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창작오페라 '해녀수덕'이 제주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7일과 8일 이틀간 진행된 이번 공연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의 삶을 오페라 무대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960년대 제주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온 공동체가 용서와 화해라는 이름으로 치유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조명했다

16세 소녀 수덕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말더듬이로 또래들의 놀림을 받지만, 바다에서만큼은 뛰어난 잠수 능력을 보인다. 창고에서 발견한 어머니의 테왁을 몰래 사용하던 중 마을에 오해가 생기고, 정신착란 상태의 아버지 바다이야기게임2 가 이웃을 죽음에 이르게 하면서 사건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15년 전 마을을 덮쳤던 태풍이 다시 몰아치는 가운데, 수덕은 금기시되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마주하며 성장한다.
극 초반, 어린이들이 부르는 '넘을락'은 희망의 예고편이었다. 
"넘을락. 아픔을 넘을락." 화해와 포용으로 갈등과 아픔을 뛰어넘고자 하는 야마토통기계 메시지다.
억눌린 것들은 결국 물 위로 오른다. 해녀의 숨결처럼.




제주 창작오페라 '해녀수덕'


'해녀수덕'은 뛰어난 협업의 결과물이었다. 지휘 허대식, 연출 이범로를 비롯한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조명, 음향, 의상, 영상, 분장 등 제주에서 익숙한 동시에 국내 유명 작품에서 활동한 제작진이 한자리에 모였기에 공연 전에 이미 작품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공연 전 로비에 설치된 LED 포토존은 한정된 예산 속에서도 관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디테일을 보여줬다. 무대 앞에 펼쳐진 영상은 더 인상적이었다. 바다 심연의 어둠, 수면 위로 향하는 시점 바다신릴게임 , 해수면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 해녀의 시점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관객들은 대기 시간 동안 먼저 경험했다.

음악인은 항상 자문한다. 나의 음악이 잘 섞이고 있는가, 나의 표현이 조화되고 있는가. 
블렌딩과 밸런스. 합창과 합주에서 이 두 가지가 실현될 때 비로소 감동이 온다.
릴게임추천 '해녀수덕'은 이 균형을 잘 잡았다. 
어두움, 슬픔과 대비되는 포용, 화해, 희망, 찬란함. 성공한 제주형 문화콘텐츠에서 볼 수 있었던 그 균형이 이번에는 오페라로 구현되었다.
 서곡에서부터 지휘자의 명료한 지휘와 오케스트라의 깔끔한 선율이 이를 증명했다. 
기존 창작오페라가 간혹 보여주는 난해함을 피하고, 메시지를 충실히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관객과의 소통에 목표를 두되 예술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제주어 보존이라는 가치도 잘 살렸다. 
주역과 출연진의 대사와 가사는 제주어로, 자막은 표준어로 한 것은 지역 창작오페라의 모범사례로 꼽고 싶다. 
하프시코드 반주의 레치타티보는 이야기의 전달력을 높였고, 중간중간 터져 나온 객석의 웃음은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며 몰입했음을 보여줬다.
작품을 보는 내내 합창단원 중 비전공자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공연이 끝나고 팸플릿을 보고서야 알았다. 일반적인 프로젝트형 오페라 합창은 전공자들이 단기로 모였다 흩어진다. 하지만 '해녀수덕'은 달랐다. 도민과 시민도 함께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있었다. 
예술성과 시민 참여, 문화예술 창작과 공공성이라는 두 가치를 함께 실현한 것이다. 




김대훈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박사과정 


고령의 시민까지 참여한 이 오페라는 조화되고 균형 있는 예술 활동의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주조역들의 연기력 또한 돋보였다. 고전 오페라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캐릭터들을 1960년대 제주 인물에 자연스럽게 녹여냈고 거부감 없이 한국적으로 재해석되었다. 과했다면 객석에 웃음이 없었을 것이다.
아쉬움이 없진 않았다. 오케스트라의 규모와 악기 종류가 더 다양했다면 표현의 범위가 더 넓어졌을 것이다.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역량은 충분했지만, 규모의 한계가 서곡과 간주곡에서 느껴졌다.그러나 창작작품은 보통 3년간 수정 보완을 거치며 완성된다. 내년, 내후년에 이 작품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벌써 기대된다. <김대훈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박사과정> 기자 admin@no1reelsite.com