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한강 작가가 지난해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스웨덴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증서를 수여받고 있다. 스톡홀름=AFP 연합뉴스


버지니아 울프, 레프 톨스토이,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 코맥 매카시.
이들의 천안신용보증재단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으나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 작가들이라는 겁니다. 노벨문학상은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주는 상으로, 생존 작가로 그 대상을 한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후 작품성을 인정받거나 후보로만 거론되다 타계해 상을 못 받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죠.
노벨문학상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올해는 추석 연휴 국가주택기금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8시에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노벨문학상 특수를 톡톡히 누린, 각 서점은 진작부터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맞히면 포인트나 적립금을 지급하는 이벤트가 대표적이죠.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작품의 명문장을 소개하면서 분위기를 북돋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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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는 '노벨문학상 (받았어야 하지만) 못 받은 거장' 명단을 만들었습니다.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하는 출판사 편집자들에게 노벨문학상을 받았어야 마땅한 작가들을 추천받고 대표작을 소개했는데요, '댈러웨이 부인' '자기만의 방'의 버지니아 울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밀란 쿤데라, '세일즈맨의 죽음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의 아서 밀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코맥 매카시, '감정의 혼란'의 슈테판 츠바이크, '연인'의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못 탔어?'라는 생각에 놀랍지 않으신가요. 이 외에도 프란츠 카프카, 레오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제임스 조이스도 노벨문학상을 놓친 거장으로 빠지지 않고 거 햇살론 연체 론되는 인물들이죠. 어쩌면 노벨문학상이 이 거장을 놓친 걸 수도 있고요.
추석 연휴가 깁니다. 책 한 권 읽겠다고 마음먹으셨다면 노벨문학상을 못 탄 게 놀라운, 이 작가들의 작품 중에 골라보는 건 어떠신가요.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