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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마하건축사무소 소장은 “자기 집이 없거나 자기 공간이 부족한 사람에게 카페는 접근성이 좋은 제2의 공간이 돼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월부터 열리고 있는 서울도시건축학교에서 ‘소비되지 않는 공간’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한 김 소장을 만났다. 건축 디자인 기업인 해안건축에서 실무를 익힌 후 2019년 독립해 마하건축가사무소를 설립했다.
한국에서 현재 가장 ‘핫한’ 건축을 꼽으라고 하면 카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교외에 지어진 대형 카페를 주말마다 찾아다니는 사람부터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 출근길, 점심 식사 후 반드시 찾게 되는 커피 한 잔 등 카페는 우리 생활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 미국의주택 다. 그렇다고 한국의 카페가 모두 성업 중인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개업한 카페 수는 1만720개였다. 같은 기간 문을 닫은 곳은 1만2246개로, 개업보다 많았다. 문을 많이 열지만 그만큼 많은 카페가 유지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왜 그럴 연체기간 까. 김 소장은 “공간이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곳이 돼 버리는 것. 카페 역시 빠르게 소비되고, 질리게 되면 문을 닫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카페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장 빠르게 소비되는 공간으로 볼 수 있는 팝업 매장만 봐도 한국의 현실을 잘 알 수 있다. 수원 임대아파트 2023년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만 440개의 팝업 매장이 문을 열었다. 하루에 한두 개씩 지어지고 없어지는 셈이다. 김 소장은 “빠르게 사라지는 팝업 매장과 카페를 보면 공간도 이제 소비재가 돼 버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카페가 소비되는 공간이 아닌 머무르는 공간으로 기능하길 바라며 ‘마하한남, 든든생활비대출 건축가의 서재’라는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에 있는 오래된 목욕탕 건물을 자신의 방식으로 단장했다. 10년 전 불이 난 후 문을 닫은 목욕탕은 동네의 흉물처럼 방치돼 왔다. 건물주 역시 재개발 이후를 기대하며 특별히 관리하지 않았다. 임대로 주 부산중소기업청 는 것도 향후 세입자가 권리를 주장하는 등 분쟁의 소지를 우려해 꺼렸다.
김 소장은 6개월간 건물주를 설득해 두 개 층을 임대했다. 이후 3층은 사무실로 쓰면서 과거 목욕탕 주인이 살던 가정집이 있던 4층을 카페로 만들었다.



이 공간을 카페로 구성하면서 김 소장은 무엇을 들일지가 아니라 남길지부터 고민했다. 안방, 거실, 부엌 등 기존 가정집이 갖추고 있는 구조를 최대한 남긴 채로 공사를 시작했다. 들어가는 재료도 플라스틱, 아크릴 등 인공적으로 재생성되는 재료를 배제하고 돌, 나무처럼 자연이 주는 아늑함을 살릴 수 있는 재료를 활용했다. 김 소장은 “새롭고, 트렌디한 느낌보다는 편안함을 살리고 싶었다”며 “바닥은 무거운 돌을 깔고, 벽과 천장은 나무로 만들어 무게감과 아늑함을 모두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한강을 넉넉히 담기 위해 창문을 넓혔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을 놓아 한강을 다양한 방향에서 조망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공간의 구성이었다. 일반적인 상업 공간과 달리 반복적으로 테이블을 놓지 않았다. 그는 “과거 방이 있던 자리마다 독립된 형태로 구성했고 의자, 조명, 소품, 카펫까지 모두 그곳에 맞게 골랐다”며 “여러 번을 와도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다른 카페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구성을 포기한 셈이다. 대신 잠시 스치는 공간이 아니라 마치 집에 초대받은 듯 언제든 와서 2~3시간씩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김 소장은 “지속가능한 건축이라는 말이 친환경 기술을 갖춘 건물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소비되지 않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며 “잠깐 쓰이고 버려지는 공간이 아니라 오래 두고 함께 할 수 있는 건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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