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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아이돌’이란 꼬리표를 떼고 평범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다국적 보이그룹 유니버스(1VERSE) 멤버 혁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반짝이는 눈으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8일 데뷔한 유니버스는 탈북민 출신 혁과 석, 라오스·태국계 미국인 네이슨, 중국계 미국인 케니, 일본인 아이토까지 총 5인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유니버스는 데뷔 전부터 영국 BBC,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프랑스 AFP통신 등 세계 각국 매체에서 주목 받았다. 대형 기획사 소속도 아닌 한국토지주택공사 이들에게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 이유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K팝 아이돌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을 하다가 2013년 탈북 했다는 혁은 한국에 와서 처음 K팝을 접했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중 EBS의 한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랩을 선보였는데, 씽잉비틀 대표가 이 모습을 보고 캐스팅 했 카드 리볼빙 다는 후문이다.
혁은 처음 랩을 접했을 때를 떠올리며 “위(북한)에서는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시스템도 없었다. 그러다 한국에 와서 K팝을 듣는데 위로가 되더라. 음악을 들으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을 메모했고, 그 메모를 가지고 랩을 쓰게 됐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직장인신용대출 K팝 아이돌은 꿈 꾼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원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방송을 타면 위에 있는 가족들에게 잘 지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다. 음악이 제 전부다. 저와 같은 꿈을 가진 멤버들과 한 발, 한 발 앞으로 걸어가고 싶다”라고 눈을 빛냈다.
그런가 하면 석은 축구선수의 등기권리증 꿈을 이루기 위해 2019년 탈북, 한국에서 프로축구 3부 리그 격인 K3 리그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탈북 직후 시작한 K3 리그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고, 좋아했던 노래를 배우며 새로운 꿈을 키우게 됐다고 밝혔다.



탈북민 출신 K팝 아이돌로 주목 받은 혁과 석. 사진l씽잉 4대보험포털사이트 비틀



다른 멤버들은 혁, 석과 달리 K팝 가수를 목표로 한 끝에 무대에 서게 됐다. 하지만 함께 데뷔할 이들이 탈북민이라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터다.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멤버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처음에 탈북한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을 때 놀랐던 것은 맞아요. 일본에서 북한에 대해 미사일과 같은 이야기를 주로 접했다 보니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실제로 만나고 나서는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너무 잘 챙겨주고 좋은 사람이더라고요.(웃음)”(아이토)
태어날 때부터 한국에 살았던 멤버가 없다 보니,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충도 많았다고 한다.
아이토, 네이슨, 혁은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고, 석은 “그전까지 K팝 댄스를 본 적도 없었는데, 기본기부터 배우면서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또 케니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제 안에 있는 저와 싸운 시간이었다”라고 그간의 시간을 돌아봤다.
그리고 유니버스는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을 데뷔 타이틀곡 ‘섀터드(Shattered)’에 담았다. 트랩과 드럼앤베이스 장르를 결합한 ‘섀터드’는 나의 세상이 무너질 때 느끼는 혼란한 마음을 직설적인 가사와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한 노래다. 혁과 케니가 각각 한국어, 영어 버전 작사에 참여했다.
혁은 “두 버전의 주제는 같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차이를 뒀다”면서 “각자 살면서 부서져 보거나 무너졌을 때의 기분이 다르지 않나. 저와 케니가 각자의 스토리를 담아 작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범한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유니버스. 사진l씽잉비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로 데뷔한 유니버스는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케니는 “데뷔 전부터 틱톡으로 바이럴을 했는데, 거기서 해외 팬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미국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한국, 미국을 특별히 나눈 것은 아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떤 곳에서도 활동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양한 국적에 탈북민까지 포함된 유니버스. 이들은 어떤 팀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탈북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오는 만큼,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감도 있고요. 계속해서 한 발자국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꿈에 닿지 않을까요? 어둠 속에서 길을 찾고 있는 사람들의 문을 두드려주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어요.”(혁)
“멤버들이 다양한 곳에서 모였다는 것이 저희 팀의 정체성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보통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로 ‘평범한 아티스트’ 중 한 팀으로 불렸으면 하는 것이 저희의 진심이에요.”(네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