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고향인 전남 해남 가는 길에 엄마(가운데), 언니(왼쪽)와 필자가 함께 찍은 사진.


엄마! 지금 그곳의 가을은 어떤 모습이야? 엄마도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보며 “오매, 아깝다” 하며 아쉬워하고 있을까? 반세기가 넘는 타향살이에도 버리지 못했던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거기서도 뽐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일 년에 한두 번쯤 내려오던 엄마가 보고 싶어 편지를 쓰던 쪼그만 가시내가 그때의 엄마보다 더 나이가 들어서 편지를 쓰고 있는데 오늘은 사무친다는 말이 사무치게 지금껏 잘 참았던 눈물이 자꾸 흐르네. 시간이 황금성게임랜드 흐를수록 더 간절히 보고 싶어진다고 하던데….
거뜬히 100이라는 숫자를 넘길 수 있을 거라 믿었던 탓에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서 엄마를 보러 가는 시간을 자꾸 미루기만 했던 날들을 후회해야 아무 소용이 없는데, 전화도 잘 않던 년이 별난 짓 한다고 울 엄마 한소리 하겠다.
어쩌다 간식거리라도 보내면 돈 허투루 쓰 게임릴사이트 지 말라고 핀잔만 주더니 먹거리 풍성한 추석날 길 떠난 엄마. 엄마의 몸에 밴 절약이 가끔은 싫었는데, 엄마 가고 나서 보니 조각조각 이어붙인 양말과 속옷까지, 역시 엄마다웠어. 자신에게는 그렇게 인색하면서 남에게는 베풀기 좋아해서 구십이 넘은 나이에도 동네 할머니들 간식거리 준비해 나누던 엄마였잖아. 넉넉지 않은 주머니였는데도 받기보다 베풀고 살았으니 좋 릴게임종류 은 일만 누리면서 잘 지내고 있지?
시집오기 전엔 무엇 하나 부럽지 않은 집에서 부모님 사랑받으며 잘 살다가 없는 집에 시집와 견디고 참으며 살아온 엄마의 시간을 생각해보면 가슴에 맺힌 슬픔이 참 많았을 텐데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것 미안해. 나라면 절대 엄마처럼 살지 못할 것 같거든.
엄마 생각날 때 ‘아씨’라는 드라마 게임몰 주제곡을 부르다 보면 눈물이 나곤 했는데, 엄마의 고단했던 삶의 이야기들을 녹음이라도 해둘 걸 그랬어. 소설 한 편은 거뜬히 나올 텐데. 바보처럼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많은 줄만 알았나 봐.
고향에 텃밭 있는 집을 마련했다면 누구보다 엄마가 좋아했을 텐데. 내가 해남에 텃밭이 딸린 집을 계약하러 가던 날 쓰러져서 의식불명 상태로 1 알라딘게임 년 넘게 있다가 끝내 잘 있으란 인사말도 없이 가버렸잖아. 그래도 그렇게 많던 주삿바늘 자국도 보이지 않고 야윈 팔다리도 보이지 않고 다만 향기로운 꽃들에 싸여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안심이 되더라. 그토록 열심히 기도했던 엄마의 신이 더는 육체의 고통도,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살았던 굴곡의 시간도 잘 어루만져 줄 거라 믿어.
늦은 나이에 대학원엘 가겠다 할 때, 돈이 되지 않는 시를 쓴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모두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는데 “내 딸 장하다”라며 손뼉 쳐주던 엄마. 나를 위해 기도할 때에는 “하느님, 부처님 다 불렀다”라고 해 웃던 때가 어제 일만 같아. 요즘은 액자 속 얼굴이라도 매일 볼 수 있어서 좋아. 못난 것만 나한테 물려줬다고 투정만 했는데. 나도 엄마처럼 주어진 삶을,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엄마의 장점을 물려줬으니 나도 주위를 환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
내 아픔만 들여다보느라 가끔 엄마 딸인 걸 부끄러워했던 거 미안해. 엄마가 그토록 그리던 남녘 바닷가 집에 어설프지만, 막내딸이 키운 배추랑 무가 잘 자라고 있는 것도 보이지?
잘 가라는 말도, 안녕이라는 말도 하지 않을래. 그러니 엄마, 많이 그리워하다가 어렸을 적 나를 만나러 오던 그때처럼 진달래꽃이 분홍 분홍 피어나면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노래 부르면서 우리 꼭 다시 만나!
딸 김밝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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