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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민주 강은성 기자 = 그동안 딥테크나 플랫폼 영역에서 나왔던 초거대 비상장기업 '데카콘'이 뷰티 분야 조은저축은행 에서도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모던한방화장품' 콘셉트의 '조선미녀'를 필두로 다양한 브랜드를 인수해 글로벌 멀티 브랜드 뷰티 그룹으로 자리잡은 구다이글로벌 얘기다.
앞서 K-뷰티의 '총아'로 불리는 에이피알(278470)이 성공적으로 상장하고 1년여 만에 아모레퍼시픽(090430)을 제치며 뷰티 대장주에 올라섰는데, 구다이글로벌이 데카 보육통합 콘으로 상장하게 되면 단숨에 에이피알을 누르고 대장주에 등극하게 된다.
구다이글로벌을 창업한 천주혁 대표는 1987년생, 37세의 나이로 지분 97%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10조 규모 상장시 보유 주식 평가 가치도 10조 원에 육박할 예정이어서 단숨에 청년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다.
경쟁력 있는 K-뷰티 브랜드를 공격적 팀워크 으로 인수합병하면서 덩치를 불려왔기에 '한국판 로레알'로도 불리는 구다이글로벌과 천주혁 대표를 분석했다.
"겸손하고 진중한 성격…매출 1조여도 벤처 정신 투철"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에서 열린 ‘프랑스 K-박람회’ 방문객들이 구다이글로벌의 근로자 티르티르, 조선미녀 등 K-뷰티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4.10.26/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투자 결정을 할 때 '창업자'를 어느 정도 비중으로 보냐구요? '식스나인'(99.9999%)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주혁 대표는 진중하고 신뢰감 있는 성격과 열정적인 기초수급자 전세자금대출 비즈니스 마인드, 사업에 대한 뚜렷한 비전 등이 있어 투자자들의 높은 호감을 받고 있습니다."


뉴스1이 만난 한 IB(투자은행)업계 대표는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창업자의 자질'을 꼽았다. 투자를 결정할 때 창업자의 인성이나 신뢰성을 투자 포인트로 삼는 것은 업계의 암묵적인 룰이다.

그런 IB업계에서 천주혁 대표에 대해 입을 모아 평가한 것은 '진중하고 겸손한 성격과 뚝심있는 추진력, 모범적인 리더십'이다.
IB 업계 A 전문가는 "천주혁 대표는 진중하고 겸손한 성품이 특징이다. 의사결정을 신중하게 하지만 결정한 후로는 뚝심있게 추진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87년생으로 젊은 나이지만 조직 내에서 나이를 막론하고 능력 위주로 사람을 대하고 (한번 신임한 사람은) 끝까지 믿어주는 리더십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문가는 천 대표의 '뚝심있는 추진력'에 대해 "크레이버 인수 당시 후발 경쟁업체라는 이유로 배제될 뻔하다가 인수하고자 하는 의지와 진정성을 직접 프레젠테이션(PT)으로 피력하면서 딜(계약)을 끝까지 완주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일화를 전했다.
특히 위기의 조선미녀를 인수해 본인이 직접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하나하나 챙긴 사례도 그의 경영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IB업계 B 전문가는 "제품의 우수성과 타깃 지역, 타깃군 설정에 대한 인사이트가 남다르며 성과에 목을 매거나 속도에 집착하기보다 올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천 대표가 추구하는 기업 철학"이라고 전했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고 1조 원대 매출을 일궈냈지만 천 대표는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는 성격이 아니다. 이 점을 투자자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IB업계 C 전문가는 천 대표에 대해 "매출이 1조 원을 넘고 투자문의가 줄을 잇고 있어도 대외할동 등 비용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면서 "벤처 정신이 있는 성품"이라고 평했다.
그런 천 대표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업무량이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일이, 꼼꼼히 챙기다보니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한 투자자는 "천 대표는 수많은 미팅과 산재된 결재로 새벽까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업무부담 분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실하고 꼼꼼한 업무 스타일이라는 '장점'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으나 조직이 커질수록 '용인술'이 더 큰 능력이 된다. 매출 1조 원, 기업가치 10조 원의 글로벌 기업이라면 대표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내려놓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배치해 업무 분담을 할 수 있어야 '장기 레이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조언이다.
최근 구다이글로벌은 프리IPO(상장전투자유치)를 통해 8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프리IPO에서 기업가치는 약 4조 원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IPO 투자 조건 중 하나가 3년 내 상장이다. 상장 시 기업가치는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투자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공격적 M&A로 급성장…"한국판 로레알 머지않았다"
천주혁 대표는 29세이던 지난 2016년 구다이글로벌을 창업했다.
첫 시작은 작은 중국 화장품 유통회사였다. 초기에는 코스알엑스 등 국내 화장품의 해외 총판에 집중했다. 구다이글로벌의 대표 브랜드가 된 '조선미녀'의 총판도 맡았었다.
중국에서 잘 나가던 K-뷰티는 2016년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위기를 맞았고 2019년 거래처였던 '조선미녀'가 매물로 나오자 그는 이를 사들여 브랜드 사업을 본격화했다.
천 대표는 조선미녀를 인수한 뒤 제품기획부터 유통까지의 모든 과정을 맡아 '모던 한방 화장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과거 대기업의 한방 화장품이 앞세웠던 '고가', '중년 타깃'의 이미지를 깨고 합리적인 가격의 기초 화장품을 내세워 해외 소비자를 공략했다.
한한령의 쓴맛을 본 천 대표는 유통사 실리콘투와 의기투합해 미국 시장을 본격 개척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상거래 중심의 마케팅을 통해 젊은 소비자에게 조선미녀 이름을 알렸다.
현재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 동남아 등에서 인기를 끄는 뷰티 브랜드 중 영업이익률이 높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전략이다.
티르티르는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마스크 핏 쿠션)으로 일본에서는 '국민 쿠션'으로 불렸고 미국에서는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확장을 고민하던 천 대표는 지난해 4월 1500억 원을 들여 티르티르를 인수했다.
같은해 6월에는 색조 브랜드 '라카' 지분 88%를 425억 원에 매입했다. 12월에는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1004'를 보유한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지분 85%를 2456억 원에 인수했다.
그 결과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를 직접 운영하며 △스킨1004 △티르티르 △아이유닉 △하우스오브허 등 다양한 자회사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 '멀티 브랜드 하우스'가 됐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데카콘으로 상장하면 지분가치 10조 육박하는 '젊은 기업인' 반열
구다이글로벌 최대 주주는 지분 96.5%를 보유하고 있는 천주혁 대표다.
데카콘으로 상장하게 되면 신주 발행 물량 외에도 구주 매출이 상당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추후 주가상승까지 고려했을 때 천 대표의 지분평가액과 상장 차익은 단순 계산해도 10조 원을 넘나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상장한 에이피알의 김병훈 대표가 주가 상승으로 지분가치 평가액이 2조 5000억 원이 돼 큰 화제를 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4배나 더 큰 규모다.
구다이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액은 32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2% 늘었고 영업이익은 1406억 원으로 104% 증가했다. 자회사 매출을 모두 합하면 지난해 이미 '1조 원 클럽'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레이버의 지난해 매출액은 31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0%, 영업이익은 715억 원으로 6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티르티르 매출액은 2165억 원으로 48%, 영업이익은 398억 원으로 93% 늘었다. 아이유닉 매출액은 119억 원(27%↑), 영업이익은 26억 원(70%↑)이다. 하우스오브허는 지난해 9억 원의 매출을 냈다.
이들 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전인 구다이글로벌의 2023년 매출액(1400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몸집이 7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구다이글로벌이 새 인수 대상으로 타진하는 스킨푸드의 로드샵 모습. 2021.3.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올해는 라운드랩 브랜드를 보유한 '서린컴퍼니'와 '스킨푸드' 인수를 타진 중이다. 스킨푸드는 1세대 로드숍 브랜드로 국내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서린컴퍼니의 라운드랩은 '독도 토너'로 유명하다.
실탄도 충분하다. 지난해 기준 구다이글로벌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03억 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296억 원으로 전년보다 426억 원 늘어났고,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3970억 원이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은 미국과 유럽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쌓아온 성장세를 오프라인 리테일로 확장해 소비자 접점을 넓혀갈 예정"이라며 "동시에 이미 진출한 인도와 중동을 포함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minju@news1.kr<용어설명>■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전설 속의 동물인 유니콘에 비유해 일컫는 말■ 데카콘기업가치 1조 원으로 평가되는 비상장회사를 '유니콘'이라 하는데, 기업가치가 10조 원으로 평가되면 뿔이 하나인 유니콘보다 더 희귀하고 전설적인 '뿔 10개' 유니콘, 데카콘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