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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한국 가수의 미국 원정 무대 같았다. 시작부터 한국말로 인사하더니, K팝의 세계적 위상을 줄줄이 설명한 뒤 마침내 관객에게 선물 받은 태극기를 몸에 두르는 퍼포먼스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7년 만에 내한 무대를 연 미국 밴드 원리퍼블릭은 한국 사랑으로 점철된 열정적인 공연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고음이 많은 노래도 쉬지 않고 목이 터져라 계속 외쳐댔고, 한 곡을 마친 뒤엔 물도 자주 마시지 않았다.
마치 우리의 모든 히트곡을 최대한 많이 들려주고 가겠다는 심산으로, 한국 관객과 가 법인사업자신용대출 장 극적인 일체감을 다시 한 번 느껴보겠다는 일념으로 무대에 전념하는 뮤지션 같았다.
그런 한국 관객을 '전 세계 최고의 가수'로 치켜세운 장면이 '어팔러자이즈'(Apologize)를 부를 때였다. 보컬 라이언 테더는 이 곡에서 음악적으로 이미 검증된(?) 한국 관객을 한 번 더 시험하듯 난이도 있는 화음을 요구했다. 1만 5000석 관객 파산선고신청 을 횡으로 세 파트로 나눈 뒤, 이 곡의 후렴구인 '~투 레이트'(too late)하는 부분을 3도 화음으로 나눠 같이 부르자고 했다.



1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밴드 원리퍼블릭. /사진=원리퍼블릭 SNS


신한 자동차대출 좌측 관객석엔 조금 쉬운 원음을, 가운데 좌석은 3도 아래의 조금 어려운 화음을, 오른쪽 관객석엔 조금 높은 화성을 부탁했다. 잠깐의 연습 과정에서 가운데 객석이 불안한 음정을 내기도 했지만, 이내 제대로 된 음정을 잡고 라이언이 원하는 똑같은 화성을 재연하기 시작했다.
세 파트 관객의 화성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라이언이 합자회사설립요건 이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번에는 더 높은 수위의 화성을 다시 요구했다. 이번에는 R&B(리듬앤블루스) 창법에서 쓰는 소위 '꺾는' 기교를 부탁한 것이다. 관객은 제대로 응답했다.
반주가 시작되면서 라이언이 '본격적'으로 노래를 불렀고 후렴에서 이 '놀랍도록 정확한' 관객의 화성과 함께 합창이 이어졌다. 라이언은 곡이 끝난 뒤 '넘버 인성저축은행인터넷뱅킹 원, 베스트'를 연발하며 "여러분들은 세계 최고의 가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무대는 밴드의 협연이라기보다 라이언 테더 1인의 독무대라고 불릴 정도로 '보컬'이나 '작곡자'의 향기가 도드라졌다. 라이언의 창법 자체가 록처럼 직선적으로 뻗기보다 R&B나 솔처럼 기교를 앞세운 유연한 창법이 강해 엄청난 고음에도 '부드럽고 향기로운' 맛과 멋을 제대로 뿜어냈다.



1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밴드 원리퍼블릭. /사진=원리퍼블릭 SNS


보컬 때문인지, 밴드는 강한 기타의 솔로잉이나 날카로운 금속 백킹(backing) 연주 대신 (초창기에 그랬듯) 첼로나 바이올린의 현악기, 피아노를 주로 내세웠다. 마룬5처럼 원리퍼블릭도 보컬에선 '솔'(soul) 창법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지만, 마룬5의 애덤 리바인이 기타 연주자인 반면, 라이언 테더는 피아노 연주자라는 점에서 음악적 결과 방향이 조금은 달랐다.
이날 무대도 정통 록 같은 음악은 '러브 런 아웃'(love run out) 정도였다. 8비트 스트레이트한 리듬이 관객과의 혼연일체를 구성하는데 나무랄 데 없었다. 하지만 대체로 가장 멋진 밴드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곡들은 '레스큐 미'(rescue me)나 '아이 에인트 워리드'(I ain't worried) 같은 16비트 중심의 리드미컬한 넘버들이었다.
마룬5를 비롯해 비욘세, 아델 등 굵직한 초호화 싱어들에게 곡을 주는 유명 작곡가이기도 한 라이언은 이 무대에서 '작곡가 메들리'도 들려줬는데, 고음 키의 백미를 보여준 시간이었다.
원리퍼블릭은 2007년 데뷔해 '카운팅 스타스'(Counting Stars, 2013)를 시작으로 연달아 히트곡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올해 46세인 라이언 테더는 무대 내내 자신이 31살이라고 강조하며 지난 18년 활동의 역사를 자랑했다. 그렇게 자랑할 만큼 밴드의 역량은 여전히 참신했고, 보컬은 너무 젊고 역동적이었다.



1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밴드 원리퍼블릭. /사진=원리퍼블릭 SNS


김고금평 에디터 dann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