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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영래나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1-27 11:2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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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nara.info
노무현 정부 시절 이해찬은 총리로서 행정수도의 대안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계획을 주도했다. 사진은 ‘첫마을 아파트’ 건설 현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월25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접하며 황망함을 느꼈다. 그와 나는 여의도의 한 건물에서 한 차례 스쳐 지나간 인연이 전부였지만, 필자가 전형적인 686세대의 일원으로 그 세대의 감수성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부채감의 무게가 적지 않다. 그의 부고 이후 떠올린 것은 정치적 성과나 논란이 골드몽사이트 아니라, 오래전 그가 번역에 참여했던 한 권의 책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저작과 번역서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여러 책 가운데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C. 라이트 밀스의 ‘사회학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 번역본이었다. 이 책은 1978년 온라인야마토게임 강희경과 이해찬의 공동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되었고, 이후 2004년 ‘돌베개’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1978년은 이해찬이 사회과학 전문서점 ‘광장서적’을 열며 출판과 지식 유통의 현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후 그가 관여하게 되는 출판사 ‘돌베개’ 역시 1979년에 창립된다.
손오공릴게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해찬. 김경호 선임기자
이 번역과 출판의 궤적을 곧바로 하나의 정치적 인식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 번역은 개인의 신념뿐 아니라, 시대적 요청과 출판 환경, 생계의 문제와도 깊이 얽혀 있기 때문이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다. 그럼에도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텍스트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접촉했다는 사실 자체는, 그가 사회를 개인의 도덕이나 능력 문제로만 설명하지 않는 인식틀과 최소한 조우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단정이 아니라 해석의 여지에 가깝다.
밀스의 ‘사회학적 상상력’은 개인의 불안과 좌절을 개인의 성격이나 노력 부족으로 해석하는 관성을 비판하 황금성릴게임 며, 이를 사회 구조와 역사적 조건 속에서 다시 읽을 것을 요청한다. 사회학적 상상력이란 개인의 삶을 사회적·역사적 맥락에 위치시키는 정신의 자질이며, 개인적 문제를 공적 사안으로 전환해 인식하는 능력이다. 중요한 점은 밀스가 여기서 곧바로 해법이나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사회를 설계하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의 전환이었다.
이해찬은 만 26살이던 1978년 라이트 밀스의 ‘사회학적 상상력’을 공동번역했다. 사진은 2004년판 표지.
현상 분석을 넘어 가능성의 세계로
이 지점에서 하나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사회를 다시 읽는 인식이 반드시 사회를 바꾸는 정치로 이어지는가 하는 문제다. 인식의 전환이 곧 실천의 전환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회학적 상상력은 적어도 “문제는 이미 주어진 것이며 바꿀 수 없다”는 태도를 흔든다. 문제의 정의가 달라질 때, 이후의 선택과 판단 역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열린다.
이러한 질문은 다시 한 단계 확장된다. 개인의 곤경과 어려움이 구조의 문제라면, 그 구조는 반드시 과거의 연장선 위에서만 유지되어야 하는가. 이 지점에서 사회학적 상상력은 분석의 도구를 넘어, 사회가 다른 방식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사유하는 단계로 이동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회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이라 번역되는 이 영역은 특정 이론가의 단일한 개념이라기보다는, 사회 질서가 왜 유일한 선택지처럼 받아들여지게 되었는지를 묻는 사유의 태도에 가깝다.
사회적 상상력은 이상이나 공상으로 오해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제도와 질서가 필연처럼 굳어지기까지의 역사적 과정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어떤 제도가 효율적이어서가 아니라,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워졌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사회는 고정된 현실이 아니라 선택의 누적으로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현재의 질서가 과거 선택의 결과라면, 지금의 선택 역시 미래의 조건을 형성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회적 상상력은 미래학과 접속한다. 미래학은 흔히 미래를 예언하거나 단정하는 학문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미래를 하나의 확정된 목적지가 아니라, 현재의 전제와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복수의 가능성으로 다룬다. 미래학이 묻는 것은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라기보다, 지금의 판단 기준이 어떤 미래를 가능하게 하거나 차단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찬의 정치적 행보와 정책을 다시 읽는 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해석적 시도에 해당한다. 그의 정책이 언제나 사회학적 혹은 미래학적 성찰의 직접적인 산물이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정치란 언제나 권력 관계, 타협, 제도적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그의 정책들 가운데 일부는 단기적 성과나 즉각적인 합의보다, 시간이 흐르며 사회 구조가 어떻게 굳어질 것인가를 염두에 둔 흔적을 남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해찬은 총리로서 행정수도의 대안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계획을 주도했다. 사진은 ‘첫마을 아파트’ 건설 현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미래는 약속이 아니라 현재를 판단하는 잣대
행정중심복합도시, 즉 세종시 구상은 수도 기능 분산이라는 표면적 목표를 넘어, 수도권 과밀과 국토 구조의 장기적 고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문제 제기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이는 정치적 타협과 권력 재편의 산물이기도 했으며, 결과 역시 평가가 엇갈린다. 그럼에도 해당 정책이 단기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 구조의 문제로 설정되었다는 점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지방분권과 자치 강화 역시 행정 효율성만으로 설명되기보다는,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의사결정의 과도한 집중이 낳는 취약성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연결된다. 교육과 복지 정책에서도 그는 성과 지표나 비용 논리를 넘어, 불평등과 사회적 위험이 세대 간에 어떻게 누적되고 전가되는지를 구조적으로 다루려는 시도를 반복했다.
물론 이러한 선택들이 언제나 성공적이었거나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던 것은 아니다. 일부 정책은 논란 속에 추진되었고,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회를 고정된 상태로 전제하지 않으려는 태도, 개인의 불안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환원하지 않으려는 문제 설정은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의 정치에는 미래를 하나의 약속이나 목표로 제시하기보다는, 미래를 현재 판단의 기준점으로 불러오는 시간의 감각, 다시 말해 하나의 ‘시간의 풍경(Timescape)’이 존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미래를 말하는 정치라기보다, 현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엄격함에 가까웠다. 이는 원려심모의 지향과 다르지 않다.
그의 삶은 끝났지만, 그를 계기로 다시 떠올려야 할 질문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우리는 어떤 전제를 너무 쉽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의 선택은 앞으로의 시간을 얼마나 열어두고 있는가. 이해찬을 애도한다는 것은 한 정치인의 공과를 정리하는 일을 넘어,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과 시간에 대한 감각을 함께 되묻는 일일지도 모른다. 한 정치인이 사라진 자리에서 이러한 질문까지 함께 사라지지 않도록, 그가 번역에 참여했고 고민의 계기로 남긴 텍스트와 그 텍스트의 지적 계보를 다시 읽어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기영/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에프엔에스컨설팅 미래전략연구소장
1월25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접하며 황망함을 느꼈다. 그와 나는 여의도의 한 건물에서 한 차례 스쳐 지나간 인연이 전부였지만, 필자가 전형적인 686세대의 일원으로 그 세대의 감수성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부채감의 무게가 적지 않다. 그의 부고 이후 떠올린 것은 정치적 성과나 논란이 골드몽사이트 아니라, 오래전 그가 번역에 참여했던 한 권의 책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저작과 번역서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여러 책 가운데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C. 라이트 밀스의 ‘사회학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 번역본이었다. 이 책은 1978년 온라인야마토게임 강희경과 이해찬의 공동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되었고, 이후 2004년 ‘돌베개’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1978년은 이해찬이 사회과학 전문서점 ‘광장서적’을 열며 출판과 지식 유통의 현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후 그가 관여하게 되는 출판사 ‘돌베개’ 역시 1979년에 창립된다.
손오공릴게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해찬. 김경호 선임기자
이 번역과 출판의 궤적을 곧바로 하나의 정치적 인식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 번역은 개인의 신념뿐 아니라, 시대적 요청과 출판 환경, 생계의 문제와도 깊이 얽혀 있기 때문이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다. 그럼에도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텍스트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접촉했다는 사실 자체는, 그가 사회를 개인의 도덕이나 능력 문제로만 설명하지 않는 인식틀과 최소한 조우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단정이 아니라 해석의 여지에 가깝다.
밀스의 ‘사회학적 상상력’은 개인의 불안과 좌절을 개인의 성격이나 노력 부족으로 해석하는 관성을 비판하 황금성릴게임 며, 이를 사회 구조와 역사적 조건 속에서 다시 읽을 것을 요청한다. 사회학적 상상력이란 개인의 삶을 사회적·역사적 맥락에 위치시키는 정신의 자질이며, 개인적 문제를 공적 사안으로 전환해 인식하는 능력이다. 중요한 점은 밀스가 여기서 곧바로 해법이나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사회를 설계하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의 전환이었다.
이해찬은 만 26살이던 1978년 라이트 밀스의 ‘사회학적 상상력’을 공동번역했다. 사진은 2004년판 표지.
현상 분석을 넘어 가능성의 세계로
이 지점에서 하나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사회를 다시 읽는 인식이 반드시 사회를 바꾸는 정치로 이어지는가 하는 문제다. 인식의 전환이 곧 실천의 전환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회학적 상상력은 적어도 “문제는 이미 주어진 것이며 바꿀 수 없다”는 태도를 흔든다. 문제의 정의가 달라질 때, 이후의 선택과 판단 역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열린다.
이러한 질문은 다시 한 단계 확장된다. 개인의 곤경과 어려움이 구조의 문제라면, 그 구조는 반드시 과거의 연장선 위에서만 유지되어야 하는가. 이 지점에서 사회학적 상상력은 분석의 도구를 넘어, 사회가 다른 방식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사유하는 단계로 이동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회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이라 번역되는 이 영역은 특정 이론가의 단일한 개념이라기보다는, 사회 질서가 왜 유일한 선택지처럼 받아들여지게 되었는지를 묻는 사유의 태도에 가깝다.
사회적 상상력은 이상이나 공상으로 오해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제도와 질서가 필연처럼 굳어지기까지의 역사적 과정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어떤 제도가 효율적이어서가 아니라,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워졌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사회는 고정된 현실이 아니라 선택의 누적으로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현재의 질서가 과거 선택의 결과라면, 지금의 선택 역시 미래의 조건을 형성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회적 상상력은 미래학과 접속한다. 미래학은 흔히 미래를 예언하거나 단정하는 학문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미래를 하나의 확정된 목적지가 아니라, 현재의 전제와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복수의 가능성으로 다룬다. 미래학이 묻는 것은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라기보다, 지금의 판단 기준이 어떤 미래를 가능하게 하거나 차단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찬의 정치적 행보와 정책을 다시 읽는 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해석적 시도에 해당한다. 그의 정책이 언제나 사회학적 혹은 미래학적 성찰의 직접적인 산물이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정치란 언제나 권력 관계, 타협, 제도적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그의 정책들 가운데 일부는 단기적 성과나 즉각적인 합의보다, 시간이 흐르며 사회 구조가 어떻게 굳어질 것인가를 염두에 둔 흔적을 남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해찬은 총리로서 행정수도의 대안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계획을 주도했다. 사진은 ‘첫마을 아파트’ 건설 현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미래는 약속이 아니라 현재를 판단하는 잣대
행정중심복합도시, 즉 세종시 구상은 수도 기능 분산이라는 표면적 목표를 넘어, 수도권 과밀과 국토 구조의 장기적 고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문제 제기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이는 정치적 타협과 권력 재편의 산물이기도 했으며, 결과 역시 평가가 엇갈린다. 그럼에도 해당 정책이 단기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 구조의 문제로 설정되었다는 점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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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선택들이 언제나 성공적이었거나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던 것은 아니다. 일부 정책은 논란 속에 추진되었고,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회를 고정된 상태로 전제하지 않으려는 태도, 개인의 불안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환원하지 않으려는 문제 설정은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의 정치에는 미래를 하나의 약속이나 목표로 제시하기보다는, 미래를 현재 판단의 기준점으로 불러오는 시간의 감각, 다시 말해 하나의 ‘시간의 풍경(Timescape)’이 존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미래를 말하는 정치라기보다, 현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엄격함에 가까웠다. 이는 원려심모의 지향과 다르지 않다.
그의 삶은 끝났지만, 그를 계기로 다시 떠올려야 할 질문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우리는 어떤 전제를 너무 쉽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의 선택은 앞으로의 시간을 얼마나 열어두고 있는가. 이해찬을 애도한다는 것은 한 정치인의 공과를 정리하는 일을 넘어,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과 시간에 대한 감각을 함께 되묻는 일일지도 모른다. 한 정치인이 사라진 자리에서 이러한 질문까지 함께 사라지지 않도록, 그가 번역에 참여했고 고민의 계기로 남긴 텍스트와 그 텍스트의 지적 계보를 다시 읽어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기영/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에프엔에스컨설팅 미래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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