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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역 3번 출구 앞. ‘도보 전용구간, 흡연금지’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만 이 말이 무색하게 바로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시민만 스무 명이 넘었다. 또 다른 금연구역인 서울역 1번 출구 인근도 마찬가지. 손가락에 담배를 낀 채 지나가는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이 옆을 지나치는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28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금연구역 표지판 앞에서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사진=염정인 기자)

영화제공

금연구역 안내판도 무색…“사람들 모여 있으면 그냥”

서울 용산구는 지난달 1일부터 서울역 광장을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담배 청정구역’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수십만명의 유동인구가 있는 곳에서 간접흡연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게 이 계획의 궁극적인 목표다.
기등록처리하지만 이 같은 정책을 비웃듯 흡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워댔다. 지자체가 인력 등 한계로 사실상 전 구역을 단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통행로와 전철 출입구, 버스정류소 주변 등 금연구역에 흡연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역 광장에서 청소를 하는 박모(75)씨는 “금연구역이란 표지가 있는 곳에서도 무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냥 구석에 가서 눈치껏 피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다고 내가 못하게 하거나 싸울 수도 없어 그냥 둘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역설적이게도 금연구역 내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 역시 심각했다. 강남역 학원 건물이 모여 있는 골목 곳곳엔 금연구역이라는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 있었는데 이곳에서 만난 빌딩 경비원은 담보대출한도 “저쪽에 학원이 모여 있어 흡연자들이 우리 건물 인근으로 모이는데 아무리 쫓아내도 다시 돌아와서 피운다”며 “아침저녁으로 계속 피워대니 꽁초도 많아 청소하는 사람들도 매일 힘들어 한다”고 한탄했다.
신림역에서도 비에 젖은 담배 꽁초들이 버려져 있었다. 신림역 인근 신원시장 앞 버스 승강장에선 담배꽁초와 담배갑이 빗물받이에 가득 차 있었다. 인정이자계산 담배꽁초는 빗물에 둥둥 떠다니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상인은 “우린 봄가을에 문을 열어두는데 담배냄새가 들어와 괴로운 것이 사실이지만 싸움이 날 수 있으니 뭐라 하기 어렵다”며 “바닥에 꽁초가 가득한 게 보이지 않나.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28일 서울역 광장 금연구역에서 흡연 단속을 하는 구청 직원들. (사진=염정인 기자)



“니가 뭔데”…금연구역 단속에도 불만 가득

금연구역에 대한 흡연자들의 인식이 낮다보니 이를 단속하는 이들도 애를 먹고 있다. ‘금연구역이니 피우면 안된다’는 당연한 말을 하는데도 화를 내며 적반하장식으로 반발하는 흡연자들도 상당한 탓이다.
서울역 광장 금연구역 정책 이후 지자체와 경찰은 단속 전담반을 꾸려 주기적으로 현장을 찾고 있다. 이데일리가 해당 단속에 동행해 나서보니 현장 계도의 어려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금연구역인 서울역 광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시민들이 곳곳에 있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정도였다.
단속을 시작하자마자 구청 직원 2명은 흡연구역을 삐져나와 있는 시민 5명에게 “안쪽에서 피우세요. 들어가세요”라고 말했다. 대부분은 직원에 말에 따라 흡연구역으로 들어가 담배를 마저 피웠다. 그러나 일부는 대놓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단속반 직원이 한 남성에게 ‘담배를 끄라’고 안내하자 그는 “당신 뭐야”라며 직원에게 호통을 쳤다.
금연구역이라는 안내를 받고 표정을 구기거나 찌푸리는 시민도 다수 보였다. 구청 직원은 “금연구역에서 흡연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는 정도만으로도 못마땅해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며 “계도 쪽으로 조치를 하고 있는데, 단속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캠페인을 통한 의식 고취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손의연 (seyye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