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참가 열기가 저조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 때 이 행사에는 IT와 모빌리티 외에도 조선, 에너지, 화학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참여했지만, 내년 에는 여러 업체가 전시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참가를 하지 않기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SK, 현대차 전시 규모 줄여… HD현대는 2년 연속 불참
9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 1월 6일(현지 시각) 개최되는 ‘CES 2026′에서 전시관을 차리는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두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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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는 계열사 공동으로 조성하는 대규모 전시관을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해 CES에서 SK 합동 전시관을 둘러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제공


예 황금성오락실 년에 비해 참여 규모를 대폭 줄인 대표적인 기업은 SK다. SK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SKC, SK이노베이션 등 IT와 통신, 에너지 업종 계열사들을 모아 대규모 전시관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내년 CES에는 대부분의 계열사가 불참하고, SK하이닉스만 소규모 전시 공간과 비즈니스 미팅룸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SK그룹의 전시 규모 축소 결정은 최근 SK하이닉스 등을 제외한 여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올해 대규모 해킹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SK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OI(Operation Improvement 바다이야기5만 ·운영 개선)라는 이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일 단행한 인사를 통해 그룹 전체 임원의 수를 10% 감축했고 일부 계열사들은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SK가 이렇다 할 신기술 없이 겉보기에만 화려한 대규모 전시관을 차리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기 위해 내년 CES의 참가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릴게임하는법 .
HD현대는 올해에 이어 내년 CES에도 참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참가한 바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지난해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CES에서 당시 HD현대 부회장을 맡고 있던 정기선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HD현대 제공


재계에서는 지난 10월 회장직에 오른 정 회장이 취임 초기에 그룹 전체의 경영에 관심을 쏟아야 할 상황이라는 점을 HD현대의 불참 이유로 보고 있다. 특히 정 회장과 HD현대가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에 집중할 시점이라는 점도 불참 결정에 영향에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역시 행사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내년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웨스트홀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전시관을 확보했다. 그러나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주도해 온 SDV 본부는 현대차의 전시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SDV 본부가 빠지기로 한 것은 현대차가 최근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저조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잇따라 상용화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CES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제외하고 로봇 등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2022년 CES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함께 연단에 오르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셔널은 지난해 미국 기술 컨설팅 업체 가이드하우스가 발표한 ’2024 자율주행 리더보드' 조사에서 전체 대상 기업 20곳 중 15위에 그쳤다. 최근에는 SDV 본부를 이끌었던 송창현 사장이 자리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최근 수 년 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도 지금껏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UAM) 역시 전시 대상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신 이번 CES에서는 로봇을 중심으로 수소, 인공지능(AI), 클라우드컴퓨팅 등과 관련된 기술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낮아진 CES 위상도 영향… 신기술 공개 줄어들고 中 잔치로
국내 기업들이 참가 규모를 줄인 데는 CES의 달라진 위상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CES는 IT 외에도 모빌리티 등 여러 분야의 첨단 기술과 미래 산업의 방향성이 공개되는 행사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눈에 띄는 신기술이 줄어들고 기업들이 자체 행사에 집중하면서 CES의 중요성이 퇴색했다는 것이다.
모빌리티 분야의 경우 2년에 한 번씩 참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등을 제외하면 유럽, 일본,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발길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독일 완성차 기업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와 폴크스바겐이 내년 CES에 불참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CES에서 미래 도시인 ‘우븐시티’의 방향성을 공개했던 일본 도요타 역시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CES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중국 가전기업 TCL의 전시관. /뉴스1


IT 분야에서는 한국, 일본 등의 빈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채우고 있다. 중국 전자제품 TCL은 내년에 IT 기업들이 모이는 LVCC의 센트럴홀에서 가장 큰 면적의 전시관을 운영한다. 또 다른 중국 기업인 하이센스도 TCL 맞은 편에 비슷한 규모의 전시관을 만든다.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사 드리미도 인근에 제법 큰 규모의 전시관을 열기로 했다.
반면 매년 센트럴홀에서 대규모 전시관을 운영했던 삼성전자는 내년에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단독 전시관을 열 방침이다. 자사의 미래 기술 비전과 신제품을 더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겠다는 목적이지만, 이면에는 주변에 대규모 전시관을 조성해 삼성전자와 맞붙어 보겠다는 중국 업체들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2013년 이후 12년 넘게 CES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며 “총수와 기업들에게 CES가 점차 ‘알맹이 없는 행사’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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