역 상권에 보탬이 되고, 연간 4만~5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 관광 효과도 기대된다"며 지자체의 적극 유치를 요청했다. 경남 남해 '독일마을' 사례를 언급하며 "관광지화가 목적이 아니라, 당사자의 삶을 품는 생활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회적 오해도 바로잡아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많은 이들이 파독 세대를 '돈 벌러 간 사람들'로 오해한다"며 "우리는 정부 정책에 따른 국가적 계획의 일환으로 파견됐다"고 말했다.
현재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파독근로자 예우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점을 들어 "유공자 예우는 금전 문제가 아니라 '명예'의 문제"라며 "후손들이 '아버지·할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파독 근로자들에 대한 역사 교육 부재도 지적했다. "요즘 젊은 세대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거의 모른다"며 "유공자로 인정한다면 후세대 역시 이들의 노력과 희생의 가치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재단은 매년 1~2차례 산림휴양림 체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쌀·영양제 등 물품 지원을 이어왔지만, 정부·기업 지원 없이 자비에 의존해 한계가 크다. 손 이사장은 "숨 쉬는 날까지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제2회 파독근로자의 날' 기념행사 참가자들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회 파독근로자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 10. 14. phyeonsoo@yna.co.kr


한편,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제2회 파독근로자의 날' 기념행사가 독일에서 온 근로자와 국내 거주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영상 축사에서 "파독 근로자가 피땀으로 보낸 외화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마중물이 됐다"며 "재외동포청은 여러분의 삶이 역사 속에서 제대로 기록되고 존중받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재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환영사에서 "국가적 위기를 타개한 여러분의 힘을 잘 안다"며 "여러분의 희생과 땀과 노력이 이 나라를 세웠다는 점에 국민은 늘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독일대사 재임 시절 파독 세대의 고난을 직접 확인했다며, 그 헌신이 현대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복 자유대한 원로회의 대표도 축사에서 "파독 근로자의 역할은 기억해야 할 현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라며 "경제 건설 초기 '씨앗돈'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고 격려했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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