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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가 27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에서 '가치 중심 세계관의 충돌: 인권, 자유, 외교안보'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 18일(현 주택대출이자 지 시간)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가 별세했다. 미국 내 보수 전략가로 널리 알려진 그는 동시에 자유주의 철학을 정치와 국제질서에 적용한 실천가이자 민간 싱크탱크 역할을 재정의해 미국과 국제질서의 지형을 바꾼 설계자로 평가받는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퓰너 창립자가 자유주의 철학을 기반으로 민간 싱크탱크의 물올리기 전성기를 이뤄낸 과정과 미국 및 국제질서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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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를 추구한 실천적 자유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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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너 창립자 차량할부 의 생애는 자유주의 철학을 빼고는 논하기 어렵다. 그만큼 그는 자유주의에 대한 신념이 투철했다. 헌법의 산물로 주어진 자유는 무정부 상태가 아니라,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책임 있는 자율'이라는 게 그의 확고한 신념이었다. 정부는 자유를 실현하는 주체가 아닌 자유를 보호하는 제한된 수단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도 그가 늘 가졌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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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자유에 대한 신념은 근대 자유주의 철학이 강조했던 개인의 권리, 제한된 정부, 법치주의와 함께 실용주의까지도 포괄한다는 점에서 실천적 철학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그는 대표 저서 중 하나인 '자유의 행진(The March of Freedom)'에서 윌리엄 F. 버클리 주니어, 러셀 커크,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등 자유주 국민은행 기업분석 의 사상가들을 조명하면서 미국의 자유주의 전통이 단순한 이념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정치와 사회 변화의 동력이었음을 역설했다.
퓰너 창립자의 주된 관심은 경제적 자유 증진이었다. 그가 강조한 경제적 자유는 법치주의와 시장 기능을 통해 경제적 힘과 의사결정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경제주체들에게 더 큰 기회와 선택권을 부여하고 결국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다는 생각이었다.
경제적 자유에 대한 그의 신념은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경제자유지수는 △법치주의(재산권, 청렴성) △제한된 정부(조세, 정부 지출, 재정건전성) △규제 효율성(기업환경, 노동시장) △시장 개방성(무역, 투자, 금융) 등 4가지 항목에 대해서 100점 척도를 기준으로 매년 184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다. 2025년 미국의 경제적자유지수가 70.2점으로 세계 26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 퓰너 창립자는 "미국은 2008년 81.0으로 7위였는데 경제적 자유가 지속적으로 위축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통제되지 않는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 규제와 세금, 보호무역주의와 불확실성을 완화함으로써 경제적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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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간 싱크탱크 전성기 주도한 정책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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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너 창립자는 헤리티지재단을 통해 민간 싱크탱크의 전성기를 가져온 실천가이자 탁월한 정책 설계자로도 높이 평가받는다.

잇따른 경제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겪던 1970년대 초 미국 사회는 뉴딜 정책으로 대변되는 정부 중심 정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퓰너 창립자는 당시 싱크탱크들이 의회 표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정책보고서 발표를 고의로 지연하는 것을 보면서 정책 결정에 적극적 영향을 미칠 정책 싱크탱크의 필요성을 느꼈다.
퓰너 창립자는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라도 적시에 올바른 정책결정자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하며 싱크탱크의 본질을 '아이디어를 파는 지적 기업'으로 재정의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1973년 헤리티지재단을 설립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짧고 간결한 정책브리핑 보고서로 유명하다. 이러한 보고서를 통해 의원들의 '가방 속에 들어가는 연구'를 표방했다. 동시에 정책 쟁점들을 미디어를 통해 적극 홍보하고 공론화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또 '리소스 뱅크(Resource Bank)'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보수 지식인과 단체를 연결하며 정책과 여론 사이 매개체 역할도 담당했다.
이러한 전략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극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인수위원회를 위한 정책 가이드북 '리더십을 위한 명령(Mandate for Leadership)'을 제작했고, 이는 새로운 정부가 첫 100일 동안 추진해야 할 구체적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세금 감면, 국방 강화, 정부 축소, 민영화 등의 내용은 레이건 정부에서 약 60%가 채택됐다. 이를 계기로 퓰너 창립자는 정책 설계자로 큰 주목을 받았다. 헤리티지재단은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위해서도 '2025 프로젝트' 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보고서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기초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가 27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에서 '가치 중심 세계관의 충돌: 인권, 자유, 외교안보'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헤리티지재단은 기존 싱크탱크가 취했던 학술 연구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정책 생산과 여론 형성, 정책 실행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 예산 지원이 전혀 없는 민간 기부 중심의 재정 구조를 확립함으로써 정권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성을 확보했다. 헤리티지 재단이 구축한 '정책 생산과 네트워크, 독립적 운영' 모델은 이후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벤치마킹하며 정책 싱크탱크의 전성기를 여는 촉매가 됐다.
싱크탱크 발전과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인재 양성도 퓰너 창립자가 남긴 유산이다. 생전 그는 '사람이 정책이다'라는 슬로건을 사명으로 삼고 새로운 세대 인재 양성과 네트워크 형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나아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체제라는 공통 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세력을 연결하고 통합하는 인적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싱크탱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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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유주의 연대 구축과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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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너 창립자와 헤리티지재단은 미국의 외교정책 수립에 있어 핵심 조언자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국제질서 재편과 한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냉전시대인 1980년대 퓰너 창립자는 자유주의를 토대로 레이건 독트린의 정책 밑그림을 제공했다. 구소련에 대한 강경 대응과 전략방위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에 정책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헤리티지재단이 내놓은 분석보고서와 정책 제안은 미국이 소련과의 대결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기여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냉전 종식을 가속화하는 데 일조했다.
냉전 이후 국제질서가 혼란스러운 과도기를 맞이하자 퓰너 창립자는 각국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전환을 위한 정책 네트워크 지원에 앞장섰다. 1990년대 초 공산주의에서 벗어난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의 시민단체와 정부를 대상으로 시장경제 이행 로드맵과 법·제도 개혁 방향을 자문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신흥국가들을 대상으로도 민주화와 시장경제 구축을 위한 정책 자문을 지원했다.



에드윈 퓰러 헤리티지재단 설립자가 28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2 키플랫폼'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퓰너 창립자는 아시아·태평양(아태) 전략을 강조하며 미국과 동맹국 간의 자유주의 가치 연대를 재조명하는데도 많은 힘을 쏟았다. 1980년대 초부터 헤리티지재단 내 아시아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아시아 태평양에서의 미국 외교 정책(U.S. Foreign Policy in Asia and the Pacific)'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아태 지역에서 경제·안보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미 의회와 행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인용돼 아태 전략의 뼈대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에도 그는 한국, 일본, 대만과 같은 동맹국과 대중국 견제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시아의 신흥국의 시장경제 개혁과 시민사회 육성을 지원할 것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지한파'이기도 한 퓰너 창립자는 자유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미 관계를 조율한 친구이자 조언자였다. 퓰너 창립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부터 남다른 친분을 쌓으며, 김 전 대통령을 '자유주의의 이상을 한국 사회에서 실천한 모범'으로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2013년 한미 FTA 이슈로 혼란한 상황에서도 그는 "한국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평가하며 한미 관계를 격상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퓰너 창립자는 지난 4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5 키플랫폼'에서 "한미 관계는 중요한 변화를 겪었고 함께 더 많은 노력을 해야 양국의 자유, 번영 그리고 시민사회의 증진을 가져올 수 있다"며 마지막까지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