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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영래나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4-09 07:0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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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으로 유명한 여좌천의 숨은 명소 내수면65종 수목·화훼식물… 잉어 등 담수생물 서식속삭이는 자연을 벗삼아 걷는 대나무 오솔길겨우내 고요와 정적이 넘실대는 저수지 풍광진록 이불 덮은 여름·선홍빛 가을 단풍도 일품
진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벚꽃이다. 그만큼 진해의 벚꽃은 유명하다. 해마다 진해 군항제 벚꽃 축제가 열리면 진해는 관광객들로 도심이 가득 찬다. 작년 한 해 벚꽃 축제 기간에 다녀간 관광객 수가 약 34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진해는 약 36만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는 남해 최고의 벚꽃 도시다. 그중에서도 여좌천 일대의 벚꽃이 으뜸이다. 바다이야기게임장
여좌천은 장복산에서 발원해 철로를 지나 진해만으로 향하는 하천인데, 나무 데크를 따라 경화역까지 약 1.5㎞의 벚꽃길이 이어진다. 한겨울에 생뚱맞게 무슨 벚꽃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필자 또한 벚꽃 이야기를 하려고 여좌천을 들먹인 것은 아니다. 벚꽃이 유명한 여좌천은 알지만, 벚꽃에 눈이 멀어 여좌천과 맞닿아 골드몽사이트 있는 또 다른 명소를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그곳을 이야기하고자 벚꽃을 소환했다. 그곳은 바로 진해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이다. 이번 전원산책은 사시사철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사람들을 맞는 공원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릴게임한국
진해 여좌천 벚꽃의 숨은 명소인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이곳의 겨울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김시탁 시인/
진해 여좌천 벚꽃의 숨은 명소인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이곳의 황금성게임다운로드 겨울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김시탁 시인/
릴게임
◇여좌천의 숨은 진주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진해 장복산 터널을 빠져나와 경남문학관과 시민회관 사이 맞은편 좌회전 길로 내려오면 여좌천을 만난다. 주로 벚꽃철이 되면 경화역에서 여좌천으로 이어진 벚꽃 터널을 따라 사람들이 서로 부딪칠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공원은 여좌천 초입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다. 경화역에서 올라오면 말미가 되는 곳이다.
공원 전용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여좌천 좌측 이면도로에 주차하고, 하천에 놓인 여좌천 11교 하늘마루 다리를 건너면 맞은편에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입구가 보인다. 하늘마루 다리를 잇는 양쪽으로 늘어선 벚나무는 겨울철엔 가지만 남아 앙상해서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벚꽃이 만개할 무렵엔 여좌천을 장식한 벚꽃 터널로 장관을 이룬다. 벚꽃이 낙화할 즈음엔 떨어진 벚꽃잎이 여좌천 냇물을 하얗게 덮어 마치 옥양목을 펼쳐 놓은 듯 눈부시다.
벚꽃 터널로 유명한 여좌천의 겨울 풍경.
벚꽃 터널로 유명한 여좌천의 겨울 풍경.
벚꽃 철에는 인파에 떠밀려 다니다 보면 건너편에 있는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을 놓칠 수도 있다. 외부에서는 공원을 조망할 수 없기 때문에 주변을 지날 때도 공원 입구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공원에 들어서면 관리소 앞에 둥치에 비해 가지가 유난히 무성한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자세히 보면 비록 시들었지만 겨울철에도 여전히 꽃을 달고 있다. 관리소 직원에게 나무 이름을 물었더니 춘추 벚꽃이란다. 춘추 벚꽃은 봄에 한 번 피고 가을에도 또 한 번 피는 희귀종으로, 쌀쌀한 가을에 핀 듯한데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추운 겨울까지 꽃을 달고 있다. 눈썰미 있는 방문객들이 서둘러 그 애잔함을 카메라 셔터에 담았다.
◇도심에서 만나는 작은 생태천국
환경생태공원은 국립수산과학원이 수산자원 및 해양환경 등 수산에 관한 시험·연구·조사를 목적으로 설립한 시설이다. 이 환경생태공원은 국립수산과학원 첨단양식실증센터(구 내수면양식연구센터) 부지에 조성해, 시민의 자연 학습 체험 및 문화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자 창원시와 협약을 거쳐 2008년부터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생태공원에는 습지와 저수지 등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고, 관광객을 위한 휴식 시설과 청소년 체험 학습 공간, 데크 등이 고루 갖춰져 있어 내·외국인이 즐겨 찾는 창원시의 자연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공원 내 저수지에는 햇살이 스며드는 작은 인공섬도 조성돼 있고, 비단잉어·붕어·뱀장어 등 다양한 담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가막살나무, 왕버들, 팽나무, 애기단풍, 회양나무, 대나무를 비롯해 황금갈대, 비비추, 산머루, 물칸나, 꽃창포, 털머위 등 65종의 다양한 수목과 화훼식물이 자라고 있다. 한마디로 환경생태공원은 도심에서 만나는 작은 생태천국이나 다름없다.
생태보전 습지 관찰길의 억새와 황금갈대.
생태보전 습지 관찰길의 억새와 황금갈대.
공원 내에는 각종 운동 기구와 맨발 보행길, 황토볼 지압 체험 쉼터가 설치돼 있어 산책만으로도 힐링이 되지만 운동까지 겸하니 하루의 기분이 더욱 뿌듯해진다. 공원은 연중무휴로 개방하며, 관람 시간은 동·하절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무엇보다 공원의 장점은 저수지 둘레길이 모두 평지로 조성돼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 이동이 용이하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커버가 아름다운 대나무 오솔길
대나무 오솔길에서는 사람이 걷지 않아도 자연이 나누는 대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삭바삭 낙엽이 사그라드는 소리, 댓잎이 바람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비벼대는 소리, 삭은 나뭇가지를 후벼 파는 딱따구리 소리를 이곳에서는 모두 들을 수 있다. 인적이 드문 시간에는 그 소리만으로도 길은 외롭지 않다. 대나무 오솔길은 편안한 보폭으로 걷기 좋은 커버가 있고, 넓지 않으면서도 아늑하게 휘어진 공간이 사람을 품는다. 이 길을 걷다 보면 회색 겨울의 복판에서 싱싱하고 푸른 혈류를 수혈받는 듯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시간이 팽팽하게 충전된다. 그 완충된 시간의 기억 속에 훗날 떠올릴 소중한 추억을 저장하는 일은 보람되고 즐겁다. 그 파일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삭정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의 타전으로 모퉁이에서 마주친 ‘날다람쥐’나 길가에 국화처럼 피어 있는 겨울꽃 ‘털머위’라 해도 좋겠다.
대나무숲 오솔길.
대나무숲 오솔길.
◇한눈에 펼쳐진 저수지
겨울 저수지의 심장은 팽나무와 왕버들, 벚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 미세혈관처럼 얽힌 채 박동한다. 둥치는 대동맥이 되고, 가지는 소동맥이 되어 아주 가늘게 뻗은 잔가지들까지 온몸으로 퍼져 있다. 저수지의 물살은 겨울을 나느라 피부는 약간 거칠고 뱃살이 빠져 야위었는데, 그 위를 유리같이 얇은 살얼음이 보호막처럼 덮고 있었다.
왜가리 한 마리가 살얼음이 녹은 물가에 앉아 이리저리 먹이를 찾고 있었는데 발이 시린지 부산하게 움직였다. 청둥오리 몇 마리가 저수지 물살을 가르며 포물선을 그렸다. 저수지 둑길로는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눈만 빼꼼히 내놓은 사람들이 길 중앙으로 길게 드리워진 난간 그림자의 등을 밟으며 걷고 있었다.
장복산 중턱에서 불어온 바람이 고무줄처럼 늘어진 왕버들 가지를 흔들었다. 싸리비에 쓸리듯 살얼음 아래의 물결이 빗살무늬를 그리며 한쪽으로 쓸려갔다. 둑길을 걷다 중간쯤에서 발길을 멈추게 한 팽나무는 어른 서너 명이 안아도 남을 만큼 거대한 몸집의 거목이었다. 매끄럽고 무성한 가지가 저수지를 모조리 품을 듯 길고 우렁차게 뻗어 있었다. 저수지는 거대한 팽나무를 물구나무 세워 놓고, 그 위에 은쟁반 같은 회색 하늘까지 올려놓았다.
저수지 관찰길의 팽나무.
저수지 관찰길의 팽나무.
◇애기단풍과 팽나무
저수지 둘레길은 650m로, 운동 삼아 걷는다면 30분,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산책해도 넉넉히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운동이 목적인 사람들은 입구에 설치된 횟수 번호판을 체크하며 여러 바퀴를 연속해 도는데 어떤 사람들은 맨발이었다. 산책하는 사람들은 굳이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시계 방향으로 출발하면 먼저 전망대에 발길이 닿고 바로 앞에 펼쳐진 인공섬에도 시선이 머문다. 다시 둘레길로 들어서면 저수지 바깥 둑길에서 안쪽으로 가지를 늘어뜨린 애기단풍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나뭇가지들은 일제히 저수지 쪽으로 뻗어 있다. 가지를 떠난 애기단풍잎들은 붉게 물든 채 오므라들거나 빛바랜 모습으로 저수지 둑과 물가에 무더기로 쌓여있다. 마치 어린 손을 놓친 안타까움이 그 방향으로 가지를 뻗은 듯하다.
떨어진 애기단풍잎이 바람에 쓸릴 때마다 가지도 울음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저수지는 새끼를 모두 떨구어낸 어미의 울음소리마저 온전히 품었다. 애기단풍나무는 저수지 둘레길 한쪽을 끝까지 감싸안고 있다. 그 길을 벗어나면 관찰길이 열리는데, 중간쯤에는 백수를 넘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팽나무가 서 있다. 먼저 그 몸집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거대한 나무임에도 피부는 매끈하고 갈라진 틈 하나 없이 곱게 늙은듯해 숙연한 마음마저 든다. 잎이 무성할 때면 팽나무가 만드는 그늘이 저수지 한쪽을 통째로 덮을 듯하다. 굵고 긴 가지들은 제각기 방향을 정해 뻗어나가며 스스로 멈출 자리를 알고 멈췄다. 오후의 햇살이 가지에 걸리자, 그림자는 제 키와 몸집을 더 키워 저수지 위에 누웠다.
종자목으로 배양 중인 춘추벚꽃
종자목으로 배양 중인 춘추벚꽃
◇꽃과 단풍을 오래 머물게 하는 천혜의 자연환경
공원이 자리한 지리적 환경을 보면 전방에는 진해만이 펼쳐지고, 후방에는 병풍처럼 장복산이 감싸고 있다. 앞쪽의 바다로 인해 해수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아 주변 기온이 완화되고, 뒤쪽의 장복산이 북풍을 막아 주어 차가운 바람의 영향을 줄여 준다. 이러한 조건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미기후 덕분에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에서는 벚꽃을 좀 더 오래 볼 수 있고, 늦가을까지도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공원에 머무는 계절은 언제나 선명하면서도 깊고 아늑해, 사시사철 사람들에게 선물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봄에는 벚꽃과 함께 고무줄처럼 늘어진 버들이 연초록의 여린 손을 흔들 것이고, 여름에는 진록의 이불을 덮은 채 싱싱하고 푸른 피를 마음껏 수혈받을 수 있겠다.
가을에는 저수지가 온통 선홍빛 단풍으로 붉게 물들고, 겨울에는 물 위에 반영이 비치며 고요와 정적이 넘실댄다. 담채화 같은 풍경 속을 거닐며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갖기에 더없이 좋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 이 무대에서, 모노드라마를 찍듯 자연이 써 내려간 시나리오 앞에 관객은 그저 깊은 감동을 받는다.
유유자적 저수지를 거니는 왜가리.
유유자적 저수지를 거니는 왜가리.
◇돌아오는 길엔 경남문학관
공원에서 장복산을 올려다보면 정상부가 한눈에 들어오고 중턱에 삼밀사가 보인다. 삼밀사는 드림로드 편백나무 숲길 약 500m를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산사로 건물 현판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바로 아래 산자락 끝에는 진해시민회관이 있고, 그 옆으로 경남문학관이 있다. 공원에서 장복산 쪽으로 약 600m만 올라오면 닿을 수 있다.
경남문학관은 경남 출신 문인들의 문학 활동 지원과 자료 수집·정리·보관, 경남도민의 문예 교육을 위해 경남도의 지원금과 경남 문인들의 성금으로 설립된 문학 전당이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1층 전시실과 2층 자료실,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다. 문학인들에게는 창작의 동기를 부여하고, 일반인들에게는 문화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전시와 공연은 물론 지역에서 발간되는 문예지와 동인지 등을 상시 전시하고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또한 문학관 누리집을 통해 소장 자료 검색도 가능하다. 더불어 경남 문예대학을 운영해 문학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시와 수필 창작 수업을 진행하고, 수강을 마치면 실질적인 등단의 길도 안내하고 있다. 공원에서 힐링하고 문학관에 들러 문학적 감성 충전이나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영육의 건강이 우리 삶을 탄력 있게 만든다.
김시탁(시인)
진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벚꽃이다. 그만큼 진해의 벚꽃은 유명하다. 해마다 진해 군항제 벚꽃 축제가 열리면 진해는 관광객들로 도심이 가득 찬다. 작년 한 해 벚꽃 축제 기간에 다녀간 관광객 수가 약 34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진해는 약 36만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는 남해 최고의 벚꽃 도시다. 그중에서도 여좌천 일대의 벚꽃이 으뜸이다. 바다이야기게임장
여좌천은 장복산에서 발원해 철로를 지나 진해만으로 향하는 하천인데, 나무 데크를 따라 경화역까지 약 1.5㎞의 벚꽃길이 이어진다. 한겨울에 생뚱맞게 무슨 벚꽃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필자 또한 벚꽃 이야기를 하려고 여좌천을 들먹인 것은 아니다. 벚꽃이 유명한 여좌천은 알지만, 벚꽃에 눈이 멀어 여좌천과 맞닿아 골드몽사이트 있는 또 다른 명소를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그곳을 이야기하고자 벚꽃을 소환했다. 그곳은 바로 진해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이다. 이번 전원산책은 사시사철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사람들을 맞는 공원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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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여좌천 벚꽃의 숨은 명소인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이곳의 겨울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김시탁 시인/
진해 여좌천 벚꽃의 숨은 명소인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이곳의 황금성게임다운로드 겨울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김시탁 시인/
릴게임
◇여좌천의 숨은 진주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진해 장복산 터널을 빠져나와 경남문학관과 시민회관 사이 맞은편 좌회전 길로 내려오면 여좌천을 만난다. 주로 벚꽃철이 되면 경화역에서 여좌천으로 이어진 벚꽃 터널을 따라 사람들이 서로 부딪칠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공원은 여좌천 초입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다. 경화역에서 올라오면 말미가 되는 곳이다.
공원 전용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여좌천 좌측 이면도로에 주차하고, 하천에 놓인 여좌천 11교 하늘마루 다리를 건너면 맞은편에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입구가 보인다. 하늘마루 다리를 잇는 양쪽으로 늘어선 벚나무는 겨울철엔 가지만 남아 앙상해서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벚꽃이 만개할 무렵엔 여좌천을 장식한 벚꽃 터널로 장관을 이룬다. 벚꽃이 낙화할 즈음엔 떨어진 벚꽃잎이 여좌천 냇물을 하얗게 덮어 마치 옥양목을 펼쳐 놓은 듯 눈부시다.
벚꽃 터널로 유명한 여좌천의 겨울 풍경.
벚꽃 터널로 유명한 여좌천의 겨울 풍경.
벚꽃 철에는 인파에 떠밀려 다니다 보면 건너편에 있는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을 놓칠 수도 있다. 외부에서는 공원을 조망할 수 없기 때문에 주변을 지날 때도 공원 입구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공원에 들어서면 관리소 앞에 둥치에 비해 가지가 유난히 무성한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자세히 보면 비록 시들었지만 겨울철에도 여전히 꽃을 달고 있다. 관리소 직원에게 나무 이름을 물었더니 춘추 벚꽃이란다. 춘추 벚꽃은 봄에 한 번 피고 가을에도 또 한 번 피는 희귀종으로, 쌀쌀한 가을에 핀 듯한데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추운 겨울까지 꽃을 달고 있다. 눈썰미 있는 방문객들이 서둘러 그 애잔함을 카메라 셔터에 담았다.
◇도심에서 만나는 작은 생태천국
환경생태공원은 국립수산과학원이 수산자원 및 해양환경 등 수산에 관한 시험·연구·조사를 목적으로 설립한 시설이다. 이 환경생태공원은 국립수산과학원 첨단양식실증센터(구 내수면양식연구센터) 부지에 조성해, 시민의 자연 학습 체험 및 문화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자 창원시와 협약을 거쳐 2008년부터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생태공원에는 습지와 저수지 등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고, 관광객을 위한 휴식 시설과 청소년 체험 학습 공간, 데크 등이 고루 갖춰져 있어 내·외국인이 즐겨 찾는 창원시의 자연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공원 내 저수지에는 햇살이 스며드는 작은 인공섬도 조성돼 있고, 비단잉어·붕어·뱀장어 등 다양한 담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가막살나무, 왕버들, 팽나무, 애기단풍, 회양나무, 대나무를 비롯해 황금갈대, 비비추, 산머루, 물칸나, 꽃창포, 털머위 등 65종의 다양한 수목과 화훼식물이 자라고 있다. 한마디로 환경생태공원은 도심에서 만나는 작은 생태천국이나 다름없다.
생태보전 습지 관찰길의 억새와 황금갈대.
생태보전 습지 관찰길의 억새와 황금갈대.
공원 내에는 각종 운동 기구와 맨발 보행길, 황토볼 지압 체험 쉼터가 설치돼 있어 산책만으로도 힐링이 되지만 운동까지 겸하니 하루의 기분이 더욱 뿌듯해진다. 공원은 연중무휴로 개방하며, 관람 시간은 동·하절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무엇보다 공원의 장점은 저수지 둘레길이 모두 평지로 조성돼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 이동이 용이하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커버가 아름다운 대나무 오솔길
대나무 오솔길에서는 사람이 걷지 않아도 자연이 나누는 대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삭바삭 낙엽이 사그라드는 소리, 댓잎이 바람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비벼대는 소리, 삭은 나뭇가지를 후벼 파는 딱따구리 소리를 이곳에서는 모두 들을 수 있다. 인적이 드문 시간에는 그 소리만으로도 길은 외롭지 않다. 대나무 오솔길은 편안한 보폭으로 걷기 좋은 커버가 있고, 넓지 않으면서도 아늑하게 휘어진 공간이 사람을 품는다. 이 길을 걷다 보면 회색 겨울의 복판에서 싱싱하고 푸른 혈류를 수혈받는 듯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시간이 팽팽하게 충전된다. 그 완충된 시간의 기억 속에 훗날 떠올릴 소중한 추억을 저장하는 일은 보람되고 즐겁다. 그 파일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삭정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의 타전으로 모퉁이에서 마주친 ‘날다람쥐’나 길가에 국화처럼 피어 있는 겨울꽃 ‘털머위’라 해도 좋겠다.
대나무숲 오솔길.
대나무숲 오솔길.
◇한눈에 펼쳐진 저수지
겨울 저수지의 심장은 팽나무와 왕버들, 벚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 미세혈관처럼 얽힌 채 박동한다. 둥치는 대동맥이 되고, 가지는 소동맥이 되어 아주 가늘게 뻗은 잔가지들까지 온몸으로 퍼져 있다. 저수지의 물살은 겨울을 나느라 피부는 약간 거칠고 뱃살이 빠져 야위었는데, 그 위를 유리같이 얇은 살얼음이 보호막처럼 덮고 있었다.
왜가리 한 마리가 살얼음이 녹은 물가에 앉아 이리저리 먹이를 찾고 있었는데 발이 시린지 부산하게 움직였다. 청둥오리 몇 마리가 저수지 물살을 가르며 포물선을 그렸다. 저수지 둑길로는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눈만 빼꼼히 내놓은 사람들이 길 중앙으로 길게 드리워진 난간 그림자의 등을 밟으며 걷고 있었다.
장복산 중턱에서 불어온 바람이 고무줄처럼 늘어진 왕버들 가지를 흔들었다. 싸리비에 쓸리듯 살얼음 아래의 물결이 빗살무늬를 그리며 한쪽으로 쓸려갔다. 둑길을 걷다 중간쯤에서 발길을 멈추게 한 팽나무는 어른 서너 명이 안아도 남을 만큼 거대한 몸집의 거목이었다. 매끄럽고 무성한 가지가 저수지를 모조리 품을 듯 길고 우렁차게 뻗어 있었다. 저수지는 거대한 팽나무를 물구나무 세워 놓고, 그 위에 은쟁반 같은 회색 하늘까지 올려놓았다.
저수지 관찰길의 팽나무.
저수지 관찰길의 팽나무.
◇애기단풍과 팽나무
저수지 둘레길은 650m로, 운동 삼아 걷는다면 30분,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산책해도 넉넉히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운동이 목적인 사람들은 입구에 설치된 횟수 번호판을 체크하며 여러 바퀴를 연속해 도는데 어떤 사람들은 맨발이었다. 산책하는 사람들은 굳이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시계 방향으로 출발하면 먼저 전망대에 발길이 닿고 바로 앞에 펼쳐진 인공섬에도 시선이 머문다. 다시 둘레길로 들어서면 저수지 바깥 둑길에서 안쪽으로 가지를 늘어뜨린 애기단풍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나뭇가지들은 일제히 저수지 쪽으로 뻗어 있다. 가지를 떠난 애기단풍잎들은 붉게 물든 채 오므라들거나 빛바랜 모습으로 저수지 둑과 물가에 무더기로 쌓여있다. 마치 어린 손을 놓친 안타까움이 그 방향으로 가지를 뻗은 듯하다.
떨어진 애기단풍잎이 바람에 쓸릴 때마다 가지도 울음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저수지는 새끼를 모두 떨구어낸 어미의 울음소리마저 온전히 품었다. 애기단풍나무는 저수지 둘레길 한쪽을 끝까지 감싸안고 있다. 그 길을 벗어나면 관찰길이 열리는데, 중간쯤에는 백수를 넘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팽나무가 서 있다. 먼저 그 몸집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거대한 나무임에도 피부는 매끈하고 갈라진 틈 하나 없이 곱게 늙은듯해 숙연한 마음마저 든다. 잎이 무성할 때면 팽나무가 만드는 그늘이 저수지 한쪽을 통째로 덮을 듯하다. 굵고 긴 가지들은 제각기 방향을 정해 뻗어나가며 스스로 멈출 자리를 알고 멈췄다. 오후의 햇살이 가지에 걸리자, 그림자는 제 키와 몸집을 더 키워 저수지 위에 누웠다.
종자목으로 배양 중인 춘추벚꽃
종자목으로 배양 중인 춘추벚꽃
◇꽃과 단풍을 오래 머물게 하는 천혜의 자연환경
공원이 자리한 지리적 환경을 보면 전방에는 진해만이 펼쳐지고, 후방에는 병풍처럼 장복산이 감싸고 있다. 앞쪽의 바다로 인해 해수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아 주변 기온이 완화되고, 뒤쪽의 장복산이 북풍을 막아 주어 차가운 바람의 영향을 줄여 준다. 이러한 조건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미기후 덕분에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에서는 벚꽃을 좀 더 오래 볼 수 있고, 늦가을까지도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공원에 머무는 계절은 언제나 선명하면서도 깊고 아늑해, 사시사철 사람들에게 선물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봄에는 벚꽃과 함께 고무줄처럼 늘어진 버들이 연초록의 여린 손을 흔들 것이고, 여름에는 진록의 이불을 덮은 채 싱싱하고 푸른 피를 마음껏 수혈받을 수 있겠다.
가을에는 저수지가 온통 선홍빛 단풍으로 붉게 물들고, 겨울에는 물 위에 반영이 비치며 고요와 정적이 넘실댄다. 담채화 같은 풍경 속을 거닐며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갖기에 더없이 좋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 이 무대에서, 모노드라마를 찍듯 자연이 써 내려간 시나리오 앞에 관객은 그저 깊은 감동을 받는다.
유유자적 저수지를 거니는 왜가리.
유유자적 저수지를 거니는 왜가리.
◇돌아오는 길엔 경남문학관
공원에서 장복산을 올려다보면 정상부가 한눈에 들어오고 중턱에 삼밀사가 보인다. 삼밀사는 드림로드 편백나무 숲길 약 500m를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산사로 건물 현판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바로 아래 산자락 끝에는 진해시민회관이 있고, 그 옆으로 경남문학관이 있다. 공원에서 장복산 쪽으로 약 600m만 올라오면 닿을 수 있다.
경남문학관은 경남 출신 문인들의 문학 활동 지원과 자료 수집·정리·보관, 경남도민의 문예 교육을 위해 경남도의 지원금과 경남 문인들의 성금으로 설립된 문학 전당이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1층 전시실과 2층 자료실,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다. 문학인들에게는 창작의 동기를 부여하고, 일반인들에게는 문화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전시와 공연은 물론 지역에서 발간되는 문예지와 동인지 등을 상시 전시하고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또한 문학관 누리집을 통해 소장 자료 검색도 가능하다. 더불어 경남 문예대학을 운영해 문학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시와 수필 창작 수업을 진행하고, 수강을 마치면 실질적인 등단의 길도 안내하고 있다. 공원에서 힐링하고 문학관에 들러 문학적 감성 충전이나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영육의 건강이 우리 삶을 탄력 있게 만든다.
김시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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