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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천혜의 자원이다. 옹달샘에서 물이 샘솟고 개울을 지나 큰 물줄기로 흐르고 흘러 강을 이루고 마침내 거대한 바다로 흘러간다. 바다는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었고 뱃길이 되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같이 소중한 바다에 인간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이 몰리고 몰려 거대한 해양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다. 뉴시스는 해양생태계를 파괴시키는 해양쓰레기 발생 실태와 수거된 쓰레기가 바다에서 어떻게 운반되는지를 취재하기 위해 충남도 소속 해양쓰레기 운반선 '늘푸른 충남호'에 승선했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유부도'에서 해양쓰레기 수거부터 육지로 운반 자동차할부금융 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살펴봤다. (편집자 주)
[서천(유부도)=뉴시스] 유효상 기자 = 26일 오전 9시. 충남 서천군 비인면 홍원항에서 늘푸른 충남호(선장 장재성)에 몸을 실었다.
해양쓰레기 운반 용도로 지난 2022년 12월 63억7000만원을 들여 131t 규모로 건조된 늘푸른 충남호는 힘찬 뱃고동을 울리면서 충남 수량표현 서해바다를 가로 질러 유부도로 향했다.
늘푸른 충남호는 현재 선장을 포함 7명의 승조원들이 배를 움직인다. 지난 2023년도에는 313t, 지난해에는 509t, 올 3월말 현재 70t 등의 해양쓰레기 운반실적을 갖고 있다. 매월 선박의 해안 접안이 가능한 시기에 맞춰 운반을 한다. 이 배에는 서천군에서 지원한 트럭 2대가 실려 있다. 섬 은행 이자 비교 에 쌓아둔 해양쓰레기를 트럭에 실어 배로 이동시키는 역할이다.
1시간40분 만에 유부도에 도착했다. 멀리서 바라본 섬에는 쌓여 있는 하얀 더미들이 눈에 들어왔다. 충남도 해양정책과 이효구 팀장은 손가락으로 "저기 보이는 하얀 더미들이 해양쓰레기를 모아둔 것"이라고 말했다. 하얀 더미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연신 눌렀다. 배가 접안 신차 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결과 하얀 더미는 일명 '톤백'이라는 거대한 용기다. 그 안에는 예상했던 대로 해양쓰레기들이 가득 가득 담겨 있었다.



[서천=뉴시스] 서천군 유부도에서 작업자가 모아진 해양쓰레기들을 배로 운반하기 앞서 트럭에 싣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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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늘푸른 충남호가 입항하는 것을 알고 마을 주민들과 고용된 작업자들이 해양쓰레기들을 주워 톤백에 담아두었다. 이 섬에는 58가구 83명이 거주한다. 집집마다 대문 앞에 톤백을 두고 해안가로 쓸려오는 해양쓰레기들을 담아두는 것이 인상적이다.
펄과 모래로 조화롭게 형성된 이 섬은 제44차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에 등재됐다. 멸종 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 등 100여종의 희귀 철새들이 관찰된다. 말 그대로 천혜의 보고인 섬이다.
해양쓰레기 더미를 뒤로 하고 섬을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79만㎡에 달하는 이 섬 뒷편엔 해수욕장처럼 해안가가 펼쳐져 있다. 그 곳이 바로 쓰레기가 모이는 장소이다.
여기서 의문이 가는 대목이 있다. 충남도가 도내 섬이 많은데도 왜 유부도에서만 쓰레기를 운반하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러나 이유는 간단했다. 정부가 2000년도 초반부터 장항군산국가산업단지(일명 장군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나서면서 이 곳에 물의 흐름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일정한 속도로 조절하기 위해 구조물을 만든 탓이다. 바로 도류제(導流堤)다.
문제는 정부가 간척지를 매립하기 위해 장항과 군산 사이에 7㎞에 달하는 도류제를 만들었으나 결국 2012년도에 군산 쪽만 매립해 반쪽자리 군산국가산업지를 조성했다. 그 결과 서해바다에서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들이 도류제에 걸려 유부도에 쌓이게 된다. 많은 비가 내리는 날에는 유부도 전체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놀라운 사실은 섬 주민들은 모두 충남도민인 데, 생활이나 교육은 육로가 놓인 전북 군산시에서 하고 있다. 즉 재산만 충남 소유인 것이다.



[서천=뉴시스] 서천군 장항읍 유부도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들을 담은 트럭이 배에 실려 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배로 운반하기 전에 트럭에 싣는 쓰레기들을 들여다 보았다. 코끝을 찌르는 악취가 풍겨난다.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고무 등이 눈에 많이 띈다. 90% 가까이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어망 또는 어구를 놓은 자리를 표시해놓은 부표로 사용되다가 바다에 떠밀려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다. 또 자전거, 냉장고, 고무장갑 등 썩지 않는 물건들도 있고 어구와 어망도 상당히 눈에 띈다. 이 물건들은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선박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해양쓰레기는 바다 표면과 바다 속에 존재하지만, 그 이전에 인간의 고의 또는 과실로 강이나 운하 등 물길을 통해 바다로 흘러 심각한 바다오염을 일으킨다.
이렇게 수거돼 운반된 해양쓰레기는 육지에 도착하자마자 재생에너지 환경업체로 옮겨져 소각되거나 다른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해양쓰레기는 육지 쓰레기 처리 비용에 비해 두배 이상 예산이 소요된다. 소금 성분 때문이다. 유부도를 떠나 홍원항에 배가 접안하자 해양쓰레기를 싣고 있던 트럭들은 곧장 환경업체로 달려갔다.
도에는 시급한 현안이 있다. 경기도와 전북도에 있는 '해양쓰레기 수거선'이 꼭 필요하다. 도는 정부에 180t 규모로 수거선을 건조하기 위한 예산 100억원이 필요한데 우선 실시설계비로 5억원만 편성을 간곡하게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예산배정 우선 순위에서 번번히 밀리고 있다. 김태흠 지사가 관심을 갖고 적극 챙기고 있으나 힘든 상황이다.
이효구 충남도 해양정책과 팀장은 "유부도 회생방법은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정기선을 건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유부도에서 40분 거리인 장항항과 연결하는 부정기선 건조를 위해 15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유부도 내 태풍 등 기상악화로 선박 파손 예방 및 바지 접안을 위한 선양장 설치(소요 예산 6억원)로 어민들의 재산보호와 도서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이 밖에 도류제로 인한 토사 퇴적, 연안 생태계 변화를 예방하기 위해 통수로 설치, 유부도 세계자연유산 등재 등 서천 갯벌 명소화 추진을 위한 물양장을 확장해야 한다"고 시급한 현안을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reporte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